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파전이다. 격차는 한두 골이다. 누가 2023년 득점왕으로 등극한다고 하더라도 하등 이상할 리가 전혀 없을 만치 극히 미세한 간극이다. 외연을 어떻게 한정하느냐에 따라 선두에 나선 골잡이의 얼굴이 달라질 정도다. 그래서 더욱 흥미롭기 그지없는 2023년 득점왕 겨룸이다.
청년과 장년의 힘겨루기가 더욱 승부의 끝을 예단하기 힘들게 한다. 엘링 홀란(23, 맨체스터 시티)과 킬리안 음바페(25, 파리 생제르맹)는 연부역강의 패기를 바탕으로 한 가공할 득점력을 내세운다. 반면 해리 케인(30, 바이에른 뮌헨)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 알나스르)는 식지 않는 열정에서 우러나는 빼어난 골 솜씨로 맞선다.
한두 골 차 각축 벌이는 4파전… 승부는 지금부터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또 하나의 흥미진진한 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올 한 해 세계 각종 대회 개인별 득점 기록을 산출해 2023년 세계 베스트 글로벌 골잡이(IFFHS Men’s World Best Global Goal Scorer 2023) 리스트를 공개했다.
올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11개월에 걸친 이번 통계 자료에서, 맨 윗자리는 홀란이 차지했다. “골에 관해선, 나에게 물어보라” 말하는 양 기세등등한 득점력을 앞세워 ‘축구 천하’를 누비는 으뜸 골잡이임을 다시금 뽐낸 홀란이다(표 참조). 홀란은 케인을 한 걸음 차(50-49골)로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
그런데 이 순위는 하루 전 역시 IFFHS가 발표한 내용과는 180° 가깝게 바뀌었다. 지난 2일 공개된 세계 최고 내셔널 톱 디비전 득점 순위에선, 케인이 홀란을 따돌리고(35-29골) 맨 윗자리에 앉은 바 있다. 이 부문에서, 홀란은 3위에 그쳤다(OSEN 12월 3일 치 '최규섭의 청축탁축' 참조).
홀란은 리그에선 비록 3위에 그쳤으나, 각 대회에서 고르게 골을 사냥해 역전에 성공했다. 리그 29골을 비롯해 리그컵(NATIONAL CUPS) 3골, 국제 클럽 대항(ICC=INTERNATIONAL CLUB COMPETITIONS) 12골, A매치(NATIONAL TEAMS) 6골을 엮어 모두 50골을 터뜨리며 선두로 뛰어올랐다.
케인은 1골 차로 뒤지며 2위에 자리해, 더욱 진한 아쉬움을 느껴야 했다. 케인은 리그 35골, 리그컵 1골, ICC 4골, A매치 9골 등 모두 49골을 뽑아냈다.
호날두와 음바페는 홀란에겐 2골 차로, 케인에겐 1골 차로 각각 뒤지며 나란히 3위(48골)에 자리했다. 호날두는 비록 리그컵에선 한 골도 없었으나, 리그(29골)-ICC(9골)-A매치(10골)에서 강세를 보여 3위에 오르는 관록을 뽐냈다. 음바페도 언제든지 선두 도약을 노릴 수 있는 거리를 유지했다. 2위에 오른 리그 30골을 디딤돌로 한 강세였다. 리그컵 5골, ICC 3골, A매치 10골 등 고르게 골을 포획했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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