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빌트'는 17일(한국시간) "과거 바이에른 뮌헨서 활약했던 수비수 홀거 바트슈투버는 이번 시즌 친정팀의 문제에 대해 서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것이라고 꼬집었다"라면서 "그는 뮌헨의 센터백 모두 최정상급 기량을 가진 선수지만 아직 조직력이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는 6전 전승으로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한 뮌헨이지만 리그에서는 다소 부침을 겪고 있다. 지난 9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이치방크 파크에서 열린 2023-2024 분데스리가 14라운드서 프랑크푸르트에 1-5로 대패했기 때문.
이 경기 패배로 뮌헨은 13경기만에 첫 패배를 맛봤다. 10승 2무 1패 승점 32점으로 레버쿠젠(승점 35점)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김민재는 2주 정도 휴식을 취하고 선발명단에 복귀해서 알폰소 데이비스, 다요 우파메카노, 누사이르 마즈라위와 포백을 형성했다.
기세 좋던 뮌헨의 악몽 같던 프랑크푸르트전
이날 뮌헨은 초반부터 불안했다. 김민재는 전반 4분 라르손의 돌파를 막지 못해 위기를 맞았다. 라르손의 크로스가 올라갔고 프랑크푸르트가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골대를 벗어났다. 결국 전반 12분 차이비의 슈팅을 김민재가 막아섰지만 골 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흘러나온 공을 마르무쉬가 때려서 득점으로 연결했다.
김민재는 전반 23분 크나우프의 패스를 차단하는 과정에서 그의 발을 밟아 옐로카드를 받았다. 전반 25분 바이에른 뮌헨의 역습에서 해리 케인의 오른발 슈팅이 살짝 빗나갔다. 전반 29분 추포 모팅의 슛도 골키퍼에게 막혔다.
뮌헨은 분위기를 끌어 올리지 못한 채 상대에게 끌려갔다. 전반에만 3골을 내줬다. 올 시즌 첫 번째로 기록한 전반 3실점이다. 전반 43분 뮌헨은 키미히가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더이상 반격은 만들지 못했다. 결국 뮌헨은 후반에 2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총체적 난국이었다.
뮌헨의 투헬 감독은 경기 후 유로스포르트 등을 통해 "우리가 패할 경기였지만 좀 이상한 경기였다. 프랑크푸르트는 기대득점 1.61골이었지만 우리는 5골을 실점했다. 프랑크푸르트는 득점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다. 수비 실수 없이 5골을 허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기 내내 실수가 이어졌고 결국 너무 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훈련 때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았는데 오늘 경기에서 확실히 체력이 부족한 모습이었다. 개인의 실수가 너무 많았고 눈에 띄었다. 수비 실수를 많이 했고 우리가 수비했던 지역에서 골을 허용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민재, 첫 실점서 잠들어 있었다"
한편 뮌헨은 지난 2019년 11월 프랑크푸르트에 1-5 대패를 당한 이후 4년 만에 프랑크푸르트에 다시 한 번 5실점하며 1-5 대패를 당했다. 지난 2002년 1월 샬케전 1-5패배, 2008년 9월 브레멘전 2-5 패배, 2009년 4월 볼프스부르크전 1-5 패배, 2019년 11월 프랑크푸르트전 1-5 대패 이후 다시 한 번 기록에 남을 대패다.
뮌헨이 경기 시작 60분 만에 5골을 허용한 것은 지난 1975년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 프랑크푸르트는 뮌헨을 6-0으로 대파한 가운데 바이에른 뮌헨은 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또 한 번 수모를 당했다.
독일 포커스는 "김민재가 2주간의 휴식 이후 치른 경기는 전혀 순조롭지 않았다. 경고를 받은 이후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다른 독일 매체 메르쿠르는 "김민재를 포함해 수비진 전체는 첫 실점 장면에서 잠들어있었다"고 실수를 지적했다.
TZ는 "김민재는 계속해서 경고 누적 퇴장, 다이렉트 퇴장 위험에 처해 있었다. 다른 동료들처럼 허우적댔다"라고 평가했다. 또 바바리안 풋볼'은 "뮌헨의 선수들은 그들이 뮌헨에서 뛸 자격이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오늘의 선수들은 바이에른 뮌헨의 가치와 맞지 않았다"라고 비판했다.
그래도 독일 스폭스는 "김민재는 뮌헨의 나쁜 수비진 중에선 가장 나은 편이었다"고 옹호하기도 했다.
한편 뮌헨 주장을 역임한 토마스 헬머는 김민재를 콕 집어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빠른 김민재는 몇 차례 연속된 경합에서 승리하기도 했지만 실수가 많았다. 그는 스스로 겁에 질렸다. 그가 노련한 선수긴 하지만 상대 선수들은 그를 몇 번이나 견제했고 결국 그는 소유권을 자주 잃었다"라고 지적했다.
뮌헨 수비 뭐가 문제야?
프랑크푸르트전 패배 이후 뮌헨의 수비에 대해 다시 한 번 여러가지 설왕설래가 오갔다. 솔직히 선수단 면면만 보면 수비를 못할 수가 없을 정도로 호화 라인업. 특히 센터백은 김민재를 필두로 다요 우파메카노, 마티아스 데 리흐트 세 명의 월드 클래스급 선수를 가지고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서도 뮌헨은 매번 아쉬운 수비력을 보이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만 보면 여전하기에 더욱 의아한 부분. 토머스 투헬 감독의 전술 특성상 포백 보호가 전혀 없이 수비진에 큰 부담이 주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직전 프랑크푸르트전에 대해 과거 뮌헨서 뛰었던 바트슈투버는 '수비진 개인 기량이 아닌 신뢰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뮌헨은 김민재를 제외한 우파메카노와 데 리흐트가 번갈아가면서 부상을 당해서 수비진끼리 제대로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바트슈투버는 "선수 개개인만 보면 최고의 선수들이다. 그러나 결국 팀적인 수비는 선수들의 믿음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라면서 "지금으로서 뮌헨 수비진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 유대 관계가 부족한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실제로 프랑크푸르트전처럼 뮌헨 선수들이 너무 안일하게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골을 내주고 나면 수비진이 모여서 '다들 집중해, 더 이상 실점은 없게 하자'라고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하지만 지금 뮌헨에는 그럴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리더의 부재 - 우파메카노는 성격이 X 데 리히트는 기량이 X 그럼 KIM?
한마디로 수비진의 리더가 없다는 것. 바트슈투버는 "지금 뮌헨의 구성이 정말 큰 경기에서는 제대로 작동할지도 의문이다. 선수들의 의사 소통이 너무 없다"라면서 "우파메카노는 지난 시즌부터 정말 좋은 선수지만 리더 성격 아니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실제로 지난 시즌 나폴리 수비진에서 최고의 선수는 김민재였으나 주장인 조반니 디 로렌츠가 리더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 바 있다. 결국 지난 시즌과 달리 김민재가 흔들리는 것도 선수 개인 기량 문제가 아닌 뮌헨 팀적인 문제라고 분석한 것이다.
지난 시즌 우파메카노는 리더 역할을 대신 수행한 데 리흐트 덕에 부담을 덜고 안정적인 활약을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데 리흐트가 이번 시즌 부상과 투헬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서 주전서 밀리면서 뮌헨 수비진은 다시 한 번 리더 찾기에 나서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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