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기사 회생했다.
수원은 지난 2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 FC 서울과의 '슈퍼 매치’에서 후반 19분 터진 비사니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슈퍼 매치서 3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던 수원. 이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사실상 다이렉트 강등이 유력해지는 상황이었다.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세밀함이 부족했다. 특히 수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잡고도 골문 앞에서 마무리에 실패하면서 팬들의 속을 태웠다.
벼랑 끝 수원을 구한 것은 바사니였다. 그는 후반 18분 상대 수비수를 앞에 두고 과감하게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이것이 그대로 골문을 가르면서 선제골로 이어졌다. 7개월 만에 침묵을 깬 '미운 오리 새끼' 바사니의 골을 끝까지 지키면서 수원은 다득점은 실패했어도 생존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실점 후 서울은 지속적으로 공격을 시도했으나 별 소득이 없었다. 그러던 중 후반 43분 오스마르가 거친 태클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이후 추가 시간 3분, 파울을 얻은 FC서울이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서울 기성용이 프리킥을 빠르게 차겠다는 의욕이 앞서 공을 멈춰 세우던 전진우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며 옐로우 카드를 받았다. 그 순간 양 팀 선수들은 서로 엉키며 신경전이 벌어졌다.
특히 팔로세비치와 이상민이 충돌 때는 고승범이 팔로세비치의 멱살을 잡으며 둘의 몸싸움을 말렸다. 그러자 정훈기 서울 피지컬 코치가 그라운드로 난입해 고승범의 얼굴을 때렸고 VAR 판독 후 퇴장을 당했다.
이후 수원은 끝까지 서울의 공세를 견뎠고 적지에서 1-0으로 짜릿하게 승리했다. 승리 한 수원 선수들과 서포터즈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다. 특히 주장 완장을 찬 이종성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감격스러워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2(15승 12무 10패)를 마크한 수원은 미약하나마 12위(다이렉트 강등) 탈출을 꿈꾸게 됐다. 같은 시간 강원 FC(승점 33)가 수원 FC(승점 32)를 2-0으로 제압했기 때문. 10위 강원, 11위 수원 FC, 12위 수원 순. 수원 FC와 수원은 승점 동률이나 다득점(수원 FC 43득점, 수원 35득점)으로 순위가 갈렸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은 홈에서 강원과 격돌한다. 같은 시간 수원 FC는 홈에서 제주 FC와 격돌한다. 결국 마지막 라운드 결과에 따라 생존 여부가 모두 갈리게 되는 것이다.
2연승을 달린 염기훈 감독 대행은 "너무 중요한 경기서 승리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 경기가 끝나고 아무 말 없이 하이파이브를 한고 안아줬다"라면서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방심하지 않고 최종전에서도 이겨서 반드시 살아남겠다"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