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2단 선방' 전북 수문장 김정훈 "빨리 일어나서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오!쎈 홍콩]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1.30 10: 32

전북 현대 수문장 김정훈(22)이 팀의 소중한 승점 3점을 지켜냈다.
전북 현대는 29일 오후 7시(한국시간)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킷치 SC를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전북은 3승 2패, 승점 9점으로 조 2위 자리를 지켰다. 한 경기 덜 치른 1위 방콕 유나이티드(태국, 승점 10)와 격차는 이제 1점이다. 반면 킷치는 1무 4패, 승점 1점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사진] 전북 현대의 승점 3점을 지켜낸 김정훈.

전북의 16강 진출 희망을 밝히는 귀중한 승리였다. 전북은 이날 패하거나 비겼다면, 조 3위로 밀려나면서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었다. 하지만 원정 부담과 수적 열세를 딛고 승점 3점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김정훈의 선방쇼가 아니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전북은 전반 막판 정태욱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빠지면서 후반전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김정훈은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면서 단 1실점으로 버텨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김정훈은 "팬분들이 홍콩까지 워낙 많이 오셔서 보고 놀랐다. 전반에는 편하게 가다가 후반에는 수적 열세가 생겼다. 하지만 앞에서 선수들이 잘 뛰어준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후반에 절대 실점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그래도 우리가 두 골을 앞서고 있던 상황이라 더 이상 (골을) 먹지 말자고 했다. 파이팅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후반 19분 나온 연속 선방이 압권이었다. 김정훈은 상대의 중거리 슈팅과 이어진 두 번째 슈팅까지 막아내며 모두를 감탄케 했다. 김정훈은 "공 자체가 잘 휘는 재질이다. 첫 번째 슈팅 상황에서 공이 휘길래 옆으로 쳐냈다. 그런데 앞을 보니 상대 공격수가 두 명이 있었다. 당황해서 빨리 일어나서 막아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라며 당시를 되돌아봤다.
[사진] 상대의 결정적 슈팅을 막아내는 김정훈.
'선제골의 주인공' 문선민도 "우리 수비랑 정훈이가 아니었으면 승점 3점을 따지 못했을 것"이라며 김정훈에게 공을 돌렸다.
김정훈은 "끝나고 나서 (동료들이) 잘 막았다고 말해줬다. 수비수들이 워낙 잘해줬다. 라커룸 들어가서 (정)태욱이 형을 엄청 놀렸다. '나가고 싶으면 말을 하지 그랬냐'라고 했다. 태욱이 형도 힘든 걸 알아서 더 장난을 쳤다. 태욱이 형이 퇴장으로 다음 ACL 경기는 뛰지 못한다. 울산과 현대가 더비에서 잘 해보자고 했다"라고 말했다.
정태욱한테 밥도 한 끼 얻어먹을 예정이다. 김정훈은 "태욱이 형은 장난으로 나한테 '넌 왜 실점했냐'라고 하더라. '형 나가고 싶으면 말로 하세요'라고 하면서 밥 한번 사라고 했다. 조만간 사준다고 했다"라며 웃었다.
올 시즌 ACL 원정 경기 첫 승리였다. 김정훈은 "조별리그 마지막 원정 경기여서 팬들이 많이 와주셨다.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당연히 비행기 타고 오면 힘들지만, 모두 핑계다. 경기장에선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프로 선수의 숙명이다. 이겨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제 전북은 다시 한국의 추운 날씨에서 뛰어야 한다. 김정훈은 "한국이 너무 춥다. 추운 곳에 있다가 따뜻한 데 오면 오히려 괜찮다. 싱가포르에 있다가 한국에 가면 너무 추워서 근육도 굳는다. 한국에 가서 하는 게 더 걱정이다. 엄청 추울 것 같다"라면서도 "울산전은 다른 생각 없다. 무조건 이긴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 광주의 결과를 봐야겠지만, 무조건 승리해서 내년에도 ACL 최고 무대에 나가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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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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