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보여준 아쉬운 플레이로 날선 비난을 받은 이강인(PSG)이 '절친' 구보 다케후사(이상 22, 레알 소시에다드)를 넘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을 향한 비난을 잠재울 수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18일(한국시간) 스위스 니옹에서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 추첨을 진행했다.
대진 결과 PSG는 레알 소시에다드와 8강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소시에다드는 이번 시즌 승점 30점(8승 6무 3패)을 기록한 채 스페인 라리가에서 6위에 자리하고 있다. PSG는 프랑스 리그1에서 11승 4무 1패, 승점 37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은 내년 2월 13일부터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PSG는 내년 2월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소시에다드와 16강 1차전을 치른다. 2차전은 3월 6일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에서 개최된다.
소시에다드 경기에서 이강인은 자신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을 허물필요가 있다. 지난 14일 도르트문트와 챔피언스리그 F조 마지막 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 비난을 받았기 때문.
해당 경기에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비티냐, 워렌 자이르-에머리와 합을 맞춘 뒤 후반 23분 교체아웃 됐다.
도르트문트전에서 이강인의 존재감은 없었다. 절묘한 발재간 뒤 감각적인 패스, 필요한 순간 튀어나와 슈팅을 때리며 득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는 전반 16분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했지만 살리지 못했다. 침투하던 이강인은 콜로 무아니의 패스를 받아 지체 없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이강인은 후반전에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후반 4분 왼발 중거리 슈팅이 무위에 그쳤고, 후반 15분엔 공을 잡은 뒤 힘을 잔뜩 실어 전방으로 패스했지만, 힘이 들어간 탓에 동료를 찾지 못했다. 이강인의 발끝을 떠난 공은 쇄도하는 선수들을 한참 지나 그라운드 밖으로 나갔다.
결국 이강인은 후반 23분 마누엘 우가르테와 교체되며 먼저 경기를 마쳤다.
경기 종료 후 평점 전문 사이트 '폿몹'은 이강인에게 6.5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약 68분간 뛴 이강인은 볼 터치 53회, 패스성공률 82%(23/28)를 기록했다. 그러면서 슈팅 3회, 박스 내 터치 4회, 공격 지역 패스 8회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회 창출은 0회였고 빅 찬스 미스 1회, 크로스 성공률 25%(1/4)에 그쳤다.
이강인의 6.5점은 이날 선발로 출전한 PSG 선수 11명 중 뒤에서 두 번째로 낮은 점수다. 이강인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선수로는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한 하키미가 있다. 하키미는 5.7점을 부여받았다.
프랑스 매체 ‘90min'도 이강인에게 평점 3점, 낮은 점수를 부여하며 "실망스러운 퍼포먼스였다. 도르트문트전에서 모든 기회를 놓쳤다. 기술이 뛰어난 선수지만, 공 전달 과정에서 종종 실수를 저질렀다. 실망스러운 활약”이라고 평했다.
여기에 프랑스 매체 '프랑스 블루’도 15일 "PSG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에 성공할 때 누가 빛났고, 또 누가 실망스러웠는가?"라는 글로 선수단을 평가하면서 “이강인은 PSG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척한다. 발전의 여지는 있지만 (UCL 16강이 시작되는) 2월까지는 (PSG 선수단 수준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최근 좋지 못한 평가를 계속 받고 있는 이강인은 반전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소시에다드와 16강전 활약이 필수인 셈이다.
이를 위해 이강인은 '절친'을 넘어서야 한다. 16강 상대팀 소시에다드에는 어릴 적부터 친분을 쌓아온 일본인 공격수 구보 다케후사가 있다.
‘한국 미래’ 이강인과 ‘일본 미래’ 구보는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에서 활동 시기가 겹쳤던 동갑내기 친구다. 마요르카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이강인은 2021년~2023년까지 뛰었고, 구보 2021년~2022년까지 마요르카에서 임대생활을 했다.
이 둘은 다가오는 '별들의 무대'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물고 물리는 경기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강인이 구보보다 더 눈에 띄는 활약을 해야 최근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는 비난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다.
한편 대진 결과가 나오자 마요르카는 이날 구단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이강인과 구보의 사진을 나란히 올리며 어느새 성장해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서로를 겨누는 상황을 기념했다.
마요르카는 이강인과 결별했지만 그를 특히 챙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구단에 막대한 이익을 안긴 선수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2200만 유로(약 311억 원)에 이강인은 올 시즌 직전 마요르카에서 PSG로 무대를 옮겼다. 계약상 이적료의 20%(약 63 억 원)는 이강인에게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2200만 유로는 마요르카 구단 역대 이적료 총액 2위지만, 마요르카가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금액은 역대 최고였다.
2004년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던 사무엘 에투의 2500만 유로(약 355억 원)가 마요르카 구단의 이적료 총액 역대 최고액이다. 다만 당시 마요르카는 에투의 이적료 절반을 에투의 전 소속팀인 레알 마드리드와 나눴다. 이에 실질 이적료는 1250만 유로(약 178억 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이강인이 마요르카에 실질적으로 이적료를 가장 많이 남긴 선수인 것이다.
이강인과 구보도 오랜만의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구보는 소셜 미디어 계정에 빠르게 PSG와 대진을 올리면서 이강인을 태그했고, 이강인도 이를 그대로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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