뮐러는 ‘라움도이터(Raumdeuter·공간 연주자)’로 불린다. 다양한 공격 포지션 소화, 오프사이드 트랩을 비웃는 듯한 절묘한 수비 라인 돌파, 넓은 시야가 바탕을 이룬 위치 선정 등 여러모로 빼어난 능력을 갖춘 데서 비롯한 별명이다. 그뿐이랴. 뛰어난 패싱력과 놀라운 득점력까지 소유한 멀티플레이어다.
그래서일까? 뮐러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최다승 도전의 길엔, 무지갯빛이 서려 있다. 적어도 2024-2025시즌 중엔, 뮐러가 UCL 역사에 새 지평을 열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시나브로 힘을 얻어 간다.
UCL 최다승 도전, 결코 꿈이 아니다… 호날두와 열세 걸음 차 2위
뮐러는 ‘원 클럽 맨’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최고 명가 바이에른 뮌헨만을 오로지 사랑한다. 2008-2009시즌 프로 1부리그에 뛰어든 이래 줄곧 바이에른 뮌헨을 고집하고 있다. 이 기간에, 바이에른 뮌헨이 쌓은 찬란한 업적의 중심에 뮐러가 자리했음은 물론이다. 분데스리가에선 11연패(2012-2013~2022-2023시즌)를 비롯해 12회 정상을 밟았고, 유러피언 클럽 축구의 최고봉인 UCL에서도 두 번(2012-2013, 2019-2020시즌)이나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2023-2024 UCL에서도, 무서운 기세를 떨치는 바이에른 뮌헨이다. 조별 라운드에서 4연승을 내달리며 A조 선두에 올라 있다. 4라운드까지 4연승으로 조 선두에 자리한 팀은 바이에른 뮌헨, 레알 마드리드(C조), 맨체스터 시티(G조) 등 세 팀뿐이다.
그 덕분에, 뮐러도 신바람에 취해 있다. 이번 시즌 UCL에서, 뮐러는 3승을 수확했다. 3경기 모두 교체로 투입돼 팀의 연승 행진에 합류했다. 뮐러는 요즘 체력 안배를 감안한 토마스 투헬 감독의 용병술에 따라 주로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고 있다. 지난 9일 새벽(한국시간)에 열린 4라운드 홈 갈라타사라이전(2-1 승)에서도, 뮐러는 전반 40분 자말 무시알라와 교체돼 투입됐다.
이제 뮐러를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8, 알나스르)뿐이다. 호날두와 격차는 열세 걸음으로, 앞으로 14승을 더 거두면 UCL 역사의 한쪽을 장식할 수 있다. 지난해를 끝으로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리그로 둥지를 옮긴 호날두는 나이를 봤을 때 UCL 무대 재등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호날두가 UCL에서 결실한 승리의 수는 ‘115’로 끝날 듯하다.
유럽 축구계에서 활약하던 시절, 호날두는 183경기에서 115승을 수확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거둬들인 71승을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9승과 유벤투스에서 15승을 각각 올렸다.
UEFA도 뮐러를 높게 평가했다. “뮐러가 위대한 선수 반열에 합류했다(Müller to join list of greats)”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UEFA는 뮐러의 출장 경기 수에 시선을 집중했다. UEFA는 “뮐러가 갈라타사라이전 전반전 교체 출장으로 UCL 149경기를 소화했다. 뮐러는 UCL 사상 150경기에 출장한 열아홉 번째 선수가 될 듯싶다”라고 소개했다. (UEFA가 산출한 경기 수는 IFFHS의 경기 수와 다소 차이가 있다.)
오는 30일 새벽, 바이에른 뮌헨은 코펜하겐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5라운드를 치른다. 그동안 UCL 조별 라운드 홈경기에서, 바이에른 뮌헨은 29전을 치러 28승 1무의 믿기 힘든 전적을 뽐냈다. 그야말로 안방에서만큼은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그만큼 뮐러에겐 희망의 빛이 눈부시게 다가서는 한판이다. 아울러 신기원을 향해 달려가는 뮐러가 앞으로 어떤 궤도를 그릴지 엿볼 수 있는 일전이다. 뮐러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전 베스트 일레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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