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세레머니를 준비했던 데얀 쿨루셉스키(23, 토트넘 홋스퍼)가 득점하고도 당황했다. 범인은 기쁨을 참지 못했던 동료 히샬리송(26)이었다.
토트넘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3-2024 프리미어리그(PL) 17라운드에서 노팅엄을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33점(10승 3무 4패)으로 5위 자리를 지켰다. 4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34)와 격차는 1점으로 줄었다.
히샬리송과 데얀 쿨루셉스키가 차이를 만들었다. 전반 추가시간 히샬리송이 쿨루셉스키의 크로스를 머리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뉴캐슬전에서도 멀티골을 터트렸던 그는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토트넘은 후반 20분 쿨루셉스키의 추가골로 한 발 더 달아났다. 손흥민의 압박으로 노팅엄 골키퍼가 패스 실수를 저질렀고, 이를 끊어낸 쿨루셉스키가 돌파에 이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은 잠시 후 이브 비수마가 위험한 태클로 퇴장당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승리를 거뒀다.
다만 쿨루셉스키와 히샬리송 모두 당황한 순간이 있었다. 바로 쿨루셉스키의 추가골 직후. 그는 팬들 앞에서 짧게 포효한 뒤 득점한 공을 찾으러 왔다. 바로 최근 임신한 여자친구를 축하하기 위해 공을 배에 넣는 세레머니를 펼치려고 한 것.
하지만 히샬리송이 이미 공을 하늘 높이 차버린 뒤였다. 쿨루셉스키가 공을 달라는 듯 손을 내밀었지만, 줄 공이 없었다. 둘은 잠깐 당황한 표정을 지었고, 쿨루셉스키는 일단 관중석 앞으로 다가가 가슴을 두드리며 포효했다.
다행히 히샬리송이 빠르게 여분의 공을 가지고 오면서 사태를 수습했다. 쿨루셉스키는 그제야 유니폼 상의 안으로 공을 넣고, 두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세레머니를 펼쳤다. 손키스로 여자친구에게 사랑을 전하기도 했다. 히샬리송도 안심한 듯 쿨루셉스키의 어깨를 두드린 뒤 돌아섰다.
이는 토트넘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세레머니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고,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영국 '더 선'은 "팬들은 히샬리송이 쿨루셉스키의 세레머니를 망치면서 당황하게 만드는 어색한 순간을 포착했다"라고 전했다.
매체는 "쿨루셉스키는 연상의 약혼녀 엘디나 아믹의 임신 소식을 멋지게 알리고 싶어 했지만, 그 사이에 히샬리송이 관중석으로 공을 차버렸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세레머니할 공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혼란스러워했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라고 덧붙였다.
팬들도 "쿨루셉스키는 아빠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베이비 세레머니'를 원했다. 하지만 히샬리송이 이를 모르고 공을 뻥 차버렸다", "안 돼 히샬리송. 아이를 발로 차면 안 돼", "히샬리송이 쿨루셉스키의 세레머니를 거의 망쳐버릴 뻔했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쿨루셉스키에게나 토트넘에나 행복한 하루였다. 토트넘은 뉴캐슬전 4-1 대승에 이어 노팅엄까지 잡아내며 5경기 무승(1무 4패) 직후 연승을 질주했다. 반등에 성공한 토트넘은 다가오는 에버튼-브라이튼-본머스와 3연전을 통해 4위권 재진입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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