'왼발의 지배자' 염기훈 감독대행이 수원 삼성의 선장이 된다. 수원 삼성은 K리그 2에서 염기훈 감독대행과 함께 K리그 1 승격에 도전하게 됐다.
19일 축구계 소식통은 "그동안 감독대행으로 수원 삼성의 지난 시즌을 마무리 한 염기훈 감독대행이 수원 삼성의 감독이 됐다"면서 "비록 지난 시즌 잔류를 이뤄내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펼칠 기회를 받았다. 금명간 공식발표 할 것"라고 밝혔다.
또 "모기업에서도 염기훈 감독대행에게 기회를 더 부여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또 선수단에서도 염기훈 감독대행에 대한 믿음이 분명했다. 외국인 선수 포함 선수단 내부에서 염 대행에 대한 강력한 믿음을 구단에 표현했다. 그 결과 정식 감독으로 임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염기훈은 지난 9월 김병수 감독과 결별한 수원 삼성의 '감독대행'으로 부임했다. 이후 염 감독대행은 약 3개월 동안 팀 잔류를 목표로 팀을 지휘했는데 지난 2일 강원FC와의 최종전서 0-0 무승부를 기록, K리그1 12위로 강등이 확정됐다.
앞선 2경기에서 짜릿한 승리를 챙기며 잔류 희망을 키웠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수원은 1995년 창단 후 처음으로 2부리그로 떨어지는 굴욕을 맛봤다.
새롭게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게된 염기훈 감독대행은 수원 삼성이 자랑하는 간판스타다. 2010년 수원에 입단한 이후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면 줄곧 수원에서만 뛰며 FA컵 3회 우승을 일궜고 팀의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를 맡으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수원 팬들의 사랑도 각별했다. 팀이 갈지 자 행보를 멈추지 않아 구단 프론트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거나 일부 선수들에게 질타를 보냈을 때도 '왼발의 지배자' 염기훈 감독대행에게는 언제나 존중을 표했다. 그의 등번호 26번은 수원에겐 너무나도 특별한 숫자다.
올해 필드 플레이어 최고령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염기훈 감독대행은 K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레전드 중 한 명으로 불릴 만하다. 2006년 전북 현대에서 데뷔한 이후, 445경기 77골-110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통산 도움 1위의 주인공이다.
당초 염 감독대행은 2022 시즌을 마친 뒤 명예롭게 축구화를 벗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 팀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내몰리며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탓에 은퇴를 번복하고 한 시즌 더 팀에 보탬이 되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도 달라진 건 없었다. 오히려 더 악화됐다. 팀은 시즌 내내 다이렉트 강등을 의미하는 최하위를 전전했다. 은퇴를 예고했던 선수는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고 고군분투 했다. 그러나 하지만 결과는 강등이었다.
수원 삼성팬들의 자부심인 염기훈 감독대행은 수원 삼성이 처음으로 강등 당하는 순간 사령탑으로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다. 수원에서 13년, K리그에서 17년을 뛴 레전드가 그라운드에서 맞이한 마지막 장면이다.
염기훈 감독대행은 시즌이 종료된 후 "어디서 다시 시작할지 모르겠지만 지도자의 꿈은 계속 갖고 나갈 것"이라면서 "구단과 향후 일은 다시 이야기를 다시 해야 한다. 수원에 남든, 아니면 다른 팀으로 가더라도 계속 지도자의 삶을 살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수원 선수단은 내년 1월 2일 클럽하우스에서 동계 훈련을 시작한다.
클럽하우스에서 열흘 정도 훈련한 뒤 태국 방콕에서 1차 동계 훈련을 치르고, 2월 초부터 제주에서 2차로 담금질에 나설 예정이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