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토트넘과 장기 계약을 앞두고 있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손흔을 레전드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나타나고 있다.
풋볼인사이더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손흥민이 남은 커리어를 토트넘에서 마무리 하고 싶어한다"면서 "토트넘도 손흥민에게 상상하기 힘든 재계약을 제안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손흥민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영향력에 감동 받았고 팀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풋볼런던은 "데스티니 우도지의 재계약 이후 다음 계약 대상을 예측하고 나섰는데 손흥민은 미드필더 파페 사르와 함께 무조건 재계약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오는 2025년 6월까지 토트넘과 계약된 손흥민은 1년 옵션에 이어 장기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
풋볼인사이더는 "토트넘이 손흥민 계약의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2026년 6월까지 팀에 머물게 할 것이다. 이후 손흥민과 새로운 장기 계약을 위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라고 알렸다.
풋볼런던은 "계약기간이 1년 6개월 남았으나(2025년 6월 만료) 토트넘이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다"면서도 "올해 해리 케인을 떠나보낸 사례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손흥민도 토트넘에 계속 남고 싶어 한다"고 단언했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과 같은 결과를 얻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토트넘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울며 겨자먹기로 팀의 에이스인 해리 케인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 보냈다.
최전방 고민은 프리시즌에도 이어졌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7월 일본의 도쿄 국립 경기장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친선 경기를 가졌다. 전력상 몇 수 아래로 여겨지는 팀이기에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은 의외로 고전했다. 특히 골 결정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20번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1골이 전부였다. 마티스 텔과 아리욘 이브라히모비치 등의 젊은 공격수들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0으로 승리했다.
따라서 바이에른 뮌헨은 케인 영입에 더 힘을 쓸 수밖에 없었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은 구단 수뇌부가 일본 투어에 참가하지 않고 영국 런던으로 향해 토트넘과 협상을 펼쳤다. 치열한 협상 끝에 1억 파운드(1644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하며 바이에른 뮌헨이 케인을 품었다.
케인은 토트넘에서만 435경기에 출전해 280골 64도움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왕만 3번을 차지했으며 프리미어리그 213골로 역대 두 번째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다. 여기서 다가 아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이 부진을 거듭하며 리그를 8위로 마친 사이, 케인은 홀로 리그 30골을 넣으며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팀의 부진에도 꾸준히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공격수였다.
케인이 떠나기를 원했고 바이에른 뮌헨이 영입했다. 우승 때문이었다.
토트넘은 케인을 1군에 데뷔시킨 이후 단 한 번도 공식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이 없다.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리버풀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게다가 지난 시즌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리그 성적을 8위로 마감한 토트넘은 우승은 커녕 다가오는 시즌 유럽 클럽대항전에 참가할 수 없다. 우승컵을 갈망하던 케인의 마음에 변화가 생긴 계기였다.
재계약에 실패한 토트넘은 어쩔 수 없이 케인의 이적을 허락했다. 이번 시즌도 케인과 함께 했다면 시즌 종료 후 자유 계약(FA)으로 이적료 없이 케인을 풀어줘야 했다. 케인 정도 되는 선수를 공짜로 내보내는 것은 구단 입장에서 큰 손해다.
이러한 상황을 인지한 조 루이스 구단주가 나섰다. 레비 회장에게 케인 매각을 지시한 것이다. 결국 토트넘은 어느 정도의 수익을 바랄 수밖에 없었고 바이에른 뮌헨과 협상에 울며 겨자먹기로 응했다. 그리고 케인은 결국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이적 후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답게 적응기 없이 완벽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케인은 이번 시즌 모든 대회 20경기에 출전했는데 22골과 8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다운 활약이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했다. 389경기에 출전해 155골을 넣었다. 구단 역대 득점 6위로 5위 클리프 존스(159)를 맹추격 중이다.
역사도 새로 썼다.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골든 부트를 들어 올렸다. 2021~2022시즌 23골을 터트리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공동 수상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최종전에서 멀티골을 넣으며 극적인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 악재를 딛고 기어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마르세유전 도중 안와골절로 쓰러졌다. 2022 카타르월드컵 출전을 위해 빠르게 회복하더니, 프리미어리그에서 기어이 10골을 넣었다.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었다.
올 시즌은 유독 득점 페이스가 빠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특유의 공격 축구와 결이 맞다. 손흥민은 이미 10골을 넣으며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득점 선두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14골), 2위 살라(리버풀·11골)를 맹추격 중이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전반전에만 두 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데스티니 우도기(21)가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토트넘 데뷔골을 넣었고, 히샤를리송(26)이 약 한 달 만에 골맛을 봤다. 손흥민은 후반전 본인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직접 마무리하며 10호골을 쐈다.
만약 손흥민이 재계약을 체결한다면, 또다른 대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설 웨인 루니는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넣었다. 프랭크 램파드(10시즌), 해리 케인과 세르히오 아구에로(이상 9시즌)가 뒤를 잇는다. 손흥민과 티에리 앙리, 사디오 마네가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상황이다.
프리미어리그에 계속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통산 113골로 아스널 레전드 이안 라이트(113골)와 함께 역대 득점 공동 23위다. 라힘 스털링과 스티븐 제라드(이상 120골)를 뒤쫓고 있다. 손흥민의 역대 도움은 통산 56개로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리버풀), 에릭 칸토나 등과 함께 공동 29위다.
역사를 계속 써 내려가고 있다. 손흥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위고 요리스(36)의 주장직을 이어받았다. 토트넘 역사상 첫 아시아 캡틴이다. 차기 주장으로 유력했던 해리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다. 손흥민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신입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과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에 부주장을 맡겼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펄펄 날았다. 주로 측면에서 뛰던 손흥민은 히샬리송의 부진으로 중앙 공격수로 자리를 옮겼다. 우려를 뒤로하고 완벽하게 적응했다. 현지 매체는 "손흥민이 케인의 부재를 완벽히 메웠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좋은 공격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지만 알다시피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공격수들 중 모든 면에서 엘리트이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정상궤도로 달린다면 모든 게 끝났을 때 손흥민이 뛰어난 공격수 중 하나가 아니라면 난 매우 놀랄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들은 손흥민이 커리어 대부분을 측면에서 뛰었음에도 위협적인 골잡이라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그동안 주로 왼쪽 윙어로 뛰었지만 지난 9월부터 중앙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포지션을 바꾼 이후 손흥민은 벌써 9골을 터트리며 토트넘의 새로운 9번 공격수로 등극했다. 최근 다시 윙어로 돌아오긴 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손흥민 시프트'는 대성공을 거뒀다.
이에 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난 손흥민을 박스 안으로 투입하고 있고 이는 그가 올해 벌써 9골을 넣은 이유"라며 "손흥민은 뛰어난 선수였고, 이는 내가 토트넘에 오기 전에도 알고 있었다. 매일 그가 보여주는 모범적인 모습은 축구선수 못지않게 한 명의 인간으로서도 정말 훌륭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손흥민과 함께 일할 수 있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라며 손흥민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앞으로 계속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손흥민은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다른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을 거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왜냐하면 손흥민도 내게 이를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승리할 수 있는 팀을 만들 때, 최고의 선수들이 오히려 좋은 선수를 더 많이 원한다는 걸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초기에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이제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 반열에 들어선 것이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