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7, 바이에른 뮌헨)가 드디어 쉬어갈 수 있을까. 그가 15경기 연속 풀타임 혹사 끝에 팀 훈련을 건너뛰었다는 소식이다.
독일 '빌트'는 27일(한국시간) 뮌헨 훈련장 모습을 전하면서 "쾰른과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던 김민재와 에릭 추포모팅은 훈련장에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수비수 프란츠 크레치히와 전날 23세 이하(U-23) 경기를 치른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도 마찬가지"라며 훈련 불참자 현황을 전달했다.
김민재와 추포모팅을 제외한 다른 1군 선수들은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돌아온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와 에이스 해리 케인, 요주아 키미히, 김민재의 파트너 다요 우파메카노 모두 얼굴을 비췄다.
반가운 얼굴도 있었다. 바로 지난 2일 자르브뤼켄전에서 무릎 부상으로 쓰러졌던 마티아스 더 리흐트. 그는 당시 태클 과정에서 무릎 내측 측부 인대가 부분 파열되면서 한동안 자리를 비웠다.
재활 기간은 최대 8주까지도 전망됐지만, 더 리흐트는 개인 훈련을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빨리 경기장 위로 돌아왔다. 곧바로 출전은 어렵겠으나 복귀가 멀지 않았다는 청신호다. 빌트에 따르면 그는 혼자서 20분간 러닝 훈련을 하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복귀를 준비 중인 선수는 더 리흐트뿐만이 아니다. 뮌헨 중원을 이끄는 2003년생 미드필더 자말 무시알라도 훈련장에 나타났다. 빌트는 "무시알라는 재활 코치와 함께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또한 피트니스 코치도 함께했다. 그의 팀 훈련 복귀도 머지않아 이뤄질 것이란 신호"라고 전했다.
이처럼 부상 선수들까지 훈련을 소화했지만, 김민재는 제외됐다. 오는 30일 홈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5차전 FC코펜하겐전 휴식에 힘을 싣는 소식이다. 부상 소식은 따로 없는 만큼, 최근 강행군 여파로 휴식 중일 가능성이 크다.
이전부터 코펜하겐전은 김민재가 유일하게 쉬어갈 수 있는 타이밍으로 거론됐다. 뮌헨은 UCL 조별리그 4전 전승을 거두며 이미 조 1위를 확정 지었기 때문. 최근 혹사 논란에 휩싸인 김민재를 굳이 내세울 필요 없는 경기라고 볼 수 있다.
김민재는 최근 뮌헨에서만 15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대한민국 대표팀 일정까지 생각하면 혹사나 다름없다. 독일 'TZ'도 "생지옥 같은 일정이다. 뮌헨은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라며 우려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지만, 선택지가 없다. 현재 뛸 수 있는 전문 센터백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둘뿐이기 때문. 투헬 감독은 쾰른전을 앞두고 "김민재는 내일 낮잠을 자고 일어날 예정인데, 자신이 깨어난 장소가 어딘지도 정확히 알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그에게 다시 한번 90분 풀타임을 맡겼다.
다행히 김민재는 쾰른전을 큰 부상 없이 마쳤다. 전반 14분 상대 공격수와 충돌하며 골반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긴 했지만,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 아무리 '괴물'이라지만, 김민재도 쉴 새 없이 달려온 만큼 휴식이 절실한 상황. 독일 현지에서도 코펜하겐전에선 그를 쉬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키커'는 "투헬 감독은 누구에게 휴식을 줄까? 쾰른전에서 교체 카드를 하나도 쓰지 않았던 그는 코펜하겐전에서 한두 명의 후보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줄 가능성이 크다. 토마스 뮐러와 세르주 그나브리, 마티스 텔이 후보로 거론된다"라며 김민재 이름을 꺼냈다.
매체는 "코펜하겐전은 발전보다는 많은 돈, 새로운 기록, 올바른 체력 안배에 관한 경기가 될 것"이라며 "누가 휴식을 취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긴다. 김민재는 계속 주전으로 뛴 만큼 휴식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민재를 빼면 전문 센터백은 우파메카노밖에 없지만, 누사이르 마즈라위나 레온 고레츠카에게 중앙 수비를 맡기는 게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둘 다 이미 이번 시즌 포백에서 뛴 적 있다"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뮌헨은 당장 내달 2일 우니온 베를린과 분데스리가 13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사흘 만에 다음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무리할 필요 없는 코펜하겐전에선 힘을 뺄 확률이 매우 높다. 과연 김민재는 드디어 달콤한 휴식을 맛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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