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샬리송(26)이 토트넘 홋스퍼 이적 후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뒤에는 주장 손흥민(31)의 황금 조언이 있었다.
토트넘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3-2024 프리미어리그(PL) 17라운드에서 노팅엄을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33점(10승 3무 4패)으로 5위 자리를 지켰다. 4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34)와 격차는 1점으로 줄었다.
오랜만의 연승이었다. 토트넘은 리그 10라운드까지 8승 2무로 무패 행진을 달렸지만, 이후 5경기에서 1무 4패에 그치며 부진에 빠졌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퇴장 징계와 제임스 매디슨, 미키 반 더 벤의 부상 공백이 뼈아팠다. 그러나 직전 경기에서 뉴캐슬을 4-1로 잡아낸 데 이어 노팅엄까지 꺾으며 반등에 성공했다.
히샬리송과 데얀 쿨루셉스키가 차이를 만들었다. 전반 추가시간 히샬리송이 쿨루셉스키의 크로스를 머리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뉴캐슬전에서도 멀티골을 터트렸던 그는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토트넘은 후반 20분 쿨루셉스키의 추가골로 한 발 더 달아났다. 손흥민의 압박으로 노팅엄 골키퍼가 패스 실수를 저질렀고, 이를 끊어낸 쿨루셉스키가 돌파에 이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은 잠시 후 이브 비수마가 위험한 태클로 퇴장당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하며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만큼이나 히샬리송의 활약이 큰 호재였다. 그는 지난해 여름 에버튼을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지만, 2022-2023시즌 내내 리그 1골에 그쳤다. 이적료 6000만 파운드(약 995억 원)를 생각하면 최악의 영입 수준이었다.
이번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히샬리송은 브라질 대표팀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며 지난 9월 눈물을 흘렸고, 심리적으로 큰 문제를 겪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심리 상담사에게 도움을 구하겠다며 "내 돈만 노리던 사람들은 이제 떠나갔다. 일이 잘 풀리기 시작할 것이다. 토트넘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라고 부활을 선언했다.
하지만 히샬리송은 사실 부상까지 안고 있었다. 그는 지난달 초 사타구니 통증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최근에 경기장으로 돌아왔다. 그는 "치골 부위에 있는 만성적인 문제를 고치기 위해 수술받았다. 올해 초부터 견딜 수 없는 통증을 느꼈고, 경기력에 악영향을 받았다. 이제는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회복하면서 최고의 컨디션을 찾아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히샬리송의 선택은 정답이었다. 그는 뉴캐슬과 선발 복귀전에서부터 멀티골을 터트리며 날개를 펼쳤다. 히샬리송이 리그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은 것도, 발로 득점을 기록한 것도 토트넘 합류 후 처음이었다. 그리고 노팅엄전에서도 골 맛을 보며 에버튼 시절 이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골을 쏘아 올렸다.
손흥민의 조언이 낳은 결과다. 그는 뉴캐슬전이 끝난 후 '스퍼스 플레이'와 인터뷰에서 "히샬리송이 돌아와 아주 기쁘다. 그는 나와 비슷한 통증을 지니고 있었다. 그가 수술을 늦게 받으려 했기 때문에 빨리 수술을 받으라고 계속 말했다.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손흥민은 "오늘 봤듯이 히샬리송의 움직임은 훨씬 부드러워졌다. 그는 공을 지키기 위해 싸웠고, 득점을 위해 싸웠고, 그가 뛰는 방식으로 골까지 넣었다. 모든 게 훨씬 부드러워졌다. 나도 정말 기분이 좋다. 이번 골로 힘을 얻어서 팀에 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을 덧붙였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귀중한 한마디였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내내 스포츠 탈장에 시달렸지만, 시즌을 마치고 나서야 수술을 받았다. 나중에야 이 사실을 고백한 그는 "매 경기가 아팠다. 특히 마지막 경기(리즈전)는 너무 아팠다. 최종전은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라며 "매 순간이 고통스러웠다"라고 말했다.
물론 손흥민은 그러면서도 리그 10골 6도움, 공식전 14골 6도움을 터트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아쉬웠던 순간을 잊지 않았고, 주장으로서 고생하는 동료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그리고 히샬리송도 이를 받아들이며 본격적으로 부활의 시동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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