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히지 않는 공격 축구로 각광을 받고 있는 앤지 포스테코글루(58) 토트넘 감독을 향해 아스날 전설이 경고를 보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오는 4일(한국시간) 오전 1시 30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4라운드 원정경기에 나선다.
개막 후 10경기 무패(8승 2무) 행진을 펼치며 리그 선두를 달렸던 토트넘은 최근 3연패로 6위까지 내려 앉았다. 지난달 첼시와 11라운드 홈경기서 제임스 매디슨과 미키 반 더 벤을 부상으로 잃었고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기가 퇴장을 당했기 때문이다.
매디슨과 반 더 벤은 내년이 돼야 돌아올 수 있고 로메로는 3경기 출장 처분 징계를 받은 상태다. 우도기 역시 상태가 좋지 않다. 로드리고 벤탄쿠르마저 쓰러졌다. 가뜩이나 즐비한 부상 속에 중원과 수비 핵심이 한꺼번에 이탈, 3경기 연속 역전패를 받아들여야 했다.
하필 이 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를 만났다. 지난 시즌 트레블(프리미어리그,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을 달성한 맨시티는 이번 시즌에도 당연히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토트넘은 맨시티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에 나서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앞선 3경기에서 주전 이탈 속에서도 자신의 축구 철학인 공격 축구를 굽히지 않았다. 이기든 지든 상관 없이 수비 라인을 끌어올리는 '닥공(닥치고 공격)'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무패 행진을 달리는 동안 소위 '앤지볼'을 고집했으나 내용은 물론 결과도 좋았던 토트넘이다. 하지만 주력들이 없는 상태에서도 여전한 공격 축구를 이어가자 전문가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서서히 높이고 있다.
아스날 전설 폴 머슨은 2일 영국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토트넘이 평소 해오던 방식으로 맨시티를 상대할 수는 없다. 위대한 감독은 상황을 변화시킨다"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던졌다.
머슨이 떠올린 경기는 지난 12년 전인 2011년 8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아스날이 벌인 2011-2012시즌 리그 경기를 말한다. 당시 주전 7명이 부상을 당한 아스날은 웨인 루니가 해트트릭을 기록하고 박지성 등이 골을 넣은 맨유에 2-8로 대패했다.
머슨은 "자신의 강점을 갖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면서 "때로는 '이번 주말에 그렇게 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말해야 하고 그들은 그것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이 경기를 진다면 4연패다. 부상자들이 있는 상태에서 갖는 4경기다. 적어도 3경기에서는 승점을 1점이라도 따내는 데 주력했어야 했다"면서 "이 3경기를 모두 이기려 했다는 것은 때로 그 선수들을 얻지 못한다. 팬들은 바보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이 만약 패한다면 지난 2004년 10월부터 11월까지 6연패를 당한 이후 거의 19년 만에 처음으로 리그 4연패를 기록하게 된다. 또 토트넘이 선제골을 넣고 패한다면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선제골을 넣고 4연패하는 팀이 된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철학을 굽히지 않을 작정이다. 그는 맨시티전에 앞선 가진 기자회견서 "난 결과를 원한다. 우리가 이런 경기 방식을 유지하는 것은 이 방법이 결과를 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우린 우리의 정체성을 유지할 것이며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면서 "남을 따라만 가는 것은 쉽다. 그러나 늘 어려운 시기는 있기 마련이고 우린 지금 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팀과 조직은 특정 시점에서 흔들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상대 맨시티에 대해 "맨시티는 여전히 매우 좋은 축구를 보여주고 있다. 맨시티전은 하나의 팀으로, 그리고 특정한 방식으로 경기하려 노력하는 우리에게 매우 좋은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믿을 구석은 결국 손흥민이 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를 상대로 프리미어리그에서 7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넣은 11골, 제이미 바디(레스터 시티)의 9골에 이어 3번째 많은 득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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