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우승 4회, FA컵 최다 우승(5회, 전북과 동률)에 빛나는 전통의 명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감독을 두 번이나 교체하고도 꼴찌로 추락하며 2024년은 K리그2에서 맞이하게 됐다.
정말 바람 잘 날 없는 시즌이었다. 수원은 시즌 초반 리그 10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지난 시즌 중도 부임해 팀을 이끌던 이병근 감독은 7라운드 제주전 패배 후 경질됐다.
수원은 11라운드가 인천전에서 대망의 첫 승을 신고했다. 날짜로는 5월 5일, 개막한 지 두 달이 훌쩍 넘은 시기였다. 최성용 감독대행의 마지막 경기에서 일궈낸 눈물의 1승이었다.
긴급하게 김병수 감독을 선임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결국 김 감독 체재로 오래가지 못했다.
수원은 31라운드 대전전에서 1-3으로 무릎 꿇으며 4연패에 빠지자 김병수 감독을 경질했다. 지난 5월 소방수로 부임했던 그는 5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수원에서 성적은 20경기 4승 5무 11패였다.
두 차례나 감독을 교체한 수원. 마지막 선택은 염기훈 감독대행 선임이었다. 플레잉코치로 뛰고 있던 그는 사실상 지도자 경험이 전무함에도 시즌 7경기만 남은 상황에서 '꼴찌 탈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벼랑 끝에 몰린 수원은 정규 라운드 최종전에서 포항을 1-0으로 잡아내며 희망을 쐈다. 하지만 파이널 라운드에서 제주에 0-2로 패하고, 대전과 2-2로 비기며 최하위 탈출과 멀어졌다. 특히 대전전은 홈에서 두 골 차로 앞서 나가다가 비긴 경기였기에 더욱 충격이 컸다.
이젠 정말 한 경기 한 경기가 다이렉트 강등으로 직결될 수 있는 상황. 올 시즌 K리그1 12위는 사실상 수원으로 굳어지는가 싶었다. 11위 강원과 승점 차는 다시 4점으로 벌어졌기 때문. 또 수원은 수원FC와 '수원 더비'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카즈키가 퇴장 당했지만 집념을 선보이며 이겼다.
또 FC 서울과 '슈퍼매치'서도 승리를 거두며 잔류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홈에서 열린 최종전에서 강원을 맞아 물러난 채 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원의 올 시즌 최종 성적은 결국 사상 첫 K리그 2 강등이었다.
'레전드'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염기훈 감독대행은 기자회견장에서도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팬분들한테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선수들도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왔다. 선수단에게도 미안하고, 팬분들에게도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수원의 다이렉트 강등. 염기훈 감독대행이 지난 2010년 수원에 선수로 도착했을 때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다.
그는 "내가 처음 수원에 왔을 때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 이름 있는 선수도 많았고, 구단 예산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열악해진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더 좋은 선수들이 함께 있었더라면'이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분명히 지금 우리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고, 정말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효율성이다. 지금도 수원의 예산 자체는 적지 않다 하지만 수원은 최근 몇 년간 성공적인 이적시장을 보낸 적이 드물다. 특히 한 해 성적을 좌우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영입만 해도 크르피치, 제리치, 니콜라오, 그로닝 등 실패 사례로 가득하다. 올해 데려온 뮬리치와 바사니, 웨릭포포도 절대 성공이라고 볼 수 없다.
염기훈 감독대행 역시 "(효율 문제도) 맞는 이야기다. 과거보다는 열악하다고 말했지만, 적재적소에 쓰지 못한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선수 영입이든 뭐든 간에 그런 부분도 없다곤 말하기 어렵다"라고 인정했다.
경영진단, 효율성을 찾아라.
결국 수원은 삼성그룹의 경영진단을 받게됐다. 그룹 스포츠단 운영이 제일기획으로 이관됐지만 갑작스럽게 흔들리는 상황에 대해 냉혹한 내부 진단을 펼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감사가 바로 경영진단이다.
예산의 절대 금액 뿐만 아니라 효율성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수원의 상황에서 절대 금액을 올릴 수 없다. 그렇다면 효율성이 중요하다.
특히 수원은 구단 프런트 구성도 물음표가 많다. 일부 직원들은 파견직이다. 효율성을 위한 선택일 수 있지만 연속성이 중요한 프로 스포츠단 직무 특성상 분명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