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왓퍼드의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2023-24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18라운드 왓퍼드와 원정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전반 12분 골을 넣었다.
노리치가 전반 3분 만에 대니 배스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고, 9분 뒤 황의조가 추가골을 기록했다.
황의조는 페널티 박스 밖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려 상대 골문을 열었다. 지난 26일 퀸즈파크레인저스(QPR)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이자 시즌 3호 골.
그러나 황의조는 더 뛰지 못했다. 부상이 의심된 그는 후반 17분 애실리 반스와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황의조가 빠진 뒤 노리치는 2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3 역전패를 당했다. 전반 30분 이스마엘 코네, 전반 33분 밀레타 라이코비치에게 연속 골을 허용해 동점이 됐고, 노리치는 후반 32분 야세르 아스프리야에게 3번째 골까지 내줘 패했다.
결국 노리치는 7승 2무 9퍄 승점 23점으로 챔피언십 14위에 올랐다.
황의조는 지난 18일 성관계 대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조사를 받았다.
황의조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대환은 "황의조는 상대 여성이 촬영 사실을 인지 후 관계를 가졌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 여성 측은 성관계 촬영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반박한 상황이다.
이번 득점은 노리치 입성 후 2번째 득점이다. 황의조는 지난 선덜랜드전에서 골맛을 본 바 있다. 공격포인트로 치면 버밍엄시티전에 올린 도움까지 더해 3개(2골 1도움)다.
위기의 노리치 시티와 자신의 감독 지위를 살린 바그너는 황의조를 칭찬하기 바빴다. 26일 플래닛 풋볼은 "바그너 감독은 그동안 고국에서 사생활 의혹의 대상이 되었던 황의조에 대해 칭찬을 듬뿍 보냈다"고 했다.
바그너 감독은 "그에겐 쉽지 않았지만 그의 머리는 우리와 함께 했다.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축구 선수인가를 증명했다"며 "황의조는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으며 프로페셔널이다. 아울러 경기를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골을 정말 잘 받아들였고 우리에게 70분 정도 활약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A매치를 마치고 돌아온 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었다"며 기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황의조는 11월 A매치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2차전에 모두 출전했다.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대표팀 감독은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 40년 동안 축구 인생을 살며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때마다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추측성도 있었다. 혐의가 명확히 나올 때까지는 그는 우리 선수"라고 말했다.
다비트 바그너 노리치 시티 감독도 OPR 경기 전 “내가 판단하고 통제할 수 있는 건 경기장에서 본 그의 모습뿐”이라고 말했다. 황의조는 일단 논란 속에서도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이날 황의조는 골을 넣고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는 ‘쉿 세리머니’를 펼치는 것을 골을 자축했다.
가열되는 논란 속에서도 21일 열린 우리나라와 중국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황의조가 후반 교체 선수로 그라운드를 밟아, 출전을 결정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에도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황의조 측은 피해자 측과 영상 촬영 합의 여부를 두고 연일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황의조는 혐의를 부인하며 피해자 신상을 일부 공개해 사태가 '2차 가해' 논란으로도 확산했다.
분명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미 그는 중국에서 A매치를 마친 뒤 곧바로 영국으로 출국했다. 추가 조사 우려가 있어 해외파들이 서로 각출해 준비했던 전세기도 탑승하지 않았고 선전 현지에서는 영국 직행이 없어 광저우로 이동했다. 어쨌든 능력은 발휘한 황의조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커지고 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28일 윤리위원회와 공정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논의기구를 꾸려 황의조의 국가대표 선발을 당분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가대표 자격 일시 박탈이다.
협회는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황의조에 대해 사실 관계에 대한 수사기관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소셜미디어에 황의조에 대한 사생활 폭로글과 영상을 올린 여성 A씨가 지난 16일 구속되며 문제가 불거졌다.
황의조는 지난해 11월 휴대전화를 도난당한 뒤 사진 유포 협박을 받았다며 해당 내용은 모두 허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황의조의 불법촬영 혐의 피해자가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커졌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