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복귀' 안현범의 킷치전 출사표 "무조건 이겨야 한다...가장 중요한 경기"[오!쎈 홍콩]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1.29 10: 08

"무조건 이겨야 한다. 울산전보다 중요한 경기다."
햄스트링 부상을 떨치고 돌아온 안현범(29, 전북 현대)이 오직 필승만을 다짐했다.
전북 현대는 29일 오후 7시(이하 한국시간) 홍콩의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킷치 SC와 맞붙는다.

전북 현대 안현범.

현재 전북은 2승 2패, 승점 6점으로 조 2위에 올라 있다. 라이언 시티 세일러스(싱가포르)와 승점 동률. 반면 킷치는 1무 3패, 승점 1점으로 조 최하위다. 
전북으로선 원정의 부담을 딛고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조 3위로 밀려나면서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일단 킷치를 꺾고 홈에서 열리는 방콕 유나이티드(태국)와 6차전을 준비해야 하는 전북이다.
[사진] 전북 현대 주장 홍정호와 단 페트레스쿠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사진] 홍콩 스타디움 전경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조 2위를 차지해도 탈락 가능성이 있기에 승점 3점이 더욱 절실하다. 조별리그 종료 후 각 조 1위 팀(동아시아 5팀, 서아시아 5팀)은 16강에 자동 진출하지만, 각 조 2위 팀은 권역별 5팀 중 상위 3개 팀만 16강에 오를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전북이 크게 앞선다. 킷치는 올 시즌 ACL에서 방콕전 무승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패했다. 하지만 전북은 방콕 원정과 라이언 시티 원정에서 연달아 패하며 자존심을 구긴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이번 경기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두며 동남아 악몽을 끊어내야 한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도 "조별리그 1차전에서 킷치를 상대했다. 첫 경기인 만큼 압박감이나 부담이 덜했다. 이제는 5차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중요성이 더 크다. 킷치는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이기 때문에 킷치가 느낄 중압감은 비교적 덜하겠지만, 우리는 압박감이 더 크다. 이번 경기의 중압감은 선수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장 홍정호 역시 "선수들도 내일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인지하고 준비 중이다. 승점 3점이 필요한 만큼, 집중해서 좋은 경기력으로 승점 3점을 꼭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 전북 현대 제공.
[사진] 전북 현대 제공.
붙박이 우측 풀백으로 자리 잡은 안현범도 승리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경기 전날(28일) 마지막 훈련을 앞두고 OSEN과 인터뷰에서 "내일 무조건 이겨야 한다. 사실 K리그 최종전인 울산전도 중요하지만, 이번 킷치전이 가장 중요하다. 조별리그 6차전은 우리 홈에서 열린다. 방콕 선수들은 한국에 오면 추워서 제대로 뛰기도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16강 분수령이 될 중요한 경기를 앞둔 전북. 팀 분위기는 어떨까. 안현범은 "좋다. 광주전을 이기기 전부터 좋았다. 훈련 복귀 첫날부터 선수들과 같이 훈련했다. 분위기가 되게 처져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냥 다음 경기 잘 준비하자고 하면서 즐겁게 훈련했다. 감독님도 오히려 웃으시면서 대해주셨다. 또 광주전도 이기면서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특히 전북은 광주전 경기력이 눈에 띄게 좋았다. 안현범은 "우리 수비가 좀 미치긴 한 것 같다. 광주전 간격이 올 시즌 통틀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전반에는 오히려 라인을 높이 올려서 압박을 많이 했다. 그게 잘 맞았다"라고 되돌아봤다.
이어 그는 "감독님께서 큰 틀을 되게 잘 잡아주신다. 그 안에서 공격적이고 창의적인 부분은 선수들에게 맡기신다. 이전에는 딱 정해진 4-4-2 포메이션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원 볼란치에 공격형 미드필더가 두 명 있다. 그러면서 공격진들 움직임도 활발해진 것 같다. 거의 투백 같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전북 현대 제공.
[사진] 전북 현대 제공.
그러면서 안현범의 공격적인 재능도 빛을 보고 있다. 그는 인천과 FA컵 4강전에서도 박재용을 향한 날카로운 전진 패스로 득점에 힘을 보탰고, 직전 광주전에서도 머리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완벽한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올 시즌 리그에서 기록한 공격 포인트만 7개(4골 3도움)나 된다.
안현범은 광주전 득점 이야기가 나오자 "프로 데뷔 이후 두 번째 헤더 골이었다. 신기하다. 내가 머리로 넣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도움을 기록한) 송민규 머리가 아니라 눈에 맞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공이 딱 나한테 올 것 같다. 골대 맞고 나서 민규가 헤더하려고 할 때 뭔가 내게 올 것 같았다. 촉이 있었다"라며 웃었다.
이젠 자유와 여유가 생겼다는 안현범은 킷치전을 앞두고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다만 한국과 다른 동남아 잔디는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안현범은 26일 훈련을 진행했던 시우사이완 운동장에 대해 묻자 "한강 잔디가 더 좋을 정도였다. 네잎클로버가 보이는, 잎 두꺼운 잔디였다. 그런 데서는 경기 못 한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경기가 열릴 홍콩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는 최악까진 아니었다. 군데군데 패인 곳은 있었지만, 양호한 편이었다. 안현범은 "경기는 자신 있다. 그런데 잔디가 정말 변수가 많다. 경기장 컨디션을 잘 봐야 한다"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finekos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