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이 기사회생했다. 그리고 수원-수원 FC-강원 FC의 강등권 삼국지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최종 패배자를 가리게 됐다.
수원 삼성은 25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37라운드 FC 서울과 ‘슈퍼 매치’에서 후반 19분 터진 바사니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앞선 슈퍼매치서 3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던 수원은 단두대 슈퍼매치서 승리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이날 승리로 승점 32(15승 12무 10패)를 마크한 수원은 미약하나마 12위(다이렉트 강등) 탈출을 꿈꾸게 됐다. 같은 시간 강원 FC(승점 33)가 수원 FC(승점 32)를 2-0으로 제압했기 때문. 10위 강원, 11위 수원 FC, 12위 수원 순. 수원 FC와 수원은 승점 동률이나 다득점(수원 FC 43득점, 수원 35득점)으로 순위가 갈렸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수원은 홈에서 강원과 격돌한다. 같은 시간 수원 FC는 홈에서 제주 FC와 격돌한다. 결국 마지막 라운드 결과에 따라 생존 여부가 모두 갈리게 되는 것이다.
양 팀의 선발 라인업이 공개됐다. 서울이 3-4-3, 수원이 4-4-2로 맞섰다.
먼저 홈팀 서울은 나상호-일류첸코-윌리안이 최전방 스리톱을 형성했다. 중원은 이시영-기성용-한승규-고요한이 나섰다. 스리백은 박수일-오스마르-김주성이 구축했다. 선발 골키퍼는 백종범. 벤치에는 황성민-백상훈-팔로세베치-김경민-강성진-지동원-비욘존슨이 나섰다.
4-4-2로 나선 수원은 최전방 투톱에 웨릭 포포-안병준이 기용됐다. 중원은 아코스티-이종성-고승범-바사니가 나섰다. 포백은 손호준-한호강-김주원-김태환이 형성했다. 선발 골키퍼는 양형모. 벤치에는 안찬기-박대원-한석종-이상민-김주찬-전진우-뮬리치가 나섰다. 직전 경기서 퇴장을 당한 중원의 축 카즈키의 차이가 느껴지는 라인업이었다.
감독 대행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염기훈 감독 대행은 "이 경기를 앞두고 원정석이 모두 매진된 상태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그 사실을 안다. 팬들에게 좋은 결과를 보여주겠다"라면서 "일반적인 한 경기가 아니라 이번 시즌 수원이 치르는 가장 중요한 경기다. 2주 동안 선수들의 정신 무장을 당부했다"고 입을 열었다.
앞서 열린 슈퍼 매치 3경기서 수원은 모두 패배했다. 염기훈 감독은 시준 중반까지 플레잉 코치로 그라운드를 누비기도 했다. 그는 "내가 뛰면서 느낀 걸로는 슈퍼매치에 대한 경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우리는 어린 선수가 많아서 경험에서 밀렸다"라면서 "그래도 지도자로 슈퍼매치를 뛰면 긴장될 줄 알았는데 선수들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서 다행"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마찬가지로 대행이지만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상황에 있는 김진규 감독 대행은 "주위에서 자꾸 나한테 자꾸 이겨달라고 한다. 나보다는 선수들이 잘해야 할 것이다. 난 퇴장만 안 당하면 된다"라면서 "(염)기훈이 형이랑 경기 전에 만났는데 살이 많이 빠지고 고생하신 것 같아서 힘내라고만 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슈퍼매치 3전 전승으로 숙적의 강등 캐스팅 보드를 가지게 된 김 대행은 "사실 내가 현역 때만 해도 서포터끼리 싸우는 슈퍼매치는 일상이었다. 요즘 선수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걸 즐길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 팀에 고요한-기성요-오스마르 같이 라이벌 더비를 즐기는 선수들을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경기 시작 후 흐름은 다소 무난했다. 중원의 측 카즈키가 없는 수원은 사이드를 통한 전개, 서울은 중원의 기성용-한승규를 패스를 통해 게임을 풀어가려고 했다. 양 팀 모두 제대로 된 슈팅보다는 탐색전의 의미가 강했다. 최전방까지 공이 가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위협적인 찬스가 나오지는 않았다.
전반 11분 수원이 후방서 오스마르의 패스를 손호준이 차단했다. 이를 살려 한 번의 롱패스를 그대로 역습으로 연결해서 안병준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상대 수비수가 아직 붙지 않은 상황에서 득점 기회를 잡았으나 제 발에 걸려 넘어졌다. 결국 슈팅까지 연결하지도 못하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놓쳤다.
서울도 바로 반격했다. 전반 16분 수원의 수비가 순간 오른쪽 공간을 커버히자 못하는 상황을 노려 빠른 전환 패스를 전했다. 이를 잡은 윌리안이 쉽게 침투하면서 1대1 상황을 잡아 슈팅을 날렸으나 상대 수비수의 몸을 맞고 무산됐다. 윌리안은 재차 코너킥 상황에서도 위협적인 발리를 날렸으나 살짝 벗어났다.
수원은 바사니의 몸이 날랬다. 그는 전반 19분과 20분 개인 능력을 앞세워 수차례 슈팅을 날리면서 골문을 노렸다. 이종성이 전반 22분 재차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기도 했으나 무산됐다. 이어지는 서울의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이종성이 옐로 카드를 받기도 했다.
양 팀 모두 팽팽하게 공격을 주고 받았으나 쉽사리 골은 나오지 않았다. 양 팀 모두 전반 36분 서울은 특유의 패스 플레이를 통해 만들어 가려고 했으나 슈팅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이 공격을 차단하고 역습에 나선 수원은 아코스티가 전반 37분 과감하게 때린 것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나 싶었으나 백종범이 몸을 날려 막아냈다.
수원이 전반 후반부터는 주도권을 잡았다. 맹공을 펼쳤으나 서울 수비진이 집중력을 유지했다. 특히 전반 추가시간 혼전 상황서 백종범이 빛났다. 김태환이 올린 크로스를 바시니가 때린 것이 서울 수비수 몸을 맞고 흘렀다. 이를 아코스티가 슈팅으로 때렸으나 백종범이 동물적으로 막아냈다. 전반은 그대로 0-0으로 끝났다.
서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일류첸코 대신 지동원, 고요한 대신 팔로세비치를 투입하면서 공세에 나섰다. 빠르게 교체 카드를 택한 서울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기성용이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 이후 한승규와 윌리안이 연달아 슈팅을 날리면서 수원의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밀리던 수원이 후반 8분 손호준 대신 박대원, 후반 17분 아코스티 대신 김주찬, 포포 대신 뮬리치가 투입하면서 맞받아쳤다. 이 승부수가 통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후반 18분 바사니가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때렸다. 대지를 가른 공이 그대로 골문을 가르면서 수원이 1-0으로 앞서갔다.
이 골 이후 수원은 침착하게 서울의 공세를 저지하기 시작했다. 필사적으로 버티면서 수원은 끝까지 한 골을 지켰다. 라인을 내리면서 수원 선수들이 몸을 날리면서 버티기 시작했다. 서울 역시 전방 압박서 집중력을 잃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제대로 볼 전개가 풀리지 않았다.
서울은 연이어 교체 카드를 투입하면서 추격을 누렸다. 하지만 여기에 후반 43분 주장 오스마르가 레드 카드를 받아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수적 열세로 인해 서울은 추격 동력을 잃었다. 여기에 후반 추가시간 기성용의 기점으로 양 팀 선수들이 모여 벤치 클리어링을 펼쳤다.
양 팀 선수들이 모여서 서로 멱살을 잡고 다툼을 펼쳤다. 심판과 코칭 스태프가 적극적으로 말리면서 싸움은 악화되지 않았다. ㅣ후 비디오 판독을 통해 서울 벤치에 퇴정이 선언됐다. 경기는 그대로 수원의 1-0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제 수원의 생존은 마지막 라운드 경기에 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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