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를 30점을 마무리했을 때와 다른 팀이 됐다. 원래 우리가 알던 다나와 e스포츠 특유의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2일차 하루 만에 무려 70점을 쓸어담고 단독 선두가 된 다나와 선수단은 3일차 경기에서도 최후의 승자로 남겠다는 각오가 분명했다.
다나와 e스포츠는 2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 앳 센트럴 플라자 랏프라우 방콕 컨벤션 센터홀에서 열린 ‘2023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이하 PGC)’ 그랜드 파이널 2일차 두 번째 경기 매치8에서 10킬 치킨으로 단숨에 20점을 뽑아내면서 도합 60점으로 전반부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고, 매치11부터는 1위 자리를 꿰차면서 결국 100점으로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1일차 선두였던 베로니카 세븐(V7)은 8점을 추가하는데 그치면서 도합 57점으로 11위까지 순위가 밀려났다. 15위로 1일차 끝냈던 젠지 역시 극도의 부진 끝에 10점을 겨우 획득하면서 31점을 기록, 최하위로 추락했다.
경기 후 미디어 인터뷰는 다나와 e스포츠의 열성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팬 들은 현장에 모인 태국 팬들과, 세계 각지에서 모인 글로벌 팬들과 열띤 응원전을 벌이면서 선수단을 응원 중이다. 다나와 선수단은 인터뷰 후 간단한 팬 사인회를 진행해 팬들의 응원을 조금이나마 보답했다.
‘서울’ 조기열은 “1등까지는 생각 못했다. 100% 기량이 나온 것 같아 기분 좋다”며 환한 웃음으로 2일차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쏘닉’ 신명관 감독은 “사실 2일차 1위로 마무리하긴 했는데 아직 끝날 때 까진 끝난 게 아니라 생각하고 선수들도 마찬가지 생각일거다. 올해 마무리하는 마지막 대회인데 하루하루가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것을 오늘 선수들이 다 이겨내고 1등으로 마무리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덧붙여 신 감독은 “1일차 에서는 전체적으로 팀 적인 피드백은 많이 안했다. 개개인 실수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선수들이 더 잘 알기에 굳이 터치 안 했다. 어제 사실 그런 실수가 안 나오려면 편안하게 게임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방법은 배틀그라운드에서는 운영 뿐이다. 어제 저와 룸메이트인 이노닉스 선수와 많은 이야기 나누면서 운영적 방면에서 게임을 편하게 하도록, 실수가 아예 안 나오는 상황을 만들려고 대화를 많이 했다. 그게 잘 드러났는지는 모르겠으나 저도 똑같이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내일은 힘든 날이 될 수도 있겠지만 힘든 날도 꼭 잘 풀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3일차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징크스처럼 굳어져 버린 1일차 부진에 대해 ‘이노닉스’ 나희주는 슬로우 스타터라는 유쾌한 농담으로 인터뷰를 지켜본 팬 들의 박수를 받아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보는 입장에서 재미있으셨을 것 같아 다행이다. 점수를 1일차도 똑같은 마음가짐이었지만 잘 안된 것 뿐이다. 오더라고 해봤자 틀을 정해준 것 뿐이고 상황에 팀원들이 잘 해줘서 저보다는 다들 잘 했다고 생각한다.”
3일차 핵심 전장과 키 플레이어에서 ‘이노닉스’ 나희주는 자신과 미라마를, 신명관 감독은 ‘살루트’ 우제현과 비켄디를 꼽았다.
“미라마 전장에서 이노닉스 선수가 활약해야 할 것 같다. 저는 미라마 활약이 좋았던 선수다. 멋진 장면은 다 미라마에서 나왔다.” (‘이노닉스’ 나희주)
“내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장은, 사실 다 중요하긴 하겠지만 우리 팀 상황에서 보자면 비켄디가 제일 중요할 것 같다. 거점으로서 많이 바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일 제일 중요한 키 플레이어는 제 생각에 살루트 선수다. 우제현 선수가 무관 탈출해야 한다.”(신명관 감독)
‘로키’ 박정영은 “내일 후회없는 경기 할 거다. 그 동안 선수하며 쌓아온 것 내일 모조리 쏟도록 노력하겠다. 우승은 우리다. 나는 항상 이렇게 이야기했다. 우승하고 내일 또 이야기하면 좋겠다”며 하루 남은 그랜드파이널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서울’ 조기열은 “아직 마지막 날이 남아서 최종 1등이 아니다. 너무 설레발 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도 최대한 변수 없이 오늘의 마음가짐 처럼 내일도 임할테니 많은 응원 바란다. 관중석에 트위스티드 마인즈 팬 분들이 많던데 내일은 꼭 그보다 큰 목소리로 응원 바란다”는 팬들에게 당부의 말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끝으로 신명관 감독은 “당연히 우승하려고 최선을 다 할 거다. 준비했던 대로, 선수들이 내일 마지막 하루는 본인의 닉네임 대로 그런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 현지에서도 오가다 보면 많은 한국과 현지 팬 분들이 계신데 그 분들에게 항상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사실 경기가 끝나고 보면 기진맥진한 모습일 수 있는데 팬 분들을 생각하지 않아서 항상 사인을 못해드리거나 오랜 시간 응대를 못해드리는 것이 아니다. 성적으로 보여드려야 더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이해를 바란다. 내일 꼭 우승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