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헤이는 10일(한국시간)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면서 야구 최고 무대인 미국메이저리그(MLB)를 평정, LA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24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자유선수(FA) 계약을 맺었다.
이는 스포츠 역대 단일 계약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FC 바르셀로나(스페인)가 지난 2017년 리오넬 메시와 재계약 당시 맺은 4년 6억 7400만 달러(약 8897억 원)를 훌쩍 뛰어넘은 놀라운 수치다.
ESPN은 2018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뛴 오타니에 대해 "오타니는 지난 6년 동안 한 선수의 능력을 재정의함으로써 수십 년에 걸쳐 진화하는 스포츠인 MLB를 정복하면서 우리를 그저 인간적인 존재로 만들었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는 역대 프로팀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라면서 "2위 FA 계약보다 거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야구나 스포츠계뿐 아니라 우주 전체를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만들었다. 무엇이든 가능해 보이는 시대지만 오타니의 놀라운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평가했다.
오타니의 계약은 연봉으로도 대단하다. 단순 계산으로 연봉 7000만 달러(약 924억 원)를 받게 돼 이전 저스틴 벌랜더(40,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맥스 슈어저(39, 텍사스 레인저스)가 받았던 역대 최고 연봉인 4333만 달러(약 572억 원)를 훌쩍 넘게 된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클럽에서 뛰고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 알 나스르)에 비하면 한참 아래다. 호날두는 지난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마친 후 알 나스르와 계약했다.
당시 호날두는 알 나스르와 2년 반 계약을 맺었는데 구체적인 조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디언' 등 유럽 매체들은 일제히 호날두가 매년 2억 1450만 달러(약 2831억 원) 상당의 금액을 수령한다고 전했다. 오타니가 받는 연봉과 비교하면 약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호날두에서 그치지 않는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다 역시 사우디로 이적한 카림 벤제마(36, 알 이티하드)도 2년 연봉 2억 유로를 받는다. 연봉으로 볼 때 호날두가 같은 금액을 받는다는 것이다.
한해 30경기를 치르는 사우디 프로리그 기준으로 볼 때 호날두와 벤제마는 경기당 약 715만 달러(약 94억 원)를 수령하는 셈이다. 오타니의 계약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라 호날두와 벤제마 계약이 얼마나 터무니 없을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럽 축구 최고 리그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최고 연봉자는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다. 더 브라위너가 받는 연봉은 2080만 파운드다. 달러로 환산하면 2610만 달러(약 345억 원)에 불과하다.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 원)인 손흥민은 연봉 988만 파운드(약 164억 원)를 받는다.
한편 이런 사우디의 '오일 머니' 위력은 최근 새삼 전 세계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는 지난 2021년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사우디 국부펀드(PIF) 주도 컨소시엄의 손에 넘어갔다.
미국프로골프(PGA) 대항마로 LIV 인비테이셔널을 출범하기도 했다. 또 전통 스포츠를 넘어 E-스포츠에 대한 지원을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는 사우디 왕가의 '스포츠 워싱'과 관련한 시각과 이어지고 있다. 스포츠 워싱이란 스포츠와 화이트 워싱(부패, 추문 등으로 인한 악평을 지우는 일)의 합성어다. 국가, 기업, 단체 등이 스포츠를 이용해 각종 문제를 은폐하고 이미지를 세탁하는 일을 뜻한다.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는 국내 각종 인권 문제를 비롯해 언론인 살해 등 범죄 혐의를 숨기기 위해 스포츠를 악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