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2경기 연속 득점’ 히샬리송(26)의 활약을 앞세워 수적 열세를 딛고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연승을 달렸다. EPL 레전드가 히샬리송의 골을 보고 "눈치껏 넣은 것 같다"며 조롱인 듯 본심은 칭찬이 녹아져 있는 멘트를 했다.
토트넘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노팅엄셔의 시티 그라운드에서 열린 노팅엄 포레스트와 2023-2024 EPL 1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25분 이브 비수마를 다이렉트 퇴장으로 잃었지만 2골을 끝까지 지키면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결과로 토트넘은 10승 3무 4패, 승점 33으로 5위를 유지했다. 한 경기 덜 치른 선두 리버풀(승점 37)과 간격을 좁혔다. 직전 11일 뉴캐슬전 4-1 승리에 이어 2경기 연속 승전고를 울렸다.
토트넘이 연승을 기록한 것은 10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2-1 승) 이후 약 2달 만이다.
이날 히샬리송의 발끝이 터졌다. 2경기 연속 득점이다.
‘캡틴’ 손흥민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격해 ‘원톱’ 히샬리송을 돕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오른쪽 공격 자원으론 브레넌 존슨이 출격했다.
손흥민은 부지런히 움직였으나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후반 43분, 팀이 2-0으로 앞설 때 에메르송 로얄과 교체돼 경기를 먼저 마쳤다.
히샬리송은 토트넘에 선제골을 선물했다. 전반 추가시간 2분 히샬리송은 데얀 쿨루셉스키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에 머리를 살짝 갖다대 헤더골을 작렬했다. 리그 4호골.
후반 13분 토트넘은 동점골을 허용할 위기를 잘 넘겼다. 노팅엄의 안토니 엘랑가가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 판정이 떨어졌다.
가슴을 쓸어내린 토트넘은 후반 중반부터 다시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후반 20분 손흥민이 회심의 터닝 슈팅을 날렸지만 선방에 막혔다.
곧바로 이어진 상황에서 토트넘이 기어코 추가골을 뽑아냈다. 골 주인공은 쿨루셉스키. 그는 노팅엄 골키퍼 맷 터너가 압박에 못 이겨 실수로 킥을 부정확하게 찬 것을 보고 빠르게 쇄도, 공을 낚아채 바로 슈팅을 날렸다. 이는 득점으로 연결됐다. 시즌 5호골.
그러나 토트넘에 갑자기 악재가 생겼다. 후반 25분 비수마가 상대팀 라이언 예이츠와 경합하다 발을 높이 들어 정강이를 냅다 차버렸다. 주심은 온 필드 리뷰를 거친 뒤 다이렉트 퇴장을 선언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급작스러운 상황에 빠르게 대처했다. ‘1골’ 히샬리송을 빼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를 투입, 비수마의 공백을 메웠다. 손흥민은 히샬리송의 중앙 공격수 임무를 받고 후반 43분 교체될 때까지 뛰었다.
토트넘은 한 명이 빠진 위기에서도 2골을 잘 지켜내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영국 매체 ‘더 부트룸’에 따르면 리버풀 레전드 수비수 제이미 캐러거는 히샬리송의 활약을 보더니 “히샬리송은 정말 용감하게 골을 넣었다. 골키퍼가 나오고 수비수가 같이 뛰어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용감하게 헤더 득점에 성공했다. 아마 그는 수비수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냥 눈치로 헤더를 해 골을 넣은 것 같다”고 했다. 골감각을 칭찬한 것이다.
‘더 부트룸’은 “히샬리송은 에버튼에서 이적한 이후 토트넘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자신의 모습을 점점 보여주고 있다”면서 “26세의 히샬리송은 최근 리그 2경기 3골을 넣었다. 상황은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히샬리송은 지난 9월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올 시즌 리그 1호골을 넣었다. 그로부터 3달 후 2경기에서 2~4호골을 몰아넣었다.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6000만 파운드(약 1004억 원)의 이적료를 발생시키며 에버튼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러나 기대 이하의 결과를 남겼다. 2022-2023시즌 EPL 27경기에 나서 딱 한 골 넣는 데 그쳤다. 공격수인 그가 제 몫을 전혀 못한 것이다.
최근까지도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다가 직전 뉴캐슬전 때부터 살아나고 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