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원은 죽었다' 2023년, 수원은 어쩌다 강등팀이 되었나[오!쎈 수원]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2.03 07: 37

결국 '푸름'은 지켜지지 못했다. 2023년 12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의 빛깔은 푸른빛이 아닌 잿빛이었다.
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최하위는 수원의 몫이 됐다. 수원은 8승 9무 21패, 승점 33점으로 수원FC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다득점에서 35골대44골로 밀리면서 12위를 벗어나지 못하며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잔인한 현실을 받아들게 됐다.

수원 삼성이 결국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창단 28년 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다.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경기 종료 후 수원 염기훈 감독 대행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수원 삼성이 결국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창단 28년 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다.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경기 종료 후 수원삼성 관중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수원 삼성이 결국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창단 28년 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다.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경기 종료 후 수원삼성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수원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이다. 수원은 1995년 창단 이후 줄곧 1부리그를 지켜왔다. K리그 우승 4회, FA컵 최다 우승(5회, 전북과 동률)에 빛나는 전통의 명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감독을 두 번이나 교체하고도 꼴찌로 추락하며 2024년은 K리그2에서 맞이하게 됐다.
리그 개막 10경기 무승+사령탑 교체만 2번...시즌 내내 최악이었던 2023년
대전하나시티즌이 돌아온 '축구수도 더비'에서 승리하며 '축구특별시' 자격을 보여줬다.대전은 19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4라운드 맞대결에서 수원삼성을 3-1로 제압했다. 이로써 대전은 2승 2무로 승점 8점을 마크했고, 첫 승 사냥에 실패한 수원은 1무 3패로 승점 1점에 머물렀다.경기 종료 후 수원 이병근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이 아쉬운 표정 속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 2023.03.19 /sunday@osen.co.kr
FC서울이 ‘100번째 슈퍼매치’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FC서울은 2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8라운드에서 수원 삼성과 홈 경기에서 나상호의 4경기 연속골과 황의조의 K리그 복귀 필드골을 앞세워 3-1 승리를 거뒀다.서울은 승점 16(5승 1무 2패)를 마크하면서 리그 2위로 올라섰다. 반면 개막 직후 아직 승리가 없는 수원은 이병근 감독 사퇴 이후 최성용 수석코치 대행이라는 극약 처방으로 나선 슈퍼 매치에서도 패배하면서 승점 2(2무 6패)에 머물렀다.경기를 마치고 수원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3.04.22 / dreamer@osen.co.kr
정말 바람 잘 날 없는 시즌이었다. 수원은 시즌 초반 리그 10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지난 시즌 중도 부임해 팀을 이끌던 이병근 감독은 7라운드 제주전 패배 후 경질됐다.
수원은 11라운드가 인천전에서 대망의 첫 승을 신고했다. 날짜로는 5월 5일, 개막한 지 두 달이 훌쩍 넘은 시기였다. 최성용 감독대행의 마지막 경기에서 일궈낸 눈물의 1승이었다.
수원은 김병수 감독을 선임하며 위기 타파에 나섰다. 김병수 감독은 데뷔전에서 전북에 0-3으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13라운드 강원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하지만 김병수 감독 체제도 오래가지 못했다. 수원은 31라운드 대전전에서 1-3으로 무릎 꿇으며 4연패에 빠지자 김병수 감독을 경질했다. 지난 5월 소방수로 부임했던 그는 5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수원에서 성적은 20경기 4승 5무 11패였다.
2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수원이 염기훈 감독 대행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2023.11.25 /rumi@osen.co.kr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수원 삼성과 강원FC의 경기가 열렸다. 후반 수원 염기훈 감독 대행이 지시를 내리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두 차례나 감독을 교체한 수원. 마지막 선택은 염기훈 감독대행 선임이었다. 플레잉코치로 뛰고 있던 그는 사실상 지도자 경험이 전무함에도 시즌 7경기만 남은 상황에서 '꼴찌 탈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벼랑 끝에 몰린 수원은 정규 라운드 최종전에서 포항을 1-0으로 잡아내며 희망을 쐈다. 하지만 파이널 라운드에서 제주에 0-2로 패하고, 대전과 2-2로 비기며 최하위 탈출과 멀어졌다. 특히 대전전은 홈에서 두 골 차로 앞서 나가다가 비긴 경기였기에 더욱 충격이 컸다.
이젠 정말 한 경기 한 경기가 다이렉트 강등으로 직결될 수 있는 상황. 올 시즌 K리그1 12위는 사실상 수원으로 굳어지는가 싶었다. 11위 강원과 승점 차는 다시 4점으로 벌어졌기 때문.
수원 더비·슈퍼매치 승리에도...결국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2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에서 수원 삼성은 FC서울에 바사니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앞선 슈퍼매치서 3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던 수원은 단두대 슈퍼매치서 승리하면서 기사회생했다.이날 승리로 승점 32(15승 12무 10패)를 마크한 수원은 미약하나마 12위(다이렉트 강등) 탈출을 꿈꾸게 됐다. 같은 시간 강원 FC(승점 33)가 수원 FC(승점 32)를 2-0으로 제압했기 때문. 10위 강원, 11위 수원 FC, 12위 수원 순. 수원 FC와 수원은 승점 동률이나 다득점(수원 FC 43득점, 수원 35득점)으로 순위가 갈렸다.마지막 라운드에서 수원은 홈에서 강원과 격돌한다. 같은 시간 수원 FC는 홈에서 제주 FC와 격돌한다. 결국 마지막 라운드 결과에 따라 생존 여부가 모두 갈리게 된다.경기를 마치고 수원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3.11.25 /rumi@osen.co.kr
2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에서 수원 삼성은 FC서울에 바사니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앞선 슈퍼매치서 3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던 수원은 단두대 슈퍼매치서 승리하면서 기사회생했다.이날 승리로 승점 32(15승 12무 10패)를 마크한 수원은 미약하나마 12위(다이렉트 강등) 탈출을 꿈꾸게 됐다. 같은 시간 강원 FC(승점 33)가 수원 FC(승점 32)를 2-0으로 제압했기 때문. 10위 강원, 11위 수원 FC, 12위 수원 순. 수원 FC와 수원은 승점 동률이나 다득점(수원 FC 43득점, 수원 35득점)으로 순위가 갈렸다.마지막 라운드에서 수원은 홈에서 강원과 격돌한다. 같은 시간 수원 FC는 홈에서 제주 FC와 격돌한다. 결국 마지막 라운드 결과에 따라 생존 여부가 모두 갈리게 된다.경기를 마치고 수원 삼성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2023.11.25 /rumi@osen.co.kr
3경기를 남겨둔 상황. 희망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수원은 올 시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수원FC와 '수원 더비'에서 극적인 3-2 승리를 거두며 꼴찌 탈출의 불씨를 살렸다. 그것도 '중원의 핵심' 카즈키가 전반 15분 만에 퇴장당한 수적 열세에서 얻어낸 승점 3점이었기에 더욱 귀중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이어진 FC서울과 '슈퍼매치'. 적지에서 펼쳐진 경기였지만, 수원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수원은 가장 중요한 순간, 서울을 잡아내고 희망의 노래를 이어갔다. 패했다면 사실상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되는 위기였지만, 올 시즌 처음으로 서울을 꺾으며 생존 가능성을 남겼다. 
운명의 최종전. 상대는 10위 강원이었다. 마지막 경기까지 꼴찌를 벗어나지 못한 수원은 무조건 승점을 따내야 했다. 패하면 그대로 12위가 확정되면서 자동 강등, 비길 시에는 수원FC가 제주에 패하기만 기도해야 했다.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수원 삼성와 강원FC 경기가 열렸다. 경기 시작에 앞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수원 삼성이 결국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창단 28년 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다.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경기 종료 후 수원 삼성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어찌 됐건 이기기만 하면 꼴찌는 벗어나는 상황. 이제는 수원에도 자력으로 다이렉트 강등을 피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팬들도 '결과로 푸름을 지켜내', '간절함을 넘어 처절함으로 마지막까지'라는 문구를 내걸며 간절한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수원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날 수원은 홈에서 강원에 주도권을 내준 채 수비하는 데 집중했다. 게다가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에 선제골을 허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대로라면 수원은 비기기만 해도 11위로 올라설 수 있는 상황.
수원 삼성이 결국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창단 28년 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다.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경기 종료 후 분노한 수원 삼성 팬이 선수단을 향해 야유를 보내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수원 삼성이 결국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창단 28년 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다.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경기 종료 후 수원 염기훈 감독 대행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그렇게 수원은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일단 웅크린 뒤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생각처럼 보였다. 그러나 수원FC가 동점골을 넣으며 비상 사태가 됐고, 수원도 후반 들어 부랴부랴 공격을 펼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날카로움이 부족했다. 결국 수원은 강원 골문을 열지 못한 채 강등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90분 내내 열띤 응원을 보내던 수원 팬들은 모두 침묵에 빠졌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자리에 선 채 그대로 얼어붙었다. '나의 수원은 죽었다'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수원 선수들도 경기장 위에 주저앉거나 엎드려 울었고, 염기훈 감독대행도 눈물을 참지 못했다.
줄어든 투자와 최악의 효율성, 위기를 위기인지 몰랐던 1년...염기훈과 수원의 '새드 엔딩'
수원 삼성이 결국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창단 28년 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다.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후반전 수원 삼성 염기훈 감독 대행이 관중을 향해 사과의 말을 전하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수원 삼성이 결국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창단 28년 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다.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경기 종료 후 수원 삼성 선수단이 관중들의 야유를 받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경기 후 염기훈 감독대행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관중석 앞으로 다가가 한동안 고개를 숙였고, 마이크를 쥐고 "팬분들에게 정말 죄송하고 사과드리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뒤 눈시울을 붉혔다. 
염기훈 감독대행은 기자회견장에서도 좀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팬분들한테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선수들도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왔다. 선수단에게도 미안하고, 팬분들에게도 고개를 들 수 없을 만큼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수동적인 태도를 취한 게 결국 악수가 됐다. 정경호 강원 수석코치는 "역시 수원은 홈에서 이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비적인 축구를 했다. 그 덕에 우리가 공격을 펼치면서 측면에서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라며 "생각보다도 위협적인 장면이 없었다. 많은 홈팬들 앞에서 공격적으로 나왔으면 우리도 힘들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염기훈 감독대행은 모두 자기 탓으로 돌렸다. 그는 "경기를 하다 보면 언제나 생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부족함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그 안에서 최선을 다했다. 내가 너무 부족해서 그런 상황이 나왔다. 결과가 이렇게 나온 건 내 잘못이 크다. 내 부족함이 가장 크지 않았나 싶다"라고 자책했다.
수원 삼성이 결국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창단 28년 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다.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경기 종료 후 수원 삼성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수원 삼성이 결국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창단 28년 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다.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경기 종료 후 수원 삼성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수원의 다이렉트 강등. 염기훈 감독대행이 지난 2010년 수원에 선수로 도착했을 때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다. 
그는 "내가 처음 수원에 왔을 때는 지금과 많이 달랐다. 이름 있는 선수도 많았고, 구단 예산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열악해진 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더 좋은 선수들이 함께 있었더라면'이란 생각도 든다. 하지만 분명히 지금 우리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고, 정말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효율성이다. 지금도 수원의 예산 자체는 중위권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원은 최근 몇 년간 성공적인 이적시장을 보낸 적이 드물다. 특히 한 해 성적을 좌우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영입만 해도 크르피치, 제리치, 니콜라오, 그로닝 등 실패 사례로 가득하다. 올해 데려온 뮬리치와 바사니, 웨릭포포도 절대 성공이라고 볼 수 없다.
염기훈 감독대행 역시 "(효율 문제도) 맞는 이야기다. 과거보다는 열악하다고 말했지만, 적재적소에 쓰지 못한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선수 영입이든 뭐든 간에 그런 부분도 없다곤 말하기 어렵다"라고 인정했다.
올 시즌 K리그1 후반기 절정의 골 감각을 뽐냈던 오현규가 수원 삼성을 잔류의 길로 이끌었다.K리그1 수원은 29일 오후 2시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2 FC안양과 하나원큐 K리그 2022 승강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치러 연장 승부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전후반을 1-1로 마친 뒤 연장 후반전 오현규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승전고를 울렸다.승리가 확정된 순간 수원 오현규, 안병준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10.29 /ksl0919@osen.co.kr
수원은 지난 시즌에도 K리그1 10위에 그쳤고, FC안양과 치열한 승강 플레이오프(PO) 접전 끝에 기사회생했다. 그것도 2차전 연장 120분 승부가 끝나기 직전 '슈퍼 루키' 오현규의 천금 같은 득점 덕분이었다. 
정말 지옥 입구에서 살아 돌아온 수원. 뼈를 깎는 쇄신을 약속했지만, 그리 달라진 건 없었다. 수원은 다른 팀과 달리 해외 전지훈련도 떠나지 못했고, 감독 입맛에 맞는 선수도 좀처럼 데려오지 못했다. 부랴부랴 데려온 선수들도 대부분 K리그2 출신 선수들이었다.
FC서울이 ‘100번째 슈퍼매치’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FC서울은 2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8라운드에서 수원 삼성과 홈 경기에서 나상호의 4경기 연속골과 황의조의 K리그 복귀 필드골을 앞세워 3-1 승리를 거뒀다.서울은 승점 16(5승 1무 2패)를 마크하면서 리그 2위로 올라섰다. 반면 개막 직후 아직 승리가 없는 수원은 이병근 감독 사퇴 이후 최성용 수석코치 대행이라는 극약 처방으로 나선 슈퍼 매치에서도 패배하면서 승점 2(2무 6패)에 머물렀다.사진은 경기를 앞두고 수원 팬들이 내건 현수막.  2023.04.22 / dreamer@osen.co.kr
수원 삼성이 결국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창단 28년 만에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됐다.수원 삼성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강원 FC와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경기 종료 후 수원 염기훈 감독 대행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그 결과는 감독 교체 2회, 구단 역사상 최단기간 재임 신기록 2회(이병근 감독: 약 1년, 김병수 감독: 약 4개월 20일), 그리고 다이렉트 강등이었다.
정경호 강원 수석코치도 "(수원의 강등을) 단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다. 수원이 작년에 PO까지 갔다가 살아남았다. 그때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서 더 나아가고, 리딩클럽으로서 다시 자리 잡을 거라고 생각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제 수원은 '구단 전설' 염기훈과도 최악의 형태로 작별한다. 그는 수원에서만 333경기 49골 87도움, FA컵 우승 3차례를 기록한 '왼발의 사나이'지만, 제대로 된 은퇴식도 하지 못한 채 이대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염기훈과 수원의 13년 동행은 2부 강등이라는 역사에 남을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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