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 강남훈)가 국내 전기차 시장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자료 하나를 내놓았다. 올해 전기차 판매가 주춤했다고 하지만, 9월 이후에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래도 시장은 '전기차 대세'로 흐르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료다.
KAMA는 이 같은 자료를 제시하면서 "하반기 국내 전기차 수요가 부진한 상황 속에서 정부 전기차 구매보조금 확대 및 제작사 할인 판매 확대 등으로 전기차 판매 감소세가 완화됐다"고 총평했다. 실제 11월의 경우는 전년 동기간 대비 전기차 판매 실적이 오히려 증가했다.
KAMA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전기차 보급은 누적된 전기차 대기물량 출고 등에 힘입어 상반기에는 전년대비 13.9% 증가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대기물량이 소진되고 고금리·고물가의 경기영향이 시장을 덮치기 시작하면서 7~8월간 판매가 급격히 둔화됐다.
전기차 판매 실적은 9월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한다.
10월 실적부터는 기아 레이EV 등 신차출시와 정부지원책 강화에 따른 지원 대상 차종 판매 증가에 힘입어 8월 최저점을 기준으로 3개월 연속 판매대수가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보였다. 급기야 11월에는 전년 동기대비 1.7% 증가한 판매실적을 내놨다.
제조사들이 전기차 판매 촉진을 위해 가격 할인 등 프로모션에 힘쓴 것도 배경이 됐다.
제작사는 보조금제도 개편에 발맞춰 ‘EV 세일 페스타’ 참여 등의 할인판매를 시작했는데 대상차종(현대·기아 등 4개사 7종)의 판매실적은 9월 대비 판매량 100%이상 증가했다. 보조금 확대 대상차종의 판매 추이만 보면 9월 2,044대이던 것이 10월 4,203대, 11월 4,523대로 치솟았다.
정부의 추가 지원도 있었다. 정부는 전기차 내수활성화를 위해 2023년 9월 현행 최대 680만원(국고 보조금기준)인 전기 승용차 보조금을 차량가격 할인율에 따라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최대 100만원을 추가지원 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국내 제작사들의 전동화 의지도 강하다.
정부 온실가스 감축정책 및 전기차 보급 의지에 발맞춰 자동차산업의 전동화 전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대.기아는 2023년 울산(20만대), 광명(15만대), 화성(10만대)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착공하는 등 2030년까지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해 연간생산 151만대, 수출 92만대를 목표로 투자를 감행했다.
한국지엠은 다양한 가격과 세그먼트의 GM 얼티엄 플랫폼 기반 전기차를 국내 출시할 예정이고, 한국 내 연구개발법인을 통해 GM 얼티엄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를 포함한 다양한 글로벌 차량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2024년 하반기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 2025년 하반기 폴스타4 전기차 생산 계획을 발표했고 2030년까지는 단계적으로 전기차 등 전동화 모델을 확대하고 수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중형 이상 전동화 차량의 글로벌 허브 역할을 위해 가속할 예정이다.
KG모빌리티도 올해 출시한 토레스EVX를 필두로 전기픽업, 준중형·대형SUV 등 2026년까지 매년 전기차 모델을 1종씩 출시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 전기차 수출을 확대해나갈 계획도 세웠다.
KAMA 강남훈 회장은 “정부의 신속하고 시의 적절한 보조금 추가 지원책 시행으로 인해, 우선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는 시장의 분위기를 전환하는데에 성공했다”고 언급하며, “다만 2030년 420만대의 도전적인 전기차 보급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매년 줄어들고 있는 보조금을 일정기간 유지할 필요가 있고, 충전인프라 고도화, 운행단계 소비자 혜택 확대 등의 정책적 지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 자동차 업계도 전기차 개발과 투자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하여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전기차가 많이 판매됨으로써 전기차 산업 생태계 전반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