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호 강원 코치 "수원 강등, 상상도 못 했는데...너무 안타까운 일"[수원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2.02 16: 23

정경호 강원FC 수석코치가 '전통의 명가' 수원 삼성의 강등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강원FC는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파이널 B 최종전에서 수원 삼성과 0-0으로 비겼다.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
이로써 최하위는 수원이 됐다. 수원은 8승 9무 21패, 승점 33점으로 수원FC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하지만 다득점에서 35골대44골로 밀리면서 12위를 벗어나지 못하며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잔인한 현실을 받아들게 됐다.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수원 삼성와 강원FC 경기가 열렸다. 경기 시작에 앞서 강원 정경호 코치가 생각에 잠겨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반면 수원FC와 강원은 가까스로 마지막 기회를 잡는 데 성공했다. 10위 강원은 김포와 경남 중 K리그2 플레이오프(PO) 승자와 승강 PO를 치르고, 11위 수원FC는 K리그2 2위 부산과 PO에서 운명을 걸고 맞붙는다.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수원 삼성과 강원FC의 경기가 열렸다. 전반 강원 황문기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10위를 지켜낸 정경호 수석코치는 경기 후 "90분 내내 우리가 준비했던 플랜이 잘 실행됐다. 역시 수원은 홈에서 이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수비적인 축구를 했다. 그 덕에 우리가 공격을 펼치면서 측면에서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 비록 득점은 못 했지만, 감독님과 세운 90분 계획이 잘 진행되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강원은 승강 PO에서 운명을 결정한다. 정경호 수석코치는 "일단은 윤정환 감독님과 함께 이번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다가오는 PO 상대가 누구인지에 따라서 잘 분석하고 맞춰서 대응하겠다"라고 전했다.
상대 수원은 강원보다 더 승리가 필요했음에도 수비에 집중하는 시간이 많았다. 정경호 수석코치는 "솔직히 수원이 조금은 수비적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후반에 (김)보경이나 (정)승원이를 넣으면서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도 우리에게 위협적인 장면이 없었다. 홈인 만큼 공격적으로 나왔다면 우리도 힘든 장면이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 우리가 전체적으로 쉽게 풀어나간 경기"라고 평가했다.
2일 오후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수원 삼성와 강원FC 경기가 열렸다. 경기 시작에 앞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2023.12.02 / ksl0919@osen.co.kr
수원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이다. 수원은 1995년 창단 이후 줄곧 1부리그를 지켜왔다. K리그 우승 4회, FA컵 최다 우승(5회, 전북과 동률)에 빛나는 전통의 명가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감독을 두 번이나 교체하고도 꼴찌로 추락하며 2024년은 K리그2에서 맞이하게 됐다.
정경호 수석코치는 "(수원의 강등을) 단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다. 수원이 작년에 PO까지 갔다가 살아남았다. 그때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서 더 나아가고, 리딩클럽으로서 다시 자리 잡을 거라고 생각했다. 수원의 강등은 K리그 흥행 면에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K리그 팬이자 일원으로서 너무나도 안타깝다. 경기장을 꽉 채우는 팬들의 응원 열기와 분위기가 계속해서 나와야 하는데 수원 같은 리딩 클럽이 강등당해서 너무 안타깝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경기가 끝났을 때 모든 수원 팬들이 침묵한 채 서 있더라. 그때 실감했다. 선수들도 경기장에 쓰러지고, 울고 하더라. 침묵을 흐르는 시간이 정말 수원의 현재를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경호 수석코치는 "나도 강원 출신으로서 이렇게 많은 팬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원정석을 꽉 채우면서 선수들에게 큰 동기 부여를 주셨다. 강원은 사실 지역을 나눠서 경기하곤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찾아와 힘을 실어주셨다. 그 덕분에 얻어낸 결과"라며 강원 서포터스 '나르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finekos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