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이끌고 있는 에릭 텐 하흐 감독이 패배에도 불구, 선수들의 기량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다음 상대가 굴욕을 안겼던 리버풀이란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맨유는 1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A조 6차전 바이에른 뮌헨과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맨유는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한 바이에른 뮌헨에 비해 반드시 승리를 해야 16강 가능성이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패배로 결국 승점 4에 그치면서 조 최하위(4위)로 탈락의 쓴맛을 봤다. 맨유는 3위에 주어지는 유로파리그(UEL) 16강 진출 티켓마저 놓쳤다.
맨유는 후반 25분 터진 코망 킹슬리의 결승골이 터지기 전까지 무실점으로 버텼다. 몇차례 좋은 기회를 잡기도 했다. 하지만 필요로 했던 골은 마지막까지 터지지 않았다. 맨유는 90분 동안 5개의 슈팅 중 단 1개만 골문을 향했다.
텐 하흐 감독은 경기 후 맨유의 전설적인 골키퍼이자 CBS 스포츠 패널로 활약 중인 페테르 슈마이켈과 인터뷰에서 "팀 기량은 괜찮았다. 수비하고 압박에 대한 조직력은 좋았다. 우리가 뮌헨에 문제를 만들었고 박스에서 멀어지도록 만들었다. 뮌헨은 많은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우리도 기회를 많이 만들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지만 후반에는 몇 차례 만들어냈다. 경기력이 괜찮았다고 말해야겠지만 경기에서 승리하려면 당연히 골도 넣어야 하고 유효슈팅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몇몇 맨유 선수들이 팀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경기한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슈마이켈의 주장에는 "나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 미안하다. 나는 팀이 아주 잘 협력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정신력이 보였다"고 반박했다.
또 "협력을 통해 점유율을 높였지만 항상 그 유리함을 결과물로 보여주지는 못했다. 나는 우리가 서로 공을 패스하지 않았다고 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영국 '기브미스포츠'에 따르면 텐 하흐 감독의 답변에 CBS 스포츠 진행자가 '너무 기준이 낮은 것 아닌가'라며 리버풀 전설 제이미 캐러거에게 물었다. 그러자 캐러거는 "맞다. 유럽 최고의 팀 중 하나에서 뛰는 것"이라면서 "1-0은 아마 '그래 우리는 아직 가능성이 있어'라는 생각을 하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러거는 "본머스에 0-3으로 지고 유럽 축구 거인 중 하나인 클럽에 0-1로 졌기 때문에 텐 하흐 감독은 내일 분명 선수들에게 '나쁘지 않았다'고 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1-0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맨유는 안필드(리버풀의 홈구장)로 가서 기량을 만들어내야 한다. 종이로 볼 때는 결과가 정말 힘들 것 같다. 종이로는 판단하기 쉽지 않다"면서 "내 생각에 감독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심정일 것이라 본다"고 강조, 위기에 처한 텐 하흐 감독을 주목했다.
하필 맨유의 다음 상대가 리버풀이다. 맨유는 지난 3월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맞대결에서 0-7로 참사를 당했다. 코디 각포, 다르윈 누녜스, 모하메드 살라가 멀티골을 터뜨렸고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쐐기골을 박았다.
리버풀과 맨유 라이벌 대결 사상 가장 충격적인 결과였다. 당시 맨유는 컵대회 승리로 상승 흐름을 타고 있었기 때문에 리버풀전 참패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하필 맨유는 이날 경기에서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 해리 매과이어, 루크 쇼가 부상으로 쓰러졌다. 가뜩이나 부상자가 만아 온전한 전력을 가용하지 못하는 맨유라는 점에서 상승세를 타며 리그 선두를 달리는 리버풀은 여간 부담스런 상대가 아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