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리 FC가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경기 하이라이트를 올렸다. 그런데 영상 제목이 심상치 않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6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에서 번리와 맞붙어 1-0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 선발로 출전한 황희찬은 팽팽하던 경기에서 승부사로 활약했다. 전반 42분 파블로 사라비아가 번리 수비의 패스 실수를 끊어낸 뒤 중앙으로 패스했고, 마테우스 쿠냐가 다시 오른쪽으로 공을 내줬다. 공을 잡은 황희찬은 침착하게 한 번 페이크를 주며 골키퍼를 무너뜨린 뒤 정확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이 골은 그대로 결승 골로 이어졌다.
동시에 또 한 번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홈에서 강한 면모를 이어갔다. 황희찬은 올 시즌 넣은 9골 중 6골을 홈에서 터트렸다. 지난 10월엔 1972-1973시즌 존 리차즈 이후 처음으로 울버햄튼 소속 홈 6경기 연속 득점 기록도 세웠다. 그는 지난 시즌 마지막 홈 경기였던 에버튼전을 시작으로 홈에서 열린 브라이튼, 뉴캐슬, 리버풀, 맨시티, 아스톤 빌라, 뉴캐슬전까지 쭉 골망을 흔들었다.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표에서도 4위로 올라섰다. 8골을 달성한 그는 올리 왓킨스(빌라), 재로드 보웬(웨스트햄)과 함께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렸다. 3위 손흥민(9골)과 격차는 단 한 골이다.
프리미어리그는 경기 종료 후 결승 골의 주인공 황희찬이 MOM(Man of the match)으로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팬 투표에서 무려 83.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에 오른 울버햄튼 수문장 벤틀리(6.4%)를 약 80% 차이로 크게 따돌렸다.
번리는 황희찬의 슈팅 장면을 영상 썸네일로 올렸고 제목은 '황희찬의 골은 차이를 증명한다(Hwang Hee-chan Goal Proves Difference)'였다. 비록 패배했지만, 황희찬을 경기의 주인공을 인정한 셈.
사실 번리가 한국인 선수를 주인공으로 한 영상을 게시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에서 토트넘 홋스퍼에 2-5로 패배한 번리는 공식 채널에 토트넘전 하이라이트 영상을 올렸는데, 이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의 활약을 집중 조명하며 손흥민의 골장면을 편집해 올렸다. 이 영상의 조회수는 현재 225만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이번 황희찬의 영상 역시 조회수를 의식해 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구단의 의도가 어떻든 한국인 입장에서는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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