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지 글로벌 챔피언십(이하 PGC)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2018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이하 PGI)’까지 두 차례 세계 정상을 밟은 기억 보다는 2년 전 10위의 쓰라렸던 순간을 그는 잊지 않았다.
‘피오’ 차승훈과 함께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역사의 살아있는 레전드 ‘에스더’ 고정완은 2년만에 다시 나선 PGC 무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고정완은 30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 호텔 앳 센트럴 플라자 랏프라우 방콕에서 열린 2023 PGC 그랜드파이널 미디어데이에서 우여곡절 끝에 오른 결승 무대의 각오를 전했다.
‘디지구팔’ 황대권과 함께 젠지의 대표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고정완은 “오랜만의 PGC 그랜드파이널 진출이라 기쁘다”고 웃으면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진출 소감으로 인터뷰의 말문을 열었다.
PGC 본선 전까지 코치로 임무를 수행하던 그는 지난 18일을 기점으로 플레잉 코치를 겸임하게 됐다. 즉 다시 선수로 무대에 나서게 됐다. 고정완은 그룹 스테이지, 패자조, 라스트 찬스를 거쳤던 심경을 허심탄회하게 전달했다.
“오랜만에 다시 선수로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앞선 패자조와 라스트 찬스는 선수로 경험치를 쌓는 스테이지였다고 생각한다. 패자조를 거친 것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만큼 경험치를 잘 쌓았다. 이제 그랜드 파이널만 잘 치르면 된다.”
덧붙여 그는 “팀 내부 상황이나 선수들의 상황에서 선발로 투입되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내부의 이야기가 있었다. 다시 대회에 나선만큼 우승에 도전한다기 보다 열심히 해서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랜드파이널 무대에서 경계되는 팀을 묻자 “17 게이밍, 소닉스, 다나와 e스포츠가 잘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대회에서 꾸준히 성적 내고 있다. 브리핑, 운영, 교전까지 여러면에서 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하면서도 “(경쟁자가 된 한국팀들에게) 보내 드리겠다”며 재치있는 도발로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키플레이를 꼽아달라는 물음에 고정완은 주저없이 자신을 꼽으면서 “오랜만의 대회라 부족한 점이 많다. 빨리 보완해 팀에 녹아든다면 좋은 모습으로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자신의 경기력이 젠지의 성적과 직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고정완은 “원래 젠지는 그랜드파이널에 오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은 팀”이라고 옆에 있던 과거 젠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다나와 ‘이노닉스’ 나희주를 바라본 뒤 “2년전 2021년 대회도 2019년 대회도 힘들게 그랜드 파이널까지 올라왔다. 이번에도 힘들게 올라왔지만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