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둥' 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가 자신을 크게 성장시켜 준 '전 소속팀' 나폴리를 '별들의 무대'에서 상대팀으로 만날 가능성이 생겼다.
뮌헨은 13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6차전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미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 지은 뮌헨은 승점 16점(5승 1무)을 기록, 무패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반면 맨유는 승점 4점(1승 1무 4패)으로 조 최하위에 머물면서 탈락의 쓴맛을 봤다.
비난 증발시켰다... 돌아온 '수비 핵' 김민재
김민재는 이날 풀타임을 소화했다.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합을 맞추며 맨유의 공격을 잘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뮌헨이 압도적으로 볼을 점유하고 맨유가 역습하는 양상이었다. 전반 9분 뮌헨의 코망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13분엔 키미히도 과감한 중거리포를 때렸다. 뮌헨이 줄기차게 맨유 문전을 위협했다.
맨유의 역습은 김민재가 철저히 차단했다. 전반 18분 페르난데스가 회이룬에게 패스를 시도했지만, 김민재가 붙어서 발로 차단했다. 맨유의 역습 때마다 김민재가 나타나 공격을 원천봉쇄했다.
그러나 전반전 때 뮌헨에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26분 자네가 드리블 돌파에 이어 무시알라에게 패스를 시도했지만 끊겼다. 전반전은 득점 없이 0-0으로 마무리됐다.
뮌헨은 후반전 때 웃었다. 결승골을 기록했다. 후반 25분 코망이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슈팅해서 선제골을 뽑았다.
추격에 고삐를 당긴 맨유는 후반 42분 마지막 프리킥 찬스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홈에서 0-1로 패한 맨유는 챔피언스리그 탈락을 확정 지었다.
뮌헨은 볼점유율에서 59.1%로 맨유를 압도했다. 슈팅수에서도 뮌헨이 10-5로 우위를 보였다.
이번 뮌헨의 승리에 김민재가 제 몫을 다했다. 직전 경기 아쉬움을 스스로 씻어냈다.
뮌헨은 지난 9일 프랑크푸르트와 분데스리가 14라운드에서 1-5 참패를 당했다. 수비진이 완전히 무너진 뮌헨은 전반에만 세 골을 허용했다. 김민재 역시 동료들과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으로 책임을 면치 못했다. 특히 뮌헨은 우파메카노가 지키는 우측면에서 계속 돌파를 허용했다. 김민재가 도움수비를 들어갔지만 한계가 있었다. 오프사이드 트랩도 번번이 뚫리면서 치명적인 실점위기를 맞았다.
비난을 받은 김민재는 한 경기만에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맨유 공격진을 완벽하게 차단했다. 특히 맨유 공격수 라스무스 회이룬은 김민재의 수비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이 경기에서 김민재는 94%(83/88)의 패스 성공률, 슈팅 1회, 공격 지역 패스 5회, 태클 성공 1회, 클리어링 2회, 가로채기 1회, 볼 리커버리 5회를 기록했다. 자신의 명성에 맞는 탄탄한 수비력을 뽐낸 것이다.
경기 종료 후 영국 매체 '90min'은 김민재에게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을 부여했다. 10점 만점에 8점을 부여하면서 "한국 국가대표 선수의 환상적인 퍼포먼스였다”라고 칭찬했다.
김민재와 함께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선수로는 결승 골의 주인공 코망이 있다. 매체는 "지속해서 오른쪽 측면을 위협했고 아름답게 득점했다. 그는 속도를 이용해 맨유 수비수들의 몸을 돌려놓은 뒤 골문으로 향했다"라고 평가했다. 득점한 코망의 활약만큼 김민재의 수비력이 좋았단 것으로 풀이가 가능하다.
'운명의 장난' 대진 성사될까... 김민재, 나폴리 상대로 '칼날 패스' 하는 날 올까
이제 시선은 뮌헨이 16강에서 어떤 팀을 상대하느냐다. 김민재가 ‘전 소속팀’ 나폴리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
나폴리도 이날 이탈리아 나폴리의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마지막 6차전 브라가와의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상대 자책골과 빅터 오시멘의 골로 승전고를 울렸다.
이날 결과로 나폴리는 C조 2위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민재는 지난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 합류하자마자 리그 내 최고의 수비수로 떠올랐다. 뮌헨은 해당 시즌 종료 직후 김민재 영입 경쟁에 참여, 기어코 그를 품은 데 성공했다.
챔피언스리그 16강 대진 추첨은 현지 시간으로 오는 18일 열린다. '김민재 더비' 성사 여부가 나온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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