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경기를 위한 포석일까. 이강인(22, 파리 생제르맹)이 올 시즌 처음으로 리그에서 벤치만 지켰다.
PSG는 25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랑스 리그 1 13라운드에서 AS 모나코를 5-2로 제압했다.
이로써 PSG는 승점 30점(9승 3무 1패)을 기록하며 리그 선두 자리를 지켰다. 3위 모나코는 승점 24점(7승 3무 3패)에 머무르면서 PSG와 격차가 6점으로 벌어지게 됐다.
PSG는 4-3-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킬리안 음바페-곤살로 하무스-우스만 뎀벨레, 비티냐-마누엘 우가르테-파비안 루이스, 노르디 무키엘레-뤼카 에르난데스-밀란 슈크리니아르-아슈라프 하키미,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선발 출격했다.
무려 7골이 터지는 난타전이었다. PSG는 전반 18분 하무스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전반 22분 돈나룸마의 패스 실수로 미나미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엄청난 화력으로 모나코를 무너뜨렸다. 전반 38분 음바페의 페널티킥 득점, 후반 25분 뎀벨레의 추가골, 후반 27분 비티냐의 쐐기골이 나오면서 점수는 어느새 4-1이 됐다. PSG는 후반 30분 폴라린 발로건에게 한 골 허용하긴 했지만, 경기 종료 직전 랑달 콜로 무아니까지 골 맛을 보면서 경기를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이강인은 결장했다. 그는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긴 했지만,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강인이 리그에서 선발로 나서지 않은 건 처음이다. 그는 부상이나 아시안게임 차출로 자리를 비웠을 때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리그 6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이날은 벤치에서 출발했고, 끝까지 투입되지 않았다. 엔리케 감독은 교체 카드로 이강인 대신 브래들리 바르콜라, 랑달 콜로 무아니, 카를로스 솔레르를 택했다.
11월 A매치 2연전 여파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강인은 11월 A매치 기간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소화했다.
이강인은 지난 16일 싱가포르전에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A매치 3경기 연속골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지난 21일 중국 원정에서도 선발로 나서서 1도움을 올렸다.
2연전을 마친 이강인은 중국전이 끝나자마자 전세기를 타고 한국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그런 뒤 곧장 파리로 다시 날아갔다. 짧은 시간 동안 먼 거리를 이동한 만큼, 컨디션이나 체력 상태가 100%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
다가오는 29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F조 5차전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맞대결에 대비한 휴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엔리케 감독은 교체 카드를 3장만 사용하면서까지 이강인을 아꼈다.
그간 이강인보다 후순위처럼 보였던 솔레르를 넣기도 했다. 이미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중요한 뉴캐슬전을 위해 끝까지 휴식을 주자는 판단이었을 수 있다.
한편 이강인이 벤치를 지키는 사이 경쟁자들은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직접적으로 포지션이 겹치는 뎀벨레와 비티냐 모두 득점포를 가동했다.
특히 우측 공격수로 나선 뎀벨레의 활약이 눈부셨다. 그는 전반 18분 왼발 슈팅으로 하무스의 선제골에 관여했고, 전반 38분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의 반칙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백미는 후반 25분 득점 장면이었다. 뎀벨레는 환상적인 왼발 뒤꿈치 터치로 수비를 떨쳐내고 우측면을 돌파했다. 그리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키퍼와 골대 사이 좁은 틈을 뚫어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PSG 데뷔골이었다.
왼쪽 미드필더로 나선 비티냐도 골 맛을 봤다. 그는 후반 27분 박스 바로 바깥에서 멋진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우측 골포스트를 맞고 들어가는 아름다운 궤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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