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 흥국생명의 대항마는 없나.
흥국생명은 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6, 25-22, 25-17)으로 이겼다.
선두 흥국생명은 파죽의 9연승을 질주하며 2위 현대건설과 격차를 승점 4점으로 벌렸다. 시즌 12승 1패(승점 33). 막내 팀은 흥국생명의 질주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흥국생명 쌍포는 위력적이다. 외국인 선수 옐레나가 양 팀 최다인 19점(공격성공률 39.13%), 김연경이 블로킹 3개 포함 17점(51.85%)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김미연이 7점, 이주아가 6점으로 지원했다.
김연경은 이날 데뷔 18주년을 맞이했다. 한일전산여고 출신의 김연경은 지난 2005-2006 신인드래프트에서 흥국생명의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으며 프로 무대에 뛰어들게 됐다. 2005년 12월 4일 현대건설전에서 데뷔해 29점(공격성공률 54.05%) 활약으로 배구여제의 탄생을 알렸다.
그로부터 꽤 시간이 흘렀고 국가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그럼에도 김연경은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월드클래스 수준의 배구를 하고 있다. 국내 선수 중 득점 1위(271점), 공격 성공률은 외국인 선수 포함 전체 1위(44.69%)다.
김연경이 있으니 옐레나도 견제를 덜 받고 ‘쌍포’ 위력을 보여줄 수 있다. 흥국생명은 이들을 앞세워 9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강한 점은 ‘쌍포’만이 아니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연경 ‘절친’이자 베테랑 미들블로커로 FA 자격을 얻은 김수지를 영입했다. 기존 미들블로커로 젊은 선수 이주아가 있지만, 김수지 영입으로 흥국생명은 중원에 무게감을 더할 수 있게 됐다.
5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김수지를 칭찬했다. 이날 득점은 없었지만, 아본단자 감독은 교체 투입시킨 김수지에 대해 “엄청난 공격 득점을 기대하는 건 아니다. 블로킹, 반격 상황, 서브와 같은 상황에서 좋은 모습을 기대한다. 오늘도 5점 차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브로 분위기를 바꿔줬고, 블로킹으로 상황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줬다. 경험을 통해 팀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들어준다”고 칭찬했다.
김연경도 “(김)수지가 처음에 와서 부상을 당해서 늦게 복귀전을 치렀다. 팀 적응이 어려울 텐데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고, 분명 자기 몫을 해내 승리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지는 같은 미들블로커들에게 경험을 앞세워 이야기해줄 수 있는 게 많다. 수지 덕분에 우리 높이도 작년과 비교해 보강이 됐다”고 했다.
더구나 흥국생명은 세터들이 점차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김다솔(26) 세터를 비롯해 지난 시즌부터 함께 뛰고 있는 또 다른 세터 이원정(23)이 공격수들과 손발을 잘 맞추고 있다. 김연경, 옐레나, 김미연 등 공격 득점을 책임지는 선수들이 자신있게 때릴 수 있는 것은 세터가 안정적으로 볼을 올려주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런 팀을 견제할 대항마는 없을까. 흥국생명의 다음 상대는 3위 GS칼텍스다. 두 팀은 오는 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맞붙는다.
GS칼텍스도 측면 공격이 좋은 팀이다. 강소휘와 외국인 선수 실바가 위력적이다. 실바는 득점 부문에서 전체 1위다. 공격 성공률은 김연경에 이어 2위(44.58%)다. 강소휘는 득점 부문에서 토종 선수 중 3위다. 흥국생명을 괴롭힐 수 있는 팀이다. 게다가 GS칼텍스 중원도 견고하다.
또 2위 현대건설도 눈여겨봐야 한다. 현대건설에는 최고 미들블로커 양효진이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3일 GS칼텍스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잡았다. 외국인 선수 모마가 23득점, 양효진이 17득점을 기록했다. 젊은 미들 블로커 이다현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고 정지윤도 부상 이후 자리를 잘 잡고 있다. 좋은 세터 김다인, 리베로 김연견을 보유하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3라운드가 진행 중인 V리그 여자부. 선두 흥국생명의 질주가 이어질지. 견제하는 팀들이 더 힘을 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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