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이름을 잘못 말한 줄 알았다."
로타어 마테우스(62)가 친정팀 바이에른 뮌헨의 충격패에 두 귀를 의심했다.
뮌헨은 9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이치방크 파크에서 열린 2023-2024 분데스리가 14라운드에서 프랑크푸르트에 1-5로 대패했다.
올 시즌 첫 패배이자 최다 실점 경기였다. 뮌헨은 10승 2무 1패, 승점 32점에 머무르며 선두 레버쿠젠(승점 35점)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레버쿠젠과 승점 동률을 이루며 선두에 오를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다.
반면 프랑크푸르트는 공식전 5경기 무승(1무 4패)을 끊어내며 부진에서 탈출했다. 순위는 5승 6무 3패, 승점 21점으로 7위가 됐다.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해리 케인, 리로이 자네-에릭 막심 추포모팅-킹슬리 코망, 레온 고레츠카-요주아 키미히,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누사이르 마즈라위, 마누엘 노이어가 선발로 나섰다.
김민재가 휴식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는 지난달 25일 쾰른전에서 상대 공격수와 충돌 후 떨어지면서 엉덩이에 타박상을 입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코펜하겐전에서 휴식을 취했다. 당시 뮌헨은 김민재 대신 고레츠카를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여기에 폭설까지 겹치면서 휴식이 길어졌다. 뮌헨은 지난 2일 우니온 베를린과 홈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엄청난 폭설로 경기가 내년 1월 24일로 연기됐다. 그 덕분에 김민재는 강제로 일주일을 더 기다리며 2주간 쉬게 됐다.
다시 김민재-우파메카노 라인을 가동한 뮌헨. 하지만 무려 5실점을 내주며 처참하게 무너졌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뮌헨은 전반 12분 마즈라위의 실수로 오마르 마르무시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에릭 에빔베, 휴고 라르손에게 연달아 실점하며 전반에만 3골을 얻어맞았다.
후반에도 두 골을 더 내줬다. 교체 투입된 콘라트 라이머와 우파메카노가 호러쇼를 펼쳤다. 결국 뮌헨은 에빔베와 크나우프에게 한 골씩 더 허용하며 무릎 꿇었다. 김민재가 좌우를 가리지 않고 넓은 뒷공간을 잘 커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뮌헨 레전드' 마테우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스카이 스포츠 독일'에 출연해 "여기로 오는 길에 라디오로 결과를 들었다.팀 이름을 헷갈려서 잘못 말한 줄 알았다"라며 쉽게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이어 마테우스는 "내일 헤드라인을 읽고 싶다. 뮌헨은 경기 리듬이 없어서 좋지 않았다. 이번 휴식은 오히려 핸디캡이 됐다"라며 "프랑크푸르트는 최근 4연패 중이었고, 이번에 뮌헨을 만났다. 지난 몇 주간 참아줘서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뮌헨은 우니온전 연기와 포칼컵 조기 탈락으로 약 열흘간 휴식을 취했다. 마테우스는 이 기간이 달콤한 휴식이 아니라 경기 감각을 망치는 독이 됐다고 주장한 것.
디트마어 하만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9일에서 10일 정도 훈련할 시간이 생겼었다. 하지만 이 긴 휴식은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경기 리듬이 전부다. 오늘은 그 리듬이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하만은 지난 몇 주 동안 뮌헨이 리그에서 '무적의 아우라'를 잃을 것이란 조짐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항상 얼버무려 왔다. 홈에서 하이덴하임에 2-0으로 앞서 나가다가 동점을 허용했지만, 결국 이겼다. 그리고 팀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아마도 그때 상처에 손가락을 넣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하만은 "리그 결과는 좋았다. 그들을 비난할 순 없다. 오늘 리그에서 처음으로 패했지만, 때때로 경기력이 지배적이지 못했다. 지난 몇 주, 몇 달이 지난 뒤 뮌헨이 졌다는 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패배한 방식이 좋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완패를 인정했다. 그는 경기 후 "긍정적인 점이 별로 없다. 지는 게 맞는 경기였다. 원정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의지와 맹렬함이 분명 부족했다"라며 "우린 이런 상황과 50%의 가능성을 완전히 과소평가했다. 선제골을 빨리 내줬고, 의도한 걸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다. 프랑크푸르트의 승리가 맞다. 비판적으로 경기를 분석하겠다. 삶은 계속된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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