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즈"라는 최준용(29, KCC) 말대로 SK 노장선수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부산 KCC는 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23-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서울 SK를 74-72로 눌렀다. 8위 KCC는 5승 8패가 됐다. 4위 SK는 8승 7패로 3연패에 빠졌다.
KCC로 이적한 최준용의 첫 잠실방문으로 화제를 모았다. 비시즌 FA 자격을 얻은 최준용은 KCC와 보수총액 6억 원, 계약기간 5년의 조건으로 입단에 합의했다. 2016년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SK에 입단한 뒤 우승트로피와 MVP까지 차지한 최준용이 처음으로 소속팀을 옮겼다.
이적 후 최준용은 오세근을 영입한 친정팀 SK를 겨냥해 “노인즈”라는 표현을 썼다. 최준용은 KCC 입단 기자회견에서 “이제 SK는 우승 후보가 아니다. SK는 '노인즈'다. KCC가 우승 후보”라며 친정팀을 깎아내렸다.
이어 최준용은 “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은 (SK) 구단 사무국이 아닌 (SK) 팬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에게만 감사드린다”며 자신을 키워준 SK 구단에게 감정을 드러냈다.
최준용과 사이가 틀어진 김선형도 반격했다. 김선형은 “’언제까지 어려? 내년에도 어려?'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반격했다.
전주에서 부산으로 연고지를 옮긴 KCC의 사정으로 SK와 1라운드 맞대결은 성사되지 못했다. 최준용은 2라운드에서 처음으로 잠실을 방문해 친정팀 SK와 대결했다.
친정팀과 대결을 의식한 최준용은 평소보다 더 의욕을 보였다. 절친이었던 자밀 워니를 상대로도 악착같이 리바운드에 가담했다. 이날 최준용은 3쿼터까지 12점, 13리바운드로 이미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속공에서는 원핸드 덩크슛까지 터트리고 포효했다.
4쿼터 최준용은 야투 5개를 모두 실패하며 2점에 그쳤다. 하지만 이기고자 하는 마음은 컸다. 최준용은 루즈볼을 쫓아 펜스를 넘어가 예비골대와 충돌하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SK는 4쿼터 종료 1분을 남기고 72-70으로 앞선 상황에서 오재현이 허웅에게 공격자파울을 이끌어냈다. 허웅은 5반칙 퇴장을 당했다. SK가 승기를 잡았나 싶었다. 하지만 워니의 파울로 엘리제 존슨이 자유투 2구를 넣어 동점이 됐다. 워니는 2점슛을 실패한 뒤 막판 결정적 파울을 범했다. 존슨의 자유투 2구가 들어가면서 KCC가 역전승을 거뒀다.
최준용은 4쿼터 침묵했지만 14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 3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KCC 유니폼을 입고 첫 방문한 잠실에서 승자는 최준용이었다. 최준용의 절친 라건아도 17점, 8리바운드를 보탰다.
최준용이 “노인즈”라고 비하한 SK 노장들은 부진했다. 오세근은 8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선형은 4점, 4턴오버에 그쳤다. 최부경(4점), 허일영(8점) 등 다른 노장들도 존재감이 적었다. 워니는 23점, 15리바운드를 해줬지만 막판 결정적인 파울로 패배의 원인이 됐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