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의 빈자리가 이렇게 컸던 것일까. ‘챔피언’ 나폴리가 몰락했다.
지난 시즌 33년 만에 스쿠데토를 들어올린 나폴리는 김민재가 뮌헨으로 이적한 뒤 몰락하고 있다. 나폴리는 세리에A 14라운드까지 7승3무4패로 리그 5위를 달리고 있다. 여전히 상위권이지만 지난 시즌 압도적 선두의 위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전력차이가 분명하다. 김민재가 뛰던 지난 시즌 나폴리는 38경기서 28승6무4패를 기록했다. 77득점에 실점은 28골에 불과했다. 경기당 실점은 0.74골에 불과했다. 나폴리는 경기당 2골을 득점했다. 득실차도 +59골로 압도적인 화력과 탄탄한 수비력을 동시에 자랑했다.
올 시즌은 전혀 다르다. 나폴리는 14경기서 26득점 17실점으로 득실이 +9다. 경기당 실점이 1.2골이다. 김민재가 뛰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경기당 0.46골을 더 먹고 있는 셈이다. 물론 수비를 김민재 혼자 하는 것은 아니다. 수치만 놓고 본다면 김민재가 경기당 반 골 정도는 막아줬던 것이다.
김민재가 이탈리아에서 얼마나 압도적인 선수였는지 수치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지난 시즌 김민재는 나폴리의 리그 최소 실점 28골을 이끌어냈다. 경기당 태클 1.6회, 가로채기 1.2회, 클리어링 3.5회, 슈팅 블록 0.7회 등 다방면에서 빛났다. 무려 3054분의 출전시간을 기록할 정도로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통곡의 벽’ 자체였다.
현재 김민재가 나폴리를 떠난 지 5개월이 넘었지만 아직도 나폴리 팬들은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 김민재가 남긴 발자취도 아직 선명하다.
이탈리아 축구선수협회(AIC)는 5일 주관 시상식 ‘그란 갈라 델 갈치오’에서 2022-2023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베스트11 멤버로 김민재를 선발했다.
지난 시즌 나폴리를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끈 선수들이 대거 수상자 명단에 올랐다.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빅터 오시멘을 필두로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 조반니 디로렌초, 김민재까지 무려 5명의 나폴리출신 선수가 베스트11을 장악했다.
최우수 감독상은 나폴리 우승주역 루치아노 스팔레티 전 감독에게 돌아갔다. 스팔레티 감독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나폴리에서 물러난 뒤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뮌헨 이적후에도 김민재의 활약상은 대단하다. 김민재는 지난 쾰른과의 경기를 포함해 전체 1575분을 뛰며 분데스리가 모든 선수 중 출전 시간 1위를 차지했다. 독일 현지에서도 ‘김민재 혹사론’이 불거졌다. 뮌헨 단장과 토마스 투헬 감독도 김민재의 출전시간이 많다며 미안함을 표현할 정도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