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이 터졌다" 이정효 감독, 패배에도 "재밌어졌다...포항전도 공격 축구"[전주톡톡]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3.11.25 17: 25

"결국 내 속이 터진 것 같다."
광주FC는 25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에서 전북현대에 2-0으로 패했다. 
이로써 광주는 승점 58(16승 10무 11패)에 머무르며 3위 자리를 확정 짓는 데 실패했다. 4위 전북(승점 57)에 1점 차로 추격을 허용하면서 마지막까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 싸움을 펼치게 됐다.

[사진] 이정효 광주FC 감독.

이른 시간 내준 선제골이 계획을 망쳤다. 광주는 전반 18분 안현범에게 헤더 선제골을 내줬고, 전반 추가시간 송민규에게 추가골을 내줬다. 실수가 겹치긴 했지만, 운도 따르지 않은 장면이었다.
광주는 빠른 역습과 좌우 풀백을 활용한 조직적인 공격 전개로 열심히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이건희의 결정적인 슈팅이 골대에 맞는 불운이 겹치면서 끝내 전북의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경기 후 이정효 감독은 "팬분들이 많이 오셔서 응원해주셨다. 선수들도 열심히 했다. 아쉽긴 하지만, 아직 기회가 있다. 다음 경기가 마지막 포항전 홈 경기인데 잘 준비하겠다. 그래도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한 것 같다. 다시 경기를 돌려보고 개선할 점을 개선해서 잘 준비하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자력으로 ACLE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선 꼭 포항을 잡아내야 하는 상황. 이정효 감독은 "재밌어졌다. 오늘 포항 경기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직 우리가 자력으로 확정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잘 준비하겠다. 오늘 경기는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포항전을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광주는 올 시즌 전북과 5번 만나 1승 4패를 기록했다. 이정효 감독은 자존심이 상하지는 않냐는 질문에 "그렇진 않다. 선수들은 그냥 우리가 준비한 대로 했다. 경기 전에도 말했지만, 전북은 네임밸류 좋은 선수들이 많고, 강팀이다"라며 "우리 선수들이 스스로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지 알게 됐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도 더 노력해야 한다. 좋은 경험을 한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불운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그런 작은 차이가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다. 아직까지 나도 우리 선수들도 조금 부족한 것 같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그런 부분에 더 신경 써서 준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전 '공격 축구'를 예고하면서 "골이 터지든 내 속이 터지든 둘 중에 하나는 터질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결과는 0-2 패배. 이정효 감독은 과연 포항전에서도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일까.
괜한 질문이었다. 이정효 감독은 "그렇다. 나는 언제나 공격적이다. 지키지 않는다. 결국 내 속이 터진 것 같다. 나도 나지만, 선수들도 속이 많이 터졌을 것 같다. 그 속을 어떻게 잘 메꿔줘야 할지 잘 생각하겠다"라며 "우리 선수들이 의기소침해 있는 것 같다. 이제 본인들이 어느 팀과 붙어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결과가 안 나오니 조급한 것 같다. 선수들이 침착하게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중국과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둔 축구대표팀이 2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 하고 있다. 2023.11.22 /sunday@osen.co.kr
끝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얼마 전 K리그에서는 젊은 선수들을 많이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물론 광주는 2000년생 정호연, 2002년생 엄지성, 2001년생 허율 등 어린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편이다.
이정효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감독님들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다. 우리는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키운다. 우리가 재정이 좋지는 않다. 또 우승을 바라보는 팀은 아니지 않은가. 우승을 노리는 팀은 클린스만 감독님이 한 얘기가 맞다. 팀마다 감독님들이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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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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