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운이 따라줬더라면... 하지만 선수들의 노력, 의도, 모든 것을 비난할 수 없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아쉬움을 뒤로하고 선수들을 먼저 챙겼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3연패 수렁에 빠진 5위 토트넘(승점 26)은 4위 아스톤 빌라(승점 28)와 순위가 뒤바뀌었다.
이날 ‘오프사이드’가 토트넘의 발목을 잡았다. 무려 5번의 오프사이드가 토트넘에서 나왔다. 이 중 손흥민이 홀로 3번이나 아스톤 빌라 골망을 갈랐지만 모두 취소됐다.
손흥민은 전반 44분 호이비에르가 밀어준 공을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을 올리는 듯싶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골로 인정받지 못했다. 후반 14분 손흥민의 득점은 존슨의 오프사이드로 무효 처리됐고, 1-2로 뒤진 후반 40분에 나온 손흥민의 득점마저도 오프사이드로 인정되지 않았다.
토트넘은 최근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이날 사실상 1.5군으로 나섰다. ‘승리’로 분위기를 끌어올리고자 했지만 전반 22분 터진 로 셀소의 과감한 왼발 슈팅 선제골에도 이기지 못했다. 전반 추가시간과 후반 16분 각각 토레스와 왓킨스에 1골씩 내주며 역전패했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패스 성공률 88%(22/25)를 비롯해 기회 창출 3회, 슈팅 2회, 상대 박스 내 터치 9회, 공격 지역 패스 2회를 기록했다.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였지만 득점은 없었다. 손흥민은 10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 이후 3경기째 침묵이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의 수비 역시 기대 이하였다. 역전패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날 벤 데이비스와 에메르송 로얄이 중앙수비수로 나와 호흡을 맞췄다. '수비 자동문' 에릭 다이어가 혹시 기회를 받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지만 벤치만 달궜다.
전반 추가시간 토레스에게 실점하는 순간 토트넘 수비수 세 명이 공중볼에 붙었지만 허무하게 뚫렸다. 상대 프리킥에 대응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 역시 노출했다.
영국 매체 '메트로' 등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손흥민은 경기 후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어렵게 입을 연 뒤 "3연패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다. 주장으로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수비를 뚫고 득점 찬스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1-0으로 경기를 리드하고 있을 때 컨트롤을 잘했어야 했는데 플레이가 느려 실점하고 또 오프사이드까지 나왔다. 리듬을 잃었다. 앞으로 우린 더 강해져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오프사이드 골에 대해선 “어쩔 수 없다"면서 "준비가 덜 됐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부지런하게 움직였다면 오프사이드에 안 걸렸을 것이다. 도움을 주지 못한 것 같아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홈에서 패한 것은 너무 안타깝다. 엄청난 응원에도 져서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단을 감쌌다. 그는 “난 우리가 환상적인 축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골운만 따라줬다면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한 방을 섞었다.
이어 “선수들이 경기를 하며 쏟아낸 노력, 의도, 모든 것을 비난할 수 없다”며 결과에 실망하고 있을 선수들을 위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좋은 경기를 하는 것. 감독으로서 바라는 것은 그것뿐”이라며 “때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나는 선수들이 얼마나 희생하고 헌신하는지 잘 알고 있다”라고 했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