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수원FC 감독이 앞만 보고 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수원FC는 9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하나원큐 K리그 2023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치른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수원FC다. 수원FC는 지난 1차전에서 전반 42분 장재웅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고도 1-2로 역전패했다. 후반 막판 페널티킥으로만 2실점하며 무너졌다.
무엇보다 '에이스' 이승우의 퇴장 공백이 뼈아프다. 그는 1차전에서 후반에 교체 투입됐지만,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이번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그는 불필요한 신경전으로 경고를 받은 뒤 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이승기에게 파울을 범하며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
이승우는 지난 시즌 14골 3도움, 올 시즌 10골 3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 1차전에서도 왼발 감아차기로 골대를 때리는 등 날카로움을 뽐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가장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경기장 밖에서 동료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승리하지 못하면 수원 삼성과 함께 나란히 2부로 떨어지게 되는 수원FC. 김도균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부산도 우리도 똑같이 부담감을 느낄 것이다. 오늘은 이기기 위해 준비했고, 그렇게 노력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1차전에서 비겼어도 홈에서 이겨야 하는 건 똑같다고 했다.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가자고 말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올 시즌을 돌이켜보면 라스 공백도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기동력이 많이 떨어졌다. 데이터를 봐도 그렇다. 그러면서 승리를 가져오는 데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싶다. 선수단도 연령 높은 선수들이 많다. 오늘도 그런 부분을 생각해서 전방에 기동력 있는 선수들을 넣었다. 앞에서부터 누를 수 있는 경기를 하고자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1차전처럼 퇴장 변수가 나와선 안 된다. 김도균 감독은 "오늘은 따로 그런 변수를 얘기하지 않았다. 어쨌든 수비에서 어느 정도 리스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전반에 득점하는 게 중요하다. 기동력 면에선 우리가 별로 유리하지 않다. 전반에 결과를 가져오고 기동력 있는 선수들을 후반에 투입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선발로 나선 선수들을 최대한 길게 쓰려고 한다. 후반에 승부가 많이 갈린다. 후반에 더 힘을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승우가 빠진 공격진 구성에도 고민이 있을 수밖에 없다. 김도균 감독은 "최대한 뛸 수 있는 자원들을 선발에 넣었다. 김현이 1차전에서 90분을 소화했는데 체력적으로 잘 버텨주길 바란다. 후반에 공격 자원으로 쓸 수 있는 카드가 그리 많지는 않다. 로페즈나 이광혁 정도만 있다. 전반에 득점이 꼭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승우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김도균 감독은 "본인이 제일 충격이 크지 않겠는가. 말로 하지 못할 정도로 미안함을 갖고 있을 것이다. 1차전 끝나고 그냥 집에서 쉬라고 했다.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다. 나도 따로 얘기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어떤 말을 들었을진 모르겠다. 안타깝지만, 경기장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수가 성장하면서 가슴에 새겨야 할 부분이다.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하길 바란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22세 이하(U-22) 카드 김도윤에게 기대를 걸었다. 김도균 감독은 "U-22 선수로 김도윤과 장재웅이 있다. 김도윤이 올여름에 유스팀에서 올라왔지만, 굉장히 좋은 기술을 가졌다. 활동량과 스피드도 갖췄다. 좋은 활약을 해주길 기대한다"라고 했다.
3년 전 김도균 감독과 수원FC는 승강 PO에서 경남을 꺾고 승격의 기쁨을 맛봤다. 그는 "(3년 전과) 비슷한 느낌이 들긴 한다. 그때는 부담 없이 한 시즌을 치렀고, 이번엔 1부에서 뛰다가 2부 팀과 경쟁한다는 차이가 있다. 마지막 경기이고 비슷하긴 하지만, 우리가 1부에서 떨어져선 안 된다는 생각이 크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잘 보여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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