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 파리 생제르맹)이 파리에 입성할 때 했던 말을 현실로 만들었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1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3일 르아브르 원정 경기에서 한글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선수들이) 착용하고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구단 역사상 처음"이라고 알렸다.
이강인 영입으로 인해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은 결과물 중 하나라고 구단은 설명했다.
PSG는 “이강인 입단 후 홈구장을 찾는 한국 팬들이 20%나 증가했다. 또 한국은 (이강인을 영입했던) 지난 7월 이후 전자상거래 측면에서 PSG의 두 번째 큰 시장이 됐다”라고 했다. 이를 기념하고자 ‘한글 유니폼’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상상도 못 하던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이강인을 비롯해 ‘세계적인 선수’ 킬리안 음바페(PSG)가 한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이강인은 올해 PSG로 이적할 때 내뱉은 말을 지켰다.
그는 입단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이강인은 경기장에서 모두를 놀라게 하는 퍼포먼스로 팬들에게 즐길거리를 선물한 데 이어 ‘한글 유니폼’ 이벤트로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하게 됐다.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2200만 유로(약 311억 원)로 이강인은 스페인 라리가 마요르카에서 PSG로 무대를 옮겼다. 계약상 이적료의 20%(약 63 억 원)는 이강인에게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2200만 유로는 마요르카 구단 역대 이적료 총액 2위지만, 마요르카가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금액은 역대 최고였다.
2004년 바르셀로나로 이적했던 사무엘 에투의 2500만 유로(약 355억 원)가 마요르카 구단의 이적료 총액 역대 최고액이다. 다만 당시 마요르카는 에투의 이적료 절반을 에투의 전 소속팀인 레알 마드리드와 나눴다. 이에 실질 이적료는 1250만 유로(약 178억 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이강인이 마요르카에 실질적으로 이적료를 가장 많이 남긴 선수인 것이다.
‘윈윈’ 이별하고 PSG로 간 이강인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강인은 올 시즌 PSG의 공격을 지휘하는 역할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 모든 경기 통틀어 10경기 소화,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는 측면에서 중앙까지 폭넓게 움직이며 공격의 물줄기를 터주는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 시즌 직전 미국프로축구 리그 인터 마이애미로 옮겨간 리오넬 메시가 PSG에서 하던 역할이다.
이강인은 2023-2024시즌 리그1 로리앙과 개막전에 선발 출격해 82분을 소화하면서 팀 내 가장 많은 볼 터치(85회)를 기록했다. 또 드리블 4차례 시도해 3차례 성공한 바 있다. 57%의 롱패스 성공률을 보였다.
당시 리그1은 “이강인은 아르헨티나의 위대한 선수(메시)가 차지했던 자리를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그는 한국인 최초로 PSG 선수가 된 자신의 활약에 만족할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강인의 합류 속 PSG는 올 시즌 리그 13경기(9승 3무 1패, 승점 30)를 치른 가운데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PSG가 또 한 번의 리그 트로피를 손에 넣을 수 있다.
2011년 카타르 자본에 인수된 후 PSG는 지난 시즌까지 무려 9번이나 리그1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전에는 1986년과 1994년 단 두 차례 우승에 불과했다.
한편 2011년 7월, 당시 10살이던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스팀에 입단했다. 이후 2017년 12월 발렌시아 B팀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발렌시아 B팀에서 두 시즌 동안 공식전 26경기(4골)를 뛴 이강인은 2018년 10월 코파 델 레이(국왕컵)로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만 17세 327일의 나이로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 1군 데뷔 기록을 세웠다.
이후 이강인은 2019년 1월 30일 등번호 16번을 부여받고 공식적으로 발렌시아 1군 팀에 합류했다.
2019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이강인은 세계에 이름을 더욱 널리 알렸다.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의 준우승에 큰 힘을 보탠 데 이어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이후 더 많은 출전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2021년 마요르카로 이적한 이강인은 2022-2023시즌 급성장한 기량으로 PSG의 러브콜을 받아 더 큰 곳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강인은 서정원(스트라스부르), 이상윤(로리앙), 안정환(메스), 박주영(모나코), 남태희(발랑시엔), 정조국(오세르), 권창훈(디종), 석현준(트루아), 황의조(보르도), 윤일록(몽펠리에) 등에 이어 13번째로 프랑스 무대를 밟게 된 한국 선수로 기록됐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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