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매체가 벌써부터 구보 다케후사(22, 레알 소시에다드)의 체력을 걱정하고 나섰다. 만약 일본이 아시안컵 결승에 오르면 구보가 출전할 가능성이 클 것인데, 4일 뒤 열리는 파리 생제르맹(PSG)과 '별들의 무대' 경기에 나서기엔 체력적으로 완벽할 수 없단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18일(한국시간) 스위스 니옹에서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 추첨을 진행했다.
추첨식 결과 F조 2위 PSG와 D조 1위 레알 소시에다드가 16강에서 8강 티켓을 놓고 다툰다.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은 내년 2월 13일부터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린다.
조 1위 그룹과 조 2위 그룹이 맞대결을 치르며, 같은 국적 축구협회 소속 팀은 16강에서 만날 수 없다. 같은 조에 있던 팀도 16강에서 붙지 않는다.
16강에 진출한 팀은 바이에른 뮌헨, 아스날, 레알 마드리드, 레알 소시에다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맨체스터 시티, FC 바르셀로나, 코펜하겐, PSV 에인트호번, SSC 나폴리, 인터 밀란, SS 라치오, 파리 생제르맹(PSG), RB 라이프치히, 포르투다.
F조에서는 도르트문트가 가장 먼저 16강을 확정 지었다. 최종전을 앞두고 이미 16강 진출에 성공했던 도르트문트는 최종전에서 PSG와 겨뤘다. 두 팀은 난타전을 펼쳤지만, 좀처럼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1-1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됐고 승점 11점의 도르트문트가 1위로, 승점 8점의 PSG는 2위로 토너먼트로 향했다.
16강 대진 결과 PSG는 레알 소시에다드와 8강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이번 시즌 승점 30점(8승 6무 3패)을 기록한 채 스페인 라리가에서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로써 ‘절친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스페인 무대에서 함께 활약하며 친분을 쌓은 이강인과 구보가 그라운드 위에서 서로를 상대한다.
‘한국 미래’ 이강인과 ‘일본 미래’ 구보는 어릴 적부터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에서 활동 시기가 겹쳤던 동갑내기 친구다. 마요르카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이강인은 2021년~2023년까지 뛰었고, 구보 2021년~2022년까지 마요르카에서 임대생활을 했다.
스페인 매체 '렐레보'는 벌써부터 구보의 체력을 걱정하고 있다. 내년 1월 초 아시안컵으로 인해 일본 축구대표팀에 다녀올 구보가 제 기량으로 곧바로 열리는 PSG와 1차전을 치를 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아시안컵은 내년 1월 13일 카타르에서 개막해, 2월 11일 결승전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렐레보'는 "내년 일정이 소시에다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구보가 만약 아시안컵 컵 결승에 출전하면 PSG와의 1차전(2월 15일) 출전 여부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본 매체 '사커다이제스트'도 "소시에다드는 조 1위로 16강에 올랐지만 어려운 상대를 만났다"면서 "1/2의 확률로 2월 20, 21일 챔피언스리그 16강 경기를 치를 수 있었지만, (PSG와 대진이 확정돼) 소시에다드는 어려운 일정과 마주하게 됐다"라고 했다.
한참 앞서간 걱정이다. 일본이 아시안컵 결승에 올라야 현실 가능한 우려다.
대진 결과가 나오자 두 선수간 맞대결을 흥미롭게 생각하는 구단도 있다. 바로 과거에 이강인과 구보를 모두 품고 있었던 마요르카다.
마요르카는 이날 구단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이강인과 구보의 사진을 나란히 올리며 어느새 성장해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서로를 겨누는 상황을 기념했다.
마요르카는 이강인과 결별했지만 그를 특히 챙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구단에 막대한 이익을 안긴 선수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2200만 유로(약 311억 원)에 이강인은 올 시즌 직전 스페인 라리가 마요르카에서 PSG로 무대를 옮겼다. 계약상 이적료의 20%(약 63 억 원)는 이강인에게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2200만 유로는 마요르카 구단 역대 이적료 총액 2위지만, 마요르카가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금액은 역대 최고였다.
2004년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던 사무엘 에투의 2500만 유로(약 355억 원)가 마요르카 구단의 이적료 총액 역대 최고액이다. 다만 당시 마요르카는 에투의 이적료 절반을 에투의 전 소속팀인 레알 마드리드와 나눴다. 이에 실질 이적료는 1250만 유로(약 178억 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이강인이 마요르카에 실질적으로 이적료를 가장 많이 남긴 선수인 것이다.
‘윈윈’ 이별하고 PSG로 간 이강인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강인과 구보도 오랜만의 맞대결에 설레는 눈치다. 구보는 소셜 미디어에 빠르게 PSG와 대진을 올리면서 이강인을 태그했고, 이강인도 이를 그대로 공유했다.
두 선수는 챔피어스리그 16강 대결 이전에 한 번 맞불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언급한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일본이 결승에 오르고, 이강인과 구보가 출전한단 조건에서다. 이강인과 구보는 각각 한국 대표팀과 일본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만큼, 아시안컵 출전도 확정적이다. 한국과 일본은 대진표에 따라 결승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
한편 2023-2024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만큼 이날 조 추첨자로는 런던 출신의 존 테리가 나섰다. 존 테리는 이번 조 추첨에서 이슈를 끌만한 대진을 만들진 못했지만, 균형 잡힌 추첨을 통해 16강보다는 8강에서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대진을 완성했다.
PSG-레알 소시에다드 격돌과 추첨 결과 포르투는 아스날을 만난다. 나폴리는 바르셀로나와 격돌한다. 인터 밀란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PSV 에인트호번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대결한다. 라치오는 바이에른 뮌헨과, 코펜하겐은 맨체스터 시티, 레알 마드리드는 RB 라이프치히와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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