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간 희비는 한 번씩 엇갈렸다. 어찌보면 이번 세 번째 맞대결은 왕좌 전쟁의 승자가 나오게 된다. ‘CFS 2023 그랜드 파이널’의 최종 결승전에 3년 연속 똑같은 팀들이 초대됐다. 현재 중국 프로리그와 CFS를 양분하고 있는 청두 올게이머스와 바이샤 게이밍이 그 주인공들이다.
올게이머스와 바이샤는 이미 지난 2년간 CFS 결승 무대에서 1승1패를 나눠 가졌다. 자국 리그로 눈을 돌리면 CFPL 2023, 2022에서도 이들이 경기를 치렀고, AG가 바이샤를 두 번 모두 3대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AG의 우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시즌들을 돌아보며 두 팀의 장단점과 우세 포인트를 살펴봤다.
올게이머스와 바이샤 게이밍은 중국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올게이머스는 유독 스나이퍼 포지션에 주인공을 찾지 못하고 3년 연속 다른 선수로 출전했다. 2021년 결승전에는 ‘wolf’ 리우지아치, 2022년은 ‘Bean’ 가오펑, 올해 대회에는 ‘Doo’ 멍쿤이 스나이퍼로 출전했다. 바이샤는 전세계 최고의 스나이퍼로 인정받고 있는 ‘Xxiao’ 정치가 3년 내내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굳히고 있다.
지난해 바이샤가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수 중 한 명을 꼽으라고 한다면 ‘Xxiao’ 정치를 빼 놓을 수 없다. 1세트 ‘앙카라’에서 정교한 스나이핑으로 올게이머스 ‘라이플 러시’를 저지하며 승기를 잡는데 일조했기 때문이다. 이후 진행된 세트에서도 정치는 항구, 컴파운드 등 바이샤가 승리를 따낸 세트에서 제 몫 이상을 해냈다. 이 대회 결승에서 정치는 K/D(킬/데스 비율) 1.07을 기록하며 팽팽한 승부에서 근소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올게이머스 스나이퍼 성적들을 살펴보면 우승 향방을 더욱 명확하게 가늠할 수 있다. 먼저, 2021년 ‘wolf’ 리우지아치는 K/D 0.94, 2022년 ‘Bean’ 가오펑은 0.85를 기록했다. 22년은 올게이머스가 준우승에 그쳤다. 그런데 이번 대회 4강 승자전에서 멍쿤은 K/D 1.04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올게이머스 스나이퍼 중 바이샤를 상대로 가장 높은 저격 성공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 승자전 결과가 3-0이었던만큼 멍쿤의 활약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양 팀이 주로 선택하는 ‘앙카라’의 맵에서 스나이퍼의 역할이 결정적인 만큼 두스나이퍼들의 활약 여부에 관심을 두고 볼 필요가 있다.
CFS는 지난 10년간 진행된 역사와 전통의 리그다. 각 지역별로 펼쳐지는 프로리그와 글로벌 초청전도 많아 최고 실력을 갖춘 팀들의 전략은 어느 정도 상향평준화 됐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각 팀의 맵에 대한 분석과 서로의 장단점을 훤히 꿰뚫고 있다.
지난 2년간 치러진 결승전을 살펴보면, 순서만 다를 뿐 전장은 ‘컴파운드’, ‘블랙위도우’, ‘앙카라’, ‘항구’로 똑같았다. 이번 대회 4강전에서의 맵은 ‘서브베이스’, ‘앙카라’, ‘항구’였다. 두 팀의 선택이 거의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바이샤는 ‘앙카라’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결승전에서는 앙카라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특히 이 맵이 스나이퍼의 역할이 중요해 ‘Xxiao’ 정치가 키 맨으로 활약했다. 반대로 올게이머스는 이번 대회에서 정치를 제압하기 위해 빠른 템포의 공격 전술을 펼쳤던 만큼, 결승전에서도 같은 전략을 들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올게이머스는 블랙 위도우 맵에서 상대전적서 2대0으로 앞서고 있고, 이번 대회 4강서 맞붙은 ‘서브 베이스’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두 맵의 특징은 ‘라이플 러시’가 용이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올게이머스가 ‘Even’ 정펑페이, ‘ZQ’ 장치안, ‘ZY’ 장예, ‘Jwei’ 양지아웨이 등 최고의 라이플 맨을 보유한 팀이라는 점에서 이들 맵이 앞선 세트로 선정된다면 보다 좋은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펑페이는 이번 대회 4강 승자전에서 K/D 1.8을 기록하며 신기에 가까운 ‘샷감’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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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승전에서 승부에 결정적인 장면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는 맵은 ‘항구’다. 항구에서의 경기 양상은 대체로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A, B 양 사이트 중 한 곳을 돌파하는 난전이 펼쳐진다. 수비수가 위치하는 장소가 정해져 있어 라이플 러시가 유리하다.
21년 결승에서는 올게이머스가 쉼 없이 몰아쳐 10-7로 승리를 거뒀고, 22년에는 ‘N9’ 왕하오, ‘577’ 첸진웨이가 한층 공격 템포를 끌어 올리며 바이샤가 10-6으로 승리를 따냈다. 이번 대회 4강에서는 AG가 수비라인을 끌어 올려 공격적인 수비 전략을 펼치며 10-6으로 승리를 거둬 일진일퇴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항구를 따내는 팀이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선다고 볼 수 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