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59)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 토트넘 홋스퍼에 사과를 전하면서도, 아시안컵 우승을 강조했다. 마치 손흥민의 길어진 무관을 인식하는 듯했다.
영국 '팀토크'는 9일(한국시간) "토트넘 홋스퍼의 레전드 위르겐 클린스만(59)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 1월 친정팀을 방해하게 된 데 사과했다"라고 전했다.
토트넘은 이번 겨울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2023-2024시즌 초반 10경기에서 8승 2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며 리그 선두에도 올랐지만, 이후 치른 5경기에서는 1무 4패, 한 경기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리그 5위까지 미끄러졌다.
영국 '트리뷰나'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 상위 7개 리그 모든 팀을 통틀어 최근 5경기 승점 드롭이 가장 큰 팀이 토트넘이다. 즉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이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당하거나 동점으로 경기를 마쳤다는 뜻이다.
실제로 토트넘은 첼시, 울버햄튼 원더러스, 아스톤 빌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역전패했고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는 1-0 리드를 잡았지만, 3-3 무승부에 그쳤다.
공격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주던 제임스 매디슨, 주전 수비수 미키 반 더 벤의 부상이 뼈아팠다. 지난 첼시전 부상으로 쓰러진 매디슨과 반 더 벤은 일러야 내년 1월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친정팀' 토트넘이 어려운 시기에 손흥민을 대표팀으로 차출해야만 하는 클린스만 감독은 구단에 미안함을 전했다. 1월 열릴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를 위해 손흥민은 필수다. 클린스만은 아시안컵에서 우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의 영향력은 팀 내 독보적이다. 리그에서 9골과 2도움을 기록하며 최다 득점자로 활약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리더십을 통해 팀의 분위기도 잡아가고 있기 때문.
'ESPN'과 인터뷰에 나선 클린스만은 "정말 미안하지만, '누군가는 아시안컵에서 우승해야만 한다(I’m really sorry, but someone has to win the Asian Cup). 불행하게도 대회는 1월 개최되며 손흥민은 1월 2일부터 대표팀에 합류해야 한다. 한국이 결승전까지 간다면 2월 10일까지다. 손흥민은 약 5주 동안 토트넘을 떠나 있게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서 말한 '누군가'는 클린스만 본인을 뜻하는 단어일 수도 있지만, 손흥민일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손흥민이지만, 아직 트로피가 없이 때문이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경험할 뿐 우승은 없다.
올해 초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도 우승이 필요하다.
그는 부임 이후 줄곧 아시안컵 우승 열망을 드러내왔다.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에 나섰던 그는 당시 "첫 경기부터 고비가 될 수 있다. 지난 월드컵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 첫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예상 외의 일격을 당했다. 언제 어디서 고비를 맞이할지 모른다. 어떤 고비를 만날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조별리그 통과 후 토너먼트는 즐길 것이다. 토터먼트는 마라톤과 같다. 난 마라톤을 즐긴다. 16강 탈락이라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좋은 흐름을 탄다면 결승까지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방심하지 않고, 얕보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잘 준비를 한다면 좋은 결과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고비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라며 방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매체는 "클린스만은 지난 1997-1988시즌 토트넘을 구해냈다. 이를 생각하면 이번 일은 아이러니해 보인다. 당시 토트넘은 강등 위기였지만, 클린스만은 리그 15경기에서 9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의 잔류를 이끌었다"라고 전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