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31, 노리치 시티) 자리는 대체 누가 어떻게 메울 것인가? 대책은 있는 것일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월 12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하는 ‘2023 AFC 아시안컵’에 출격해 무려 64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E조에 속한 한국은 바레인(1월 15일), 요르단(20일), 말레이시아(25일)과 차례로 조별예선을 치른다.
아시안컵 개막을 불과 3주 앞둔 시점이지만 ‘황의조 사태’의 대책은 알 수 없다. 성관계 불법촬영혐의로 경찰수사를 받고 있는 황의조는 국가대표 자격이 정지된 상태다. 황의조의 영상을 유포하고 그를 협박한 사람이 형수로 밝혀지는 등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황의조 사태가 3주 안에 해결돼 그가 국가대표로 복귀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아시안컵에서 결과를 내겠다”며 기다려달라고 한 클린스만이다. 그는 대표팀 전력을 크게 흔들고 있는 황의조 사태에 대해 “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한마디만 남겼다. 황의조 합류가 사실상 불가능한 현 시점에서 ‘플랜B’에 대해 발표를 해야 하지만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미국에 체류 중인 클린스만 감독은 돈을 받고 일하는 ESPN 패널로서 손흥민 토트넘 경기에 대해서는 미국 팬들에게 친절하게 답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본업인 한국대표팀 감독으로서 의무는 소홀히 하고 있다. 그는 황의조 사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은 어떤지, 어떤 선수를 대안으로 세울 것인지 계획을 자세하게 밝혀야 한다.
한국대표팀은 오는 26일 국내파를 중심으로 국내서 먼저 소집훈련을 실시한다. 대한축구협회는 훈련에 나설 국내파 명단을 오는 18일 발표한다. 혹시라도 클린스만이 황의조의 대체자로 'K리그 득점왕' 주민규를 선택한다면 그가 18일 명단에 포함될 것이다. 아니면 공격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의 선수를 선발할 수도 있다.
아시안컵 최종명단은 12월 말에 나온다. 만약 황의조 대체자가 소집훈련에 뽑혀 테스트를 받는다면 일주일간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줘야만 최종명단에 포함될 수 있는 셈이다.
대표팀은 내년 1월 2일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해 중동 현지 적응에 돌입한다. 해외파들은 현지에서 합류한다. 한국은 1월 6일 현지에서 아시안컵을 앞두고 마지막 평가전을 실시한다.
클린스만이 황의조 대체자로 또 다른 해외파를 선택한다면 그 선수는 1월에 현지에서 바로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다. 선수들끼리 손발을 맞출 시간이 촉박하기에 클린스만이 기존에 뽑았던 선수들 중에서 대체자를 데려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공격수는 조규성과 오현규만 뽑고 나머지 취약 포지션을 보강할 수도 있다. 손흥민이 원톱으로 뛰는 등 다양한 대체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1월 10일 결전지 카타르에 입성한다. 한국은 1960년 자국에서 2연패에 성공한 뒤 무려 63년 간 우승이 없는 상태다. 클린스만은 “아시안컵에서 결과를 내겠다”며 64년 만의 우승을 호언장담 하고 있다.
대표팀 감독은 막중한 책임감이 부여되는 자리다. 말을 뱉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역대최고 월드클래스 멤버를 다수 보유한 한국이 아시아 정상정복에 실패한다면 순전히 클린스만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한다.
한국이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클린스만이 옷 벗을 각오를 해야 한다. 과연 클린스만은 얼마나 절박하게 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일까.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