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31, 노리치 시티)의 ‘국대 아웃’이 ‘토종득점왕’ 주민규(33, 울산)에게 희망고문이 되고 있다.
2023 시즌 주민규는 36경기서 17골을 터트리면서 울산의 2연패에 큰 공을 세웠다. 주민규는 티아고(대전)와 17골로 동률을 이뤘지만 출전시간이 적어 2년 만에 다시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은 반대였다. 주민규는 17골로 조규성과 동률을 이뤘지만 출전시간이 많아 득점왕을 내줬다. 2021년 22골로 득점왕에 오른 주민규는 올 시즌 득점왕과 우승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K리그1 3시즌 연속 최다골의 주인공이다.
지난 3시즌 간 K리그서 무려 56골을 터트린 주민규다. 그보다 많이 득점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국가대표팀 감독은 늘 그를 외면하고 같이 경쟁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해외파 공격수들이 더 뛰어나다고 판단한 것이다.
황의조 '국대 아웃' 과연 '토종득점왕' 주민규에게 기회가 돌아갈까?
세계적인 공격수출신 클린스만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공교롭게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관전한 경기가 바로 주민규의 울산전이었다. 파울루 벤투에게 늘 외면받던 주민규도 희망을 걸었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주민규를 대표팀에 불러 테스트조차 하지 않았다. 스코틀랜드까지 날아가 오현규 경기를 체크하는 열성을 보이는 클린스만이지만 정작 바로 옆에 있는 주민규는 경쟁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황의조의 ‘국대 아웃’은 다시 한 번 주민규에게 희망고문이 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달 28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황의조에 대해 사실관계에 대한 수사기관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는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황의조의 아시안컵 출전은 사실상 불발될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황의조를 대체할 공격수로 주민규를 뽑지 않을까 하는 ‘희망고문’이 나오고 있다. 토종 공격수 중에서 주민규만큼 큰 성과를 낸 선수가 없다는 점에서 그의 대표팀 발탁은 충분히 고려사항이다.
K리그 보지 않는 클린스만, '주민규 외면' 또 계속될 듯
문제는 클린스만 감독이 K리그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클린스만은 이미 “기존 선수들의 조직력이 중요하다. 아시안컵을 위한 구상을 마쳤다”고 공언했다. 가뜩이나 해외파 의존도가 심한 클린스만 감독이다. 테스트도 없이 아시안컵 실전무대에 곧바로 주민규를 뽑아서 데려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아시안컵 전까지 A매치도 없는 상황에서 모험과 실험을 하기는 이미 늦었다. 결국 기존에 클린스만이 뽑았던 자원이 추가로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공격수가 더 필요하다면 손흥민이나 황희찬이 최전방에 서는 등 기존 자원을 활용한 차선책으로 대응할 전망이다.
주민규는 “모든 선수가 국가대표를 꿈꾼다. 나도 동기부여를 갖지만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며 태극마크에 대한 큰 미련을 버린 초연한 자세를 취했다. 주민규뿐만 아니라 다른 K리거들 역시 ‘K리그에서 열심히 하면 대표팀에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진지 오래다.
결국 대표팀 공격수 자리는 새 얼굴 합류 없이 조규성과 오현규가 선발자리를 놓고 내부에서 경쟁할 전망이다. 5일 덴마크리그서 첫 멀티골을 터트린 조규성이 한 발 앞서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