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셀루(33, 레알)가 레알 마드리드를 구해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13일 오전 5시(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의 올림피아슈타디온 베를린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C조 6차전에서 우니온 베를린을 상대로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미 앞선 5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잔여 경기 결과에 관계 없이 16강 진출을 확정 지었던 레알은 이번 경기 승리로 조별리그 전승에 성공했다.
이 경기 레알은 전반전 추가시간 케빈 폴란트에게 실점하며 0-1로 끌려갔다. 그러나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레알은 후반 16분과 27분 터진 호셀루의 멀티 골에 힘입어 2-1 리드를 잡았다. 후반 40분 알렉스 크랄에게 다시 실점, 2-2 동점이 됐지만, 후반 44분 다니 세바요스의 결승 골로 승리한 레알이다.
경기 종료 후 UEFA 챔피언스리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 경기 POTM으로 호셀루를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UEFA 테크니컬 옵저버는 "공격수에게는 공을 잡기 쉽지 않은, 매우 어려운 경기였다. 베를린은 호셀루 주변을 수많은 선수들로 둘러싸 깊은 지역에서 수비했다. 그러나 호셀루는 후반전 오른쪽,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좋은 헤더로 연결했다"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호셀루는 지난달 30일 4-2로 승리한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 SSC 나폴리와 경기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당시 레알 팬들의 가슴을 울린 장면은 후반전 추가시간에 나왔다. 후반 12분 다니 세바요스와 교체로 투입된 호셀루가 득점을 추가한 것. 역습 상황 왼쪽 측면을 쇄도한 주드 벨링엄은 반대편에서 뛰어오는 호셀루를 향해 패스했고 호셀루는 실수 없이 골망을 흔들었다.
호셀루는 득점 직후 팬들에게 달려가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보였다.
호셀루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다. 카림 벤제마가 떠난 뒤 마땅한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레알은 2023-2024시즌 호셀루를 임대 영입했다. 호셀루는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 출신으로 먼 길을 돌아 다시 레알 유니폼을 입은 것에 감정이 북받쳤는지 입단식에서 아내와 함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시즌 초 비니시우스까지 부상으로 쓰러진 상황에서 호셀루는 좋은 활약을 펼쳤다. 8월 셀타 비고전 어시스트를 시작으로 헤타페전, 레알 소시에다드전 연속 득점을 올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경기에서는 침묵했지만, 뒤이어 치른 리그 세 경기에서는 모두 골 맛을 봤다.
그러나 그게 마지막이었다. 이후 호셀루는 좀처럼 득점하지 못했다. 호셀루의 득점 시계는 10월 7일을 끝으로 멈춰버렸다.
부담감이 커진 상황, 나폴리전에서 교체로 투입된 호셀루는 8번의 슈팅을 때렸지만, 유효 슈팅은 1개에 그쳤다. 심적으로 막다른 곳으로 몰렸을 호셀루는 경기가 끝나지 않길 바랐을 수도 있다.
경기는 추가 시간으로 흘러갔고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 시즌 레알의 최고 에이스인 벨링엄이 역습 상황에서 오른발 바깥발로 절묘하게 휘어지는 패스를 넘겨준 것. 수비수 없이 기회를 맞은 호셀루는 9번째 슈팅을 시도했고 마침내 득점을 맛 봤다. 호셀루는 눈물을 참지 못했고 벨링엄은 마치 자기가 골을 넣은 것처럼 좋아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를 진행한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감독은 "호셀루는 우리 팀에 8골을 안겼다. 수비적으로 나서는 팀들과 경기할 때, 호셀루의 능력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라며 그를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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