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or 태극 전사. 어디서나 주장이자 에이스로 절대적인 존재감을 가졌기에에 쉽사리 양보하지 못하는 차출 시점 논의가 시작됐다.
토트넘은 지난 16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노팅엄 더 시티 그라운드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에서 히샬리송과 데얀 쿨루셉스키의 골이 터져 홈팀 노팅엄 포레스트를 2-0으로 제압했다.
2연승의 토트넘(승점 33점, +12)은 한 경기를 덜 치른 4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33점, +20)와 승점차이 없는 5위를 유지했다. 노팅엄(승점 14점)은 16위다.
왼쪽 윙어로 선발출전한 주장 손흥민은 88분을 뛰었다. 이날도 본 포지션인 좌측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수차례 위협적인 슈팅으로 활발하게 공격에 가담했지만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그래도 여전히 날랜 움직임으로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아냈다.
토트넘은 이날 전반 47분 추가시간 쿨루셉스키가 왼발로 올려준 크로스를 히샬리송이 쇄도하며 헤더로 방향을 바꿨다. 골키퍼가 손을 쓰지 못하며 그대로 선제골이 됐다. 히샬리송은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골을 기록하며 살아났다.
계속 두드린 토트넘이 드디어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 20분 골키퍼가 공을 잡았을 때 손흥민이 강하게 압박했다. 당황한 골키퍼가 골킥으로 걷어냈지만 토트넘이 공을 잡았다. 쿨루셉스키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2-0으로 앞서고 있던 후반 24분 비수마가 상대선수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비신사적 플레이를 했다. 주심이 경기를 멈추고 비디오판독을 실시했다. 주심이 비수마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명령했다. 토트넘은 10명이 남은 20여분을 버텨야 했다.
손흥민은 88분을 뛰고 에메르송 로얄과 교체됐다. 에이스를 보호하고 확실하게 승리를 지키겠다는 계산이었다. 결국 남은 추가시간 8분을 잘 지킨 토트넘이 승점 3점을 챙겼다. 오랜만에 클린 시트를 거두면서 토트넘은 2연승을 거뒀다.
포지션 변경으로 인한 손흥민의 롤 변환이 잘 나타나는 경기였다. 이날 손흥민은 원톱으로 나올 때보다 볼을 많이 잡았지만 상대의 집중 견제의 대상이 됐다. 스리백의 노팅엄은 아예 2명의 수비수를 전담으로 손흥민에게 붙여서 볼 전개를 막으려고 했다.
그래도 손흥민의 더미런 덕에 다양한 공격이 파생됐다. 실제로 부상 복귀 이후 폼이 좋은 히샬리송과 쿨루셉스키가 자연스럽게 풀리기도 했다. 손흥민이 좌측서 플레이메이커와 비슷하게 뛰면서 상대를 이끌고 다닌 것이 도움이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술적 역할을 잘 소화한 손흥민은 직접 공격 포인트는 없지만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경기 후 ‘후스코어드닷컴’은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 쿨루셉스키에게 최고평점 8.8을 부여했다. 양팀 선수 중 유일한 8점대 최고 칭찬이었다. 선제골을 넣은 히샬리송도 7.7로 뒤를 이었다. 좌측면을 휘저은 손흥민은 7.3을 기록했다.
자신을 희생해서 히샬리송과 쿨루샙스키를 살린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런 경기(상대적 약팀)과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다른 어떤 승점 3점보다도 소중하다"라면서 "선수들의 뛰어난 능력과 정신력이 2연승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특별한 것은 없다"라고 주장으로 책임감을 보였다.
한편 경기 후 영국 '이브닝 스탠다드'의 기자 댄 킬 패트릭은 "대한축구협회(KFA)와 토트넘은 손흥민의 아시안컵 합류 시점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라면서 "토트넘은 그를 포함해서 파페 사르(세네갈)와 이브 비수마(말리)가 대표팀에 합류한다"고 보도했다.
토트넘과 클린스만호 모두 주장이자 절대적 에이스 손흥민이 절실하다. 앞으로 토트넘은 지옥의 박싱데이 일정에 돌입한다. 24일 에버튼과 홈 경기, 29일 브라이튼 원정, 31일 본머스와 홈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FA컵 한 경기를 포함해서 오는 2024년 1월 1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그 원정에 나선다.
토트넘을 포함해 모든 PL 클럽들은 이 경기를 제외하곤 1월에 리그 경기가 없다. 대륙간컵에 나서지 못한 토트넘은 1월 6일에 열리는 번리와 FA컵 경기가 전부다. 맨유전을 포함해서 다음 리그 경기는 오는 2024년 2월 1일에 열리는 브렌드포드와 홈 경기이다.
아시안컵은 오는 2024년 1월 12일부터 2월 10일까지 열린다. 조별 예선 E조에 속한 한국은 1월 15일 바레인전, 1월 20일 요르단전, 1월 25일 말레이시아전 3경기에 나선다. 맨유와 리그 경기와 바레인전이 같은 날짜에 열리는 상황.
토트넘은 2월 1일 브렌드포드전을 시작으로 4일 에버튼전, 11일 브라이튼전을 앞두고 있다. 아시안컵 결승이 11일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리기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의 성적에 따라 브라이튼전까지 빠지게 되는 것.
따라서 토트넘 입장에서는 손흥민의 차출 시점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2월 경기는 한국의 성적에 달려있으니 차출 자체를 늦추는 것이 그나마 이득이다. 토트넘은 내심 맨유와의 리그 경기 이후 차출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패트릭은 "토트넘은 손흥민의 차출 시점에 대해서 한국과 논의 중이다"라면서 아직 정확한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알렸다. 단 토트넘의 희망대로 될지는 미지수. 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대회이기 때문에 각 국 협회가 차출을 하면 구단서 거부할 수는 없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은 3차전 중국과 경기부터 합류한 전례가 있으나 당시에는 2018 아시안게임 차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차출 논의 자체가 손흥민이라는 선수의 절대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실제로 손흥민은 토트넘과 클린스만호 주장이자 에이스로 대체할 수 없는 존재이다. 여러모로 양 팀의 사정이 맞물려서 시작된 손흥민 차출 시점 논의. 과연 토트넘과 클린스만호 모두 기분 좋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