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의 극적인 잔류냐 꼬박 3년을 기다린 부산 아이파크의 1부 복귀냐. 운명의 90분이 시작된다.
수원FC와 부산 아이파크는 9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 2023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치른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팀은 '도전자' 부산이다. 부산은 홈에서 열린 지난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부산은 전반 42분 장재웅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거세게 몰아치고도 결실을 얻지 못하며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후반 막판 반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수원FC 이승우가 박스 안으로 침투하던 이승기에게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준 것. 게다가 이미 경고가 있던 이승우는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으며 퇴장당했다. 키커로 나선 라마스가 강력한 슈팅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주어진 후반전 추가시간은 8분. 경기 종료 직전 부산에 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김정환이 박스로 뛰어들면서 반칙을 얻어낸 것. 라마스가 다시 키커로 나섰고, 그는 깔끔하게 골망을 흔들며 부산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수원FC로서는 무조건 승리가 필요하다. 1-2라는 점수를 뒤집지 못하면 4년 만의 2부 추락이 현실이 된다. 수원FC는 시즌 최종전에서 제주와 1-1 무승부를 거두며 가까스로 다이렉트 강등을 피했지만, 다시 한번 강등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이대로라면 수원 삼성과 함께 나란히 2부로 떨어질 위기.
문제는 '에이스' 이승우가 나설 수 없다는 점. 그는 1차전 퇴장 징계로 동료들보다 한 경기 빠르게 시즌을 마감했다. 이승우는 지난 시즌 14골 3도움, 올 시즌 10골 3도움을 기록한 수원FC 공격의 핵심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 가장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경기장 밖에서 동료들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이제 부산은 86%의 확률을 지키기만 하면 된다. K리그 승강 PO 역사를 되돌아보면 1차전에서 승리한 7팀 중 6팀이 그대로 승자가 됐다. 단순 확률로 계산하면 무려 86%. 부산으로선 9부 능선을 넘은 셈.
사실 부산은 K리그2 우승과 다이렉트 승격이 유력했다. 최종 라운드 직전까지 승점 69점(20승 9무 6패)으로 1위를 달렸다. 마지막 충북청주전만 이기면 2위 김천 상무를 따돌리고 우승할 수 있었지만,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미끄러졌다. 그러나 남은 90분만 잘 마무리하면 지난 2017시즌과 2018시즌 연달아 승강 PO에서 미끄러졌던 아픔을 씻어낼 수 있는 부산이다.
두 팀의 운명이 걸린 2023년 마지막 경기. 양 팀의 선발 명단이 발표됐다. 홈팀 수원FC는 김도윤, 김현, 이영재, 윤빛가람, 오인표, 박철우, 이용, 우고 고메스, 잭슨, 정동호, 노동건이 선발로 나선다. 벤치에선 장재웅, 이광혁, 로페즈, 정재용, 박병현, 김주영, 박배종이 대기한다.
원정팀 부산은 성호영, 라마스, 김찬, 강상윤, 임민혁, 정원진, 최준, 박세진, 민상기, 이한도, 구상민으로 맞선다. 박동진, 이승기, 여름, 김정환, 김상준, 어정원, 황병근이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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