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을 수 있게 해드릴게요".
FC서울이 제15대 사령탑으로 김기동 감독(52)을 선임했다고 14일 공식 발표했다.
구단이 계약조건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김기동 감독은 K리그 사령탑 등 최고 수준의 연봉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동 감독은 1991년 포항에서 프로 데뷔, 통산 501경기에 출전하며 K리그 역대 필드 플레이어 출전 2위 기록을 보유하는 등 '철인'으로 불렸다. 올 시즌까지 포항의 지휘봉을 잡는 등 전체적으로 '포항맨' 이미지가 강한데 FC서울의 러브콜을 받아들여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김기동 감독은 "FC서울에서 저를 선택해 주신 것에 감사드리고 잘 선택했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무엇보다 서울의 찬란했던 영광을 다시 재현시키는 것이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기대에 반드시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김 감독을 향한 서울 구단의 기대는 굉장히 크다. 서울 관계자는 "감독님께서 모든 절차를 마무리 한 뒤 구단 프런트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셨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감독님께서 하신 말씀이 '내년에 웃을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였다.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시기 위해 하신 말씀이었다. 감독님 말씀과 함께 모두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가족과 휴식을 취하고 있는 김 감독은 "웃을 수 있게 만들겠다"는 이야기에 대해 "구단을 방문 했을 때 모두 밝게 웃으시며 저를 지켜 보셨다. 그런데 조용한 분위기였다. 꼭 좋은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서울에 왔기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께 보답해 드리고 싶었다. 어색한 분위기 바꾸자고 드린 말씀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즌에 구단 직원 뿐만 아니라 선수 그리고 팬들과 함께 웃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김기동 감독의 메신저 프로필에는 싸이의 '기댈곳'이 울려 퍼진다. 서울 구단은 김 감독 영입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최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 그리고 팀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었다. "웃을 수 있게 해드리겠다"는 이야기처럼 서울은 김기동 감독과 구단 그리고 선수단 또 팬들이 서로의 기댈곳이 될 준비를 마쳤다. / 10bird@osen.co.kr
[사진] 서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