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들이 운동장에서 격투기로 선수로 변했다. 집단구타도 마다하지 않았다.
중국슈퍼리그 소속 저장FC는 지난달 29일 중국 후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 H조 예선 5차전’에서 태국팀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3-2로 이겼다. 부리람(2승3패, +0)이 3위, 저장(2승3패, -4)이 4위다.
경기 후 대형사고가 터졌다. 부리람 선수가 중국 선수에게 맞아서 넘어졌다. 이에 화가 난 부리람의 아제르바이젠출신 공격수 라밀 셰이다예프가 저장상 미드필더 장자치에게 돌진했다. 그러자 중국선수들이 세이다예프를 집단으로 구타했다.
화가 난 부리람 선수들까지 중국선수들과 엉키면서 순식간에 운동장이 격투기장으로 변했다. 이날 두 팀은 7장의 옐로카드를 주고받으며 격렬한 경기를 치렀다. 경기 중에 쌓였던 감정이 결국 경기 후에 폭발한 것이다.
중국관중들까지 흥분해서 화를 키웠다. 중국 홈팬들이 태국 선수들에게 “패배자들”이라고 합창했다. 중국팬들이 집단구타한 중국선수들을 옹호한 것이다. 양팀의 패싸움은 약 1분 정도 지속됐다. 경기장 보안요원들이 출동해서 선수들을 뜯어 말린 뒤에야 겨우 사태가 진정됐다.
K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도 사건에 연루됐다. 지난 시즌 울산현대 우승주역 레오나르도는 저장 선수로 선발출전해 전반 27분 1-1을 만드는 동점골을 넣었다. 부리람의 센터백은 다름 아닌 지난 시즌 성남에서 뛰었던 김민혁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해당사건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자체조사를 통해 해당선수들을 징계하겠다고 공언했다. 싸움에 가담한 선수들에게 AFC 차원에서 출전금지 및 벌금 징계가 내려질 전망이다.
하지만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태국 ‘시암 스포츠’의 2일 보도에 따르면 경기 후 중국선수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해 분이 풀리지 않은 세이다예프는 곧바로 자신의 SNS에 중국선수들을 겨냥한 선전포고를 했다. 그는 “나는 아직 여기 있다! 주소를 대라”고 요구하며 중국선수들에게 ‘현실판 맞짱’을 제안했다.
세이다예프는 저장FC의 공식 SNS 주소까지 게시물에 태그하는 패기를 보였다. 해당 구단의 팬들까지 게시물을 모두 볼 수 있었던 셈이다. 여기에 중국팬들이 반응하며 “여기로 오라! 현실에서 싸움을 하자!”, “중국선수들에게 맞고 아직 정신을 덜 차렸구나?”, “더 맞아야겠다!”라며 격한 대응을 했다.
아제르바이잔 국가대표인 세이다예프는 187cm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윙포워드다. 27세의 그는 지난 2013년 러시아프로팀 제니트에서 데뷔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