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명단을 보고 한숨, 벤치를 보고 눈물.
토트넘 홋스퍼는 2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아스톤 빌라와 맞대결을 펼쳐 1-2로 패배했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토트넘은 승점 26점(8승 2무 3패)에 머무르면서 4위 자리를 아스톤 빌라(28점)에 내줬다. 토트넘은 첼시, 울버햄튼 원더러스전에 이어 이번 경기까지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세 경기 연속 역전패다.
패배한 3경기 모두 토트넘은 선제골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7일 맞붙은 첼시전에서는 선제골을 넣고도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데스티니 우도기가 퇴장, 미키 반 더 벤과 제임스 매디슨이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벗어나면서 1-4로 패배했다.
뒤이어 치른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 5명을 바꾼 토트넘은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문제를 보였다. 매디슨의 부재로 공격이 매끄럽지 못했고 로메로와 반 더 벤이 빠진 토트넘 수비진은 울버햄튼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당황했다. 결국 이 경기도 토트넘은 브레넌 존슨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채 1-2로 패배했다.
아스톤 빌라와 경기는 토트넘 입장에서 4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중요한 경기였다. 토트넘은 이 경기에서도 지오바니 로 셀소의 선제골로 먼저 득점에 성공했지만, 파우 토레스, 올리 왓킨스에게 연달아 실점해 1-2로 졌다.
쓰라린 패배다. 여기에 부상자도 추가됐다. 수비의 한 축인 반 더 벤, 공격에서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하던 매디슨이 이미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로드리고 벤탕쿠르까지 쓰러진 것.
전반 27분 매티 캐시에게 파울을 당해 쓰러진 벤탕쿠르는 전반 31분 다시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았고 결국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교체됐다.
벤탕쿠르는 지난 2월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 중 부상으로 8개월 동안 뛰지 못했다. 이후 지난 10월 28일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서 복귀한 벤탕쿠르지만, 다시 부상으로 경기를 일찍 마쳤다. 벤탕쿠르가 빠지고 나서 토트넘의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실제로 캐시의 파울을 포함해서 아스톤 빌라는 거친 파울로 토트넘을 괴롭혔다. 결국 기세를 내준 토트넘은 전반 추가시간 토레스와 후반 15분 왓킨스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여기에 8개월 간의 재활 끝에 첫 선발 경기서 벤탕쿠르마저 쓰러지면서 더욱 쓰린 패배를 맛보게 됐다.
이날 토트넘의 라인업은 말 그대로 비참할 정도. 기존 이탈자에 파페 사르마저 부상으로 빠지면서 말 그대로 쓸 선수만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토트넘은 경기 시작 전 벤치에 8명의 선수만 기용한 채 아스톤 빌라전에 임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패배를 당한 이유도 주전의 줄부상과 교체 자원의 부족에 찾아도 될 정도. 심지어 명단을 자세히 뜯어보면 더욱 토트넘의 자원이 얼마나 떨어진 상황인지 알 수 있다. 먼저 교체 투입된 것은 벤탕쿠르를 대신한 호이비에르, 힐 대신 투입된 올리버 스킵, 로 셀소 대신 투입된 알레호 벨리스다.
이 선수들은 모두 토트넘이 제 전력이던 상황서는 경기에 나서지도 못했다. 여기에 나머지 2명은 세컨 골키퍼와 서드 골키퍼인 브레이저 포스터와 브랜던 오스틴이다. 수비진의 대거 이탈 이후 2005년생 유망주 알피 도링턴과 애슐리 필립스가 1군에 합류했다.
그러나 필립스도 부상으로 벤치서 빠지면서 에릭 다이어와 도링턴만 벤치에 존재했다. 여기에 또 다른 2005년생 유망주 돈리가 끝이었다. 말 그대로 바이에른 뮌헨의 토머스 투헬 감독과 달리 정말 쓸 선수가 없던 사람은 여기 있었던 것.
SNS에서 토트넘의 벤치 명단을 전하던 한 팬은 "에릭 다이어 한 명,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호이비에르, 스킵), 유망주 3명(도링턴, 돈리, 벨리스), 골키퍼 2명(포스터, 오스틴)만 벤치에 존재한다. 팀이 이렇게 황폐화된 것은 처음 본다"고고 한숨을 내쉬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