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샬리송(26)이 일찍 수술을 서두른 것은 손흥민(31, 이상 토트넘)의 적극적인 권유에 따른 것이었다.
히샬리송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 선발 출전, 멀티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의 4-1 대승에 기여했다.
이날 히샬리송은 1-0으로 앞선 전반 38분 왼쪽 윙어로 나선 손흥민의 패스를 감각적인 슈팅으로 연결했다. 히샬리송은 후반 15분 이번엔 페드로 포로가 올린 얼리 크로스에 발을 갖다 대 3-0으로 승기를 굳히는 득점까지 더했다.
히샬리송은 이날 득점으로 다소 진기한 기록을 세웠다. 지난 2022년 7월 1일 토트넘 입단 후 처음으로 '발' 부위를 이용해 골 기록에 성공한 것이다. 무려 528일 만에 발로 터뜨린 득점이었다.
스트라이커로는 다소 아쉬운 기록일 수 있다. 히샬리송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넣은 총 5골을 넣었는데 모두 머리로 해결했다. 오랜만에 제 모습으로 돌아온 히샬리송은 후반 28분 지오바니 로 셀소와 교체 아웃될 때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진한 포옹을 받았다.
무엇보다 히샬리송이 제 포지션에서 골을 넣었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이다. 이날 히샬리송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서면서 손흥민은 자연스럽게 원래 위치였던 윙어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1골 2도움으로 십분 자신의 장점을 쏟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 리그 27경기 동안 1골, 이번 시즌 10경기 1골에 그쳐 2022-2023 프리미어리그 최악의 영입 1위로 선정되는 굴욕을 안기도 했다.
히샬리송은 브라질 대표팀 경기 중 눈물을 흘려 심리적인 문제를 고백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달 10일에는 사타구니 통증에 따른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히샬리송의 복귀 계획은 당초 올해가 아니라 내년이었다.
하지만 히샬리송은 빠르게 회복했고 지난 3일 3-3으로 비긴 맨체스터 시티와 원정경기를 통해 복귀 소식을 알렸다. 히샬리송은 되도록 수술을 미루려 했으나 손흥민이 옆에서 계속 수술을 권유했다. 이는 손흥민의 인터뷰를 통해 알려졌다.
손흥민은 경기 후 구단 방송 '스퍼스플레이'와 인터뷰에서 히샬리송에 대해 "나는 그가 돌아와 아주 기쁘다. 그는 나와 비슷한 통증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그가 수술을 늦게 받으려고 했기 때문에 그에게 '수술 빨리 하라"고 계속 말해줬다. 막상 하고 나면 상당히 좋아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볼 수 있듯이 히샬리송의 움직임이 훨씬 부드러워졌다. 또 그가 볼 소유를 위해 싸워주는 장면부터 득점을 위해 싸우고 그가 뛰는 방식으로 골도 넣었다"면서 "모든 것이 훨씬 부드러워져서 나도 기분이 정말 좋다. 팀 경기력 측면에서도 2골은 도움이 된다. 그가 더 추진력을 받아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웃어보였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매 경기가 아팠다. 특히 마지막 경기(리즈 유나이티드전)가 너무 아팠다. 리그 최종전은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라고 털어놓았다.
또 그는 "고통스러웠다. 믿을 수 없었다. 생각하기도 힘들었다. 지금은 기분이 좋고 신선하다. 매 순간이 고통스러웠다. 모든 턴 동작, 달리기, 멈추기, 패스, 킥 등 모든 면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일반적인 생활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준비 운동 과정에서 난 좌절했다"고 당시 고통을 설명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스퍼스플레이'와 앞선 인터뷰에서 "히샬리송이 박스 안에서 정말 뛰어났다. 그는 박스 안에서 나보다 뛰어나다. 완벽한 스트라이커였다"라면서 자신을 낮추고 동료를 칭찬하는 주장다운 멘트를 날렸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주장과 동료인 손흥민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이 때문이었을까. 히샬리송은 이날 첫 골을 넣은 후 손흥민의 품에 안겨 잠시 동안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일단 히샬리송이 손흥민의 권유를 듣고 일찍 수술대에 오른 것은 좋은 결과물을 내기 시작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