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울버햄튼 원더러스가 황희찬(27) 지키기에 힘을 쏟고 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6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프리미어리그(PL) 15라운드에서 번리를 1-0으로 꺾었다.
이로써 연패를 끊어낸 울버햄튼은 5승 3무 7패, 승점 18점으로 12위가 됐다. 번리는 2승 1무 12패, 승점 7점으로 강등권 19위에 머물렀다.
황희찬이 승부를 갈랐다. 그는 전반 42분 박스 우측에서 패스를 받아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는 침착하게 한 번 페이크를 주며 골키퍼 타이밍을 뺏은 뒤 정확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황희찬의 리그 8호 골이자 시즌 9호 골이었다.
공식 MOM(Man of the match)은 당연히 황희찬의 몫이었다. 경기 후 PL 홈페이지는 그가 팬 투표에서 무려 83.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위에 오른 울버햄튼 수문장 대니얼 벤틀리(6.4%)를 약 80% 차이로 크게 따돌렸다.
황희찬은 벌써 PL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달성했다. 그는 이번 득점으로 15경기 만에 리그 8골 2도움을 기록했다. 득점 순위표에서도 올리 왓킨스(빌라), 재로드 보웬(웨스트햄)과 함께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3위 손흥민(토트넘, 9골)과 격차는 단 1골이다.
특히 황희찬은 또 한 번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홈에서 강한 모습을 이어갔다. 그는 이번 시즌 기록한 9골 중 무려 6골을 홈 경기에서 넣었다.
영국 '더 선'도 황희찬의 '안방 깡패' 면모에 주목했다. 매체는 "황희찬은 몰리뉴를 너무 좋아해서 거기서 득점하는 걸 멈출 수가 없다! 그는 이번 시즌 홈에서 열린 PL 7경기 만에 6골을 넣었다. 그는 몰리뉴에서 불타고 있다"라고 전했다.
더 선은 "살라(8골)를 제외하면 황희찬보다 리그 홈 경기에서 더 많은 골을 기록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황희찬은 홈에서 6골을 넣으며 엘링 홀란(맨시티)과 동률을 이루고 있다"라며 "올 시즌 황희찬의 몰리뉴 스타디움 득점을 막아낸 유일한 팀은 토트넘뿐"이라고 강조했다.
울버햄튼도 팀 내 최다 득점자인 황희찬 지키기에 나섰다. 이미 몇 주 전부터 '디 애슬레틱'과 '텔레그래프' 등 현지 매체들은 양측이 재계약 협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분위기는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디 애슬레틱은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계약 연장을 논의 중이다. 이번 시즌 핵심 자원으로 활약 중인 그에게 더 좋은 계약 조건으로 보상하려 한다. 황희찬도 몰리뉴 스타디움에 남고 싶어 하기에 협상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게리 오닐 감독도 황희찬과 재계약을 꿈꾸고 있다. 그는 지난달 "물론 황희찬과 새로운 계약을 원한다. 하지만 아직 실제로 진전된 건 없다. 현재 구단은 차니(황희찬의 애칭)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는 그의 열렬한 팬이다. 협상이 잘 이뤄지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사실 황희찬의 계약 기간은 아직 꽤 남아있다. 그는 지난 2021년 여름 임대 신분으로 울버햄튼에 합류한 뒤 약 6개월 만에 완전 이적을 확정 지었다. 그러면서 2026년 여름까지 4년 반 장기계약을 맺었다.
이번 시즌이 끝나도 2년이 더 남은 상황. 하지만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재계약을 맺어 다른 팀의 관심을 차단하려 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아스날 이적설에 휩싸이기도 한 만큼, 현지에서도 빠르게 그를 붙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몰리뉴 뉴스'도 "왜 울버햄튼은 주급 3만 파운드(약 4991만 원)를 받는 스타 황희찬의 계약을 연장해야 하는가?"라며 "그는 지금 인생 활약을 펼치고 있고, 구단에서 늘 확신을 갖지 않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 가슴이 뭉클하다. 간단히 말해서 울버햄튼은 철이 뜨거울 때 쳐야 한다. 황희찬의 계약은 연장돼야만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매체는 "12월 초까지 PL에서 8골을 넣는 것은 알려질 수밖에 없다. 이전에 많은 팀들이 그를 좋아한다고 보도된 바 있다. 직전 여름 이적시장에도 이적설이 있었다"라며 "그가 올 시즌 얼마나 뛰어나고 생산적인 활약을 펼쳤는지를 고려하면 지금은 엄청난 관심이 있을 것이라 짐작된다"라고 경계했다.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의 결정력에 주목하며 빠른 재계약을 촉구했다. 매체는 "황희찬은 엄청난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알렉산더 이삭(41%)과 주앙 페드루(42%)에 이어 리그에서 3번째로 높은 득점 전환율(38%)을 기록 중이다. 오닐 감독도 최근 그를 '탁월하다'라고 칭찬하며 전술적 지능에 주목했고, 팬들도 그가 언제나 팀을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라고 극찬했다.
또한 "황희찬은 몇 가지 놀라운 자질을 갖고 있고, 지금 당장 그를 지켜보는 다른 팀이 없을 리가 없다. 따라서 울버햄튼은 재계약 회담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라며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매우 기뻐하는 것으로 보이며 분명 팬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1월까지 재계약을 하지 않고, 다른 팀에서 러브콜이 온다면 고개를 돌릴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걱정했다.
끝으로 매체는 "울버햄튼 팬들은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란다. 만약 구단이 황희찬 측과 합의에 도달한다면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새로운 계약은 팀의 핵심 자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황희찬은 그가 올 시즌 이룬 일에 대해 새로운 조건을 제안받을 자격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만약 황희찬이 재계약에 서명한다면 주급도 큰 폭으로 뛸 것으로 보인다. 지금 그가 받고 있는 주급 3만 파운드는 팀 내 공동 16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중하위권이다. 최고 주급자인 파블로 사라비아(9만 파운드, 약 1억 5000만 원)만큼은 아니더라도 마테우스 쿠냐나 다니엘 포덴스가 받고 있는 6만 파운드(약 1억 원) 정도는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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