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NY? 우린 CHANNY!' 확 바뀐 '코리안 가이' 황희찬의 입지...감독 재계약 희망+동료들의 한국어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3.11.25 06: 51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분위기가 한 시즌만에 확 바뀌었다. 경기장 안팎에서 황희찬(27, 울버햄튼) '열풍'이다.
영국 '버밍엄 메일'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게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과 구단의 재계약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오닐 감독은 황희찬에 관해 질문받자 "희망적이다. 실질적으로 업데이트된 것은 없다. 클럽은 분명 '차니(Channy, 황희찬 애칭)'와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나는 '차니'의 열렬한 팬이므로 잘 진행되길 바란다"라고 답변했다. 황희찬을 애칭인 '차니'로 부른 것. 토트넘이 손흥민을 '쏘니'로 부르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021-2022시즌 도중 임대로 RB 라이프치히를 떠나 울버햄튼으로 이적한 황희찬은 2022년 1월 울버햄튼으로 완전 이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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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이적 직후 연속 골을 터뜨리며 팀에 잘 녹아드는 것처럼 보였던 황희찬은 시간이 지날수록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입지가 줄었고 2022-2023시즌을 앞두고 리즈 유나이티드 등 다수 클럽과 이적설이 나기도 했다.
그러나 황희찬은 기다렸고, 마침내 터졌다.
울버햄튼은 현재까지 치른 리그 12경기에서 4승 3무 5패의 성적을 거두며 승점 15점으로 리그 14위에 올라 있다. 가장 큰 활약을 보여준 선수는 황희찬이다. 지난 8월 14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경기에서 시즌 첫 골을 터뜨린 황희찬은 9월 3일 크리스탈 팰리스를 상대로도 골망을 흔들었다. 바로 다음 라운드인 리버풀과 경기에서도 골 맛을 봤지만, 세 골 모두 팀의 승리로 이어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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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루턴전 숨을 고른 뒤 9월 30일 맨체스터 시티를 만났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도 득점을 기록한 황희찬은 자신의 이름을 프리미어리그 전체에 알렸다. 경기 종료 직후 영국 다수 매체는 앞다퉈 황희찬의 이름과 함께 '더 코리안 가이(the Korean guy)'라는 말을 보도했다. 이유는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발언이었다.
경기 전 과르디올라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맨시티는 울버햄튼을 상대로 항상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언급한 뒤, "울버햄튼은 뛰어난 선수들을 갖췄다"라며 3명의 선수를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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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르디올라 감독은 페드로 네투와 마테우스 쿠냐는 정확하게 이름을 언급했지만, 황희찬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그 한국인(the Korean guy)"이라고 호칭했다.
이 경기에서 황희찬은 과르디올라가 언급한 세 선수 중 유일하게 득점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득점이 결승 골로 이어지며 과르디올라의 체면을 구겼다. 반대로 황희찬은 'The Korean Guy'라는 별명을 얻으며 단숨에 울버햄튼 최고의 보석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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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매체는 "황희찬은 마치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처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존경받고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라며 이번 시즌 토트넘의 주장을 맡은 대표팀 동료 손흥민과 황희찬을 비교하기도 했다.
[사진] 울버햄튼 원더러스 공식 소셜 미디어
또한 지난 11라운드 울버햄튼과 토트넘의 맞대결에 앞서 울버햄튼 구단은 공식 소셜 미디어에 황희찬만 3명이 등장한 이미지를 경기 메인 포스터로 올렸다. 황희찬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게시물이었다.
황희찬의 'The Korean Guy' 열풍과 함께 한국 음식도 화제가 되고 있다. 황희찬은 23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동영상 하나를 게시했다. 이 영상에서 황희찬은 앞치마를 둘러메고 떡볶이 요리에 도전하고 있었다.
[사진] 넬송 세메두, 조세 사, 백승호, 조유민 등 동료들이 댓글을 달았다 / 황희찬 개인 소셜 미디어
황희찬은 "제 최애 음식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떡볶이를 만들어 보려 한다"라며 떡볶이와 재료인 고추장, 어묵 등을 소개했고 이후 떡볶이 조리에 들어갔다.
이를 본 울버햄튼 동료들은 제각각 재미있는 반응을 보였다. 울버햄튼의 풀백 넬송 세메두는 "황 요리, 안돼,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데"라며 직접 한국말로 댓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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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튼의 또 다른 동료 골키퍼 조세 사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맛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는 즐거움이 있었고 정말 맛있었다"라며 황희찬의 음식을 맛본 듯한 반응을 남겼다. 이 역시 그가 직접 한국어로 남긴 댓글이다. 황희찬의 팀 내 입지를 엿볼 수 있는 댓글이었다.
과거 울버햄튼은 팬들 사이에서 '포르투갈 국가대표 2군'이라는 우스겟소리가 있을 정도로 포르투갈 색이 강했다. 포르투갈 국적이었던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의 뒤를 이어 또 다른 포르투갈인 브루누 라즈가 팀을 이끌었고 두 감독이 팀을 이끌 동안 포르투갈 선수들이 팀의 주축을 이뤘다. 그러나 이번 시즌 황희찬은 팀에 새로운 문화를 이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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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버밍엄 메일에 따르면 오닐 감독은 "내가 부임한 후 황희찬은 정말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요구했던모든 부분을 수행했고 득점도 기록했다. 그는 항상 미소를 띠고 있으며 투지와 결단력이 있다. 팀에서 중요한 선수"라며 "지금 계약 기간보다 오래 머무를 수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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