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맨시티)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23)이 아리송한 주심의 판정에 폭발했다. 그런데 이 주심이 알고보니 얼마 전에도 판정으로 문제가 있었던 심판이었다.
홀란은 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과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원정 홈경기 도중 이례적으로 분노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3-3으로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 3분 30초가 흐른 상황. 홀란은 중원까지 내려 와 볼을 받는 과정에서 에메르송 로얄에게 파울을 당해 넘어졌다. 하지만 홀란은 넘어진 상황에서 바로 전방에 있던 잭 그릴리쉬에서 패스를 줬다.
그릴리쉬는 토트넘 오프사이드 트랩을 통과,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설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주심이 휘슬을 불어 경기를 중단시켰다. 홀란의 반칙을 인정하는 프리킥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홀란을 비롯한 맨시티 선수들은 곧장 주심에게 달려 들어 불만을 드러냈다. 주심이 어드밴티지 사인을 준 상황으로 이해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방송 리플레이 장면에 주심이 파울 신호에도 맨시티가 경기를 계속 진행할 수 있도록 유리한 신호를 줬다.
주심의 휘슬이 불리지 않았다면 맨시티는 승리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릴리쉬가 토트넘 골키퍼 비카리오와 일 대 일로 맞설 수 있는 상황이었다. 추가시간 5분이 주어진 상황이었기에 쐐기골로 연결될 수 있었다.
이후 경기는 판정 번복 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양 팀은 그대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홀란과 맨시티 선수들은 경기 후에도 주심에게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홀란은 마지막까지 분을 삭히지 못했다. 터널로 들어가던 홀란은 이날 2-2를 만드는 동점골을 넣은 토트넘 미드필더 지오바니 로 셀소와 어깨를 부딪히자 서로 설전을 주고 받기도 했다.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은 홀란은 경기 후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에 문제의 장면이 담긴 영상을 올리며 "Wtf"이라는 욕설의 글을 남기기까지 했다.
평소 승부욕이 강하지만 화를 잘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홀란을 이처럼 극도로 분노하게 만든 주심은 누구였을까. 알고 보니 전적이 있었던 사이먼 후퍼(41)였다.
후퍼는 지난 10월 토트넘과 리버풀의 7라운드 맞대결 도중 전반 34분 루이스 디아스의 선제골을 오프사이드로 판정, 골을 취소하는 오심을 저질러 문제가 되기도 했다. 비디오 판정(VAR)까지 했으나 잘못된 소통으로 오심을 범한 것이다.
당시 경기 후 프로경기심판기구(PGMOL)는 "디아스의 골은 심판의 판정으로 인해 득점으로 인정되지 못했다. 이것은 명백한 오심"이라고 고개를 숙인 바 있다. 경기는 토트넘이 2-1로 이기면서 결과적으로 리버풀의 승점 손해로 이어졌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경기 후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미켈 아르테타 아스날 감독과 같은 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영상을 다시 보면 주심이 이미 플레이를 하라고 지시했고 그 이후 휘슬이 불렸다. 패스 후였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나는 심판들을 비판하고 싶지 않다. 가끔 터치라인에서 이성을 잃을 때도 있지만 여기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그것 때문에 무승부를 기록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맨시티의 탄탄한 중원과 측면의 지원을 받은 홀란은 토트넘 수비진을 상대로 여러 차례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홀란은 이날 공격 포인트 없이 경기를 마쳐야 했다.
홀란은 이날 침묵에도 여전히 14골로 리그 득점 선두 자리를 지켰다. 2위(10골)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는 4골 차. 이날 골을 기록한 3위(9골) 손흥민과는 5골 차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